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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윈윈(win-win)이 대결보다 좋다”

by 전선에서 2014. 9. 26.

홍석현 회장의 친북과 박근혜 대통령의 반북

<분석과전망>반북에 대한 비판을 넘어 대안까지 제시하는 홍 회장의 친북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방송인 손석희가 들어간 이후 잘나가고 있는 <JTBC>의 회장이기도 하다. 우리사회의 상류층을 구성하는 최고경영인 중에 한사람이다. 언론 지도층 인사이기 때문에 사회에 그리고 정치에도 영향력이 지대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주미대사로 외교활동을 벌이기도 했던 인사이다.

 

반북의 정점을 찍는 박근혜 대통령

 

그런 홍 회장은 24일 반북으로 일관한 박대통령의 유엔연설을 어떻게 바라보았을 것인가?

구체적으로는 핵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명박 정부 시기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만들면서 기존에 활발했던 남북 간의 모든 교류와 협력을 통째로 가로막았던 비핵개방 3000’을 다시 되살려 냈던 박 대통령의 모습에서다.

미국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반북을 할 때면 정치공세의 단골 소재가 되곤 하는 북한 인권문제를 박 대통령이 통째로 꺼내기도 했던 모습 또한 그렇다.

홍 회장과 박 대통령이 유독 비교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반이 외국에 나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외교활동에 노력하기 보다는 북한을 비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결코 좋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이승만을 비롯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그리고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들 거의 대부분이 반북을 한 정치인들이었다. 그러나 나라 바깥에 나가 작정을 한 듯 북한을 대놓고 비판한 대통령은 없다. 유엔연설에서 세계 유수의 정치인들 앞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북한과 대립을 친 대통령으로는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박 대통령의 반북에서 홍 회장을 떠올리게 되는 구체적인 이유는 박 대통령이 반북의 정점을 찍고 있는 것과는 달리 홍 회장에게서는 대단히 친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언사를 확인해서다.

홍 회장은 최근 <허핑턴포스트> 한국판과 미국판에 <통일 한국의 출발점은 개성공단의 성공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22일이었다. 박대통령이 유엔에서 반북연설을 하기 이틀 전이다.

 

홍석현 회장의 자연스러운 친북

 

홍 회장의 친북성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는 칭송에 가까운 말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성공단을 우리나라에 내준 것에 대한 평가였다. 홍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과 가까운 최전선 지역의 일부를 남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단부지로 제공했다면서 그것은 군부의 반대를 무릎 쓰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내린 결단이라고 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예찬 과정에서 언급한 말이었다. "2005년 이래 한국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근로규율과 근면성을 탄탄하게 결합한 개성공단은 23억 달러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했다"며 높이 평가를 한 것이다.

 

홍 회장의 친북성은 우리사회의 보수층이 드러내곤하는 부정적인 대북관을 비판하는 것으로 이어지면서 더 풍부해지는 양상을 보여준다.

 

남북경협이 북한 정부의 잘못된 행태에 보상을 주는 것이라는 것에 대해 핵심을 잘못 짚은 비판"이라는 질타를 날렸다. 그리고는 개성사업 확대와 금강산 관광의 재개로 북한이 얻을 이득은 미미하다면서 많지 않은 달러를 조금 더 벌게 된다고 해서 김정은이 새 핵폭탄이나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미사일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수익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자금으로 전용되는 '대북 퍼주기' 통로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사실, 놀랄만하다. 언론들이 홍 회장의 그 글을 다루면서 한결 같이,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논조를 띄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삼성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특히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정작 문밖의 북한에서만 활동이 전혀 없다고 개탄조의 말을 했다. “이런 상황은 바뀔 수 있고 또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다.

 

홍 회장의 이러한 지적이나 비판은 다, 특정 부분을 다룬 것이 아니다. 단순한 비판 또한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 3000’에 대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대결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다. 그 신랄성에 있어서 이른바 반정부적 언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가 보수층이어서 그렇지, 그렇지 않았다면 온갖 반발, 예컨대 종북등의 욕설이 몇 일이고 내리 퍼부어지고도 남을 언사들이다.

 

윈윈(win-win)이 대결보다 좋다

 

홍 회장의 이러한 언사들에서 사람들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게 하나 있다. 친북을 하게 되면 반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홍 회장의 친북은 반북을 비판하는 데에서 멎어있지 않다. 홍 회장의 친북은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해 있는 것이다.

 

남북경협을 다시 시작해야되고 더 나아가 확장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홍 회장은 개성과 마찬가지로 금강산도 큰 그림으로 보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 프로젝트다라면서 그 프로젝트를 다시 살릴 때가 됐다"고 했다. 지난 20087월 고 박왕자 피격사건 이후 중단돼 있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금강산관광사업을 했던 기업인들이나 통일시민단체들이 최근 들어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입 달린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말이 아니다. 이 주장은 "한국 기업들은 정치와 무관하게 비즈니스는 그저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다시는 사보타주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북측의 확고한 보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구체적인 대책과 이어짐으로써 현실성까지도 탄탄히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윈윈(win-win)이 대결보다 좋다

홍 회장이 남북경협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용한 언사이다. 이후로 널리 퍼뜨려도 좋을 법한 말이다. 그 말이 담고 있는 의미가 반북은 니 죽고 나 살자이지만 친북은 나도 살고 니도 살자라는 것이어서다.

홍 회장의 대안은 급기야 정부의 대북정책으로까지 접근한다.

"기존의 대북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핵 문제도 그렇고 인권 문제도 그렇다. 보다 장기적이고 창의적인 정책 방향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이다. 복잡한 말이 아니다. 단순하고 간단하다. 대북대결정책을 수정해야된다는 것이었다.

 

현실성을 제대로 담고 있는 제기였다. 그 말이 현 시기 형성되어있는 동북아 정세와 밀접하게 연동되어있어서다. 홍 회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최근 몇 년간 한국은 북한과 거리를 둠으로써 중국에게 북한 경제 지배를 허용했다"고 평가한 뒤 러시아, 그리고 심지어는 일본이 북한과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홍 회장의 파격적인 친북은 박 대통령의 대북 관련 임무와 역할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 끝을 맺었다. 박 대통령이 직면한 도전이라면서 북한을 둘러싼 북방외교 게임에 한국이 참여할 뿐 아니라 그 게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또 그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 것이 그것이다.

 

유엔에 가서 세계인들을 앉혀놓고 반북을 외치고 돌아왔지만 국내 대표적인 신문사의 사주인 홍 회장이 내보이고 있는 이러한 친북성은 박대통령이 크게 새겨보아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유는 정확히 한가지이다. 홍 회장이 말했듯이 윈윈(win-win)이 대결보다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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