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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박대통령 하에서 남북대화는 아예 없을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4. 9. 29.

박대통령 하에서 남북대화는 아예 없을 것인가?

<분석과전망>겨울이 오기 전 이미 얼어붙어버리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지난 924일 박근혜대통령이 유엔에서 연설을 했을 때 이후 남북관계가 더 얼어붙을 것이며 북미관계 역시 대결일변도의 정도가 더 커지고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들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

북한 관련 전문가들이 아니었다. 북미관계에 정통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일반정치해설가도 아닌 그 사람들은 신문을 읽고 TV뉴스를 보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이었다. 일반인에게서 한반도의 정세전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하다. 박 대통령의 반북친미가 이전 역대대통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누가 보아도 선명히 보일 정도로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박대통령의 9.24유엔연설에 강력히 반발하는 북한

 

일반인들이 내놓은 그러한 정세전망이 옳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박대통령의 유엔연설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강력하게 쏟아졌다. 연일이었다. 그리고 곳곳에서였다. 그렇지만 반발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웠다. 반발이 비판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었다. 욕설에 가까웠다.

 

'민족의 이익을 팔아먹는 정치매춘부', '대결광녀' ‘치마바람등 거침없는 표현이 등장했다. 개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26일 성명에서다. 조평통은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였다면서 유엔무대에 가서까지 독기서린 치마바람을 일구며 동족을 악의에 차서 헐뜯고 가는 곳마다 불집을 일으키는 박근혜의 망동이 초래할 것은 민족의 불행과 재난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개별은 따로 있었다. 북한은 27일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공식 매체에 교육위원회와 조선직업총동맹 간부, 동평양화력발전소 노동자 등 주민들을 출연시켜서는 박 대통령을 '미국의 창녀', '인간추물', '천치' 등 극히 거친 말로 비난을 했다. 통일뉴스의 보도에서 확인된다.

 

북한 국방위원회 역시 다르지 않았다. 27일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력하게 비난을 것이다. 여기에서도 욕설 같은 단어들이 나왔다. '볼꼴사나운 입 뚜껑', '특등대결광' '현대판 매국역적', '만고역적' 등이 그것들이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가 박 대통령의 실명까지도 거론했다는 것이다. 국방위원회가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데다가 김정은 북한 원수가 제 1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상식처럼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기구가 박대통령의 실명을 걸어 비난을 했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단순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그 담화에는 극히 주목되는 대목 하나가 확인된다. "북남관계가 개선되자고 해도, 민족의 평화와 안정이 보장되자고 해도 박근혜와 같은 역적무리들을 단호히 청산해버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 군대와 인민이 얻은 결론"이라고 한 것이 그것이다.

 

북한이 박근혜 정부와는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이를 단순히 시사정도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단정에 다름없어서다. 그것이 우려라고 한다면 그러나 그 우려는 오래 가지 않고 곧바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북한 유엔대표부 자성남 대사가 27(현지시간) 당분간 북미 대화는 물론 남북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을 한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위해 이날 오후 리 수용 외무상과 함께 유엔본부로 들어선 자성남 대사가 연합뉴스가 '당분간 미국과의 접촉은 없다는 말인가'라고 물었을 때 "현재로서는 당분간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없다"고 답변을 한 것이다.

"없다"

남북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 대사는 그렇게 명확하게 답변을 했다.

 

그레그 전 주한대사, ‘박대통령에게 기대하기 어렵다

 

주목할 만하다고는 하지만 그렇지만 이미 예상했던 것이기에 그 주목도는 상쇄된다. 그 단초를 이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보여주었던 것이다.

지난 23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이 연구소의 캐슬린 문 한국석좌와 진행한 대담에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레그는 자신이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과 접촉했을 때 북한 당국자가 한 말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와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팀이 필요하다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레그는 그 자리에서 박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평가도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내가 경험한 한국 대통령 중에는 박정희 대통령과 노태우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위대하다고 느낀다""박근혜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개선할 경우 네 번째로 훌륭한 대통령이 될 능력이 있다"고 말을 했지만 그러나 "대북정책을 볼 때 지금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에 실망하고 있으며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을 한 것이다.

그레그는 우리나라를 잘 알고 북한을 잘 아는 미국에 몇 되지 않은 대표적인 미국인사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하게 친밀한 사이였으며 2002년 이후 여섯 차례나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이다. 그레그의 말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다.

 

결국 모든 것은 남북 간에 북미 간에 더 이상 복잡할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대통령의 대복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남북 간 기간 합의사항을 존중한다는 대목이 있는데다가 통일대박론이 나오고 경제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새누리당에서도 남북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것에 따라 생겨났던 남북대화에 대한 기대들은 이제 사실상 완전히 사라지고 만 셈이다.

 

그런 점에서, 박대통령의 9.24유엔 연설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오직 하나다. 남북관계 북미관계에서 그동안 일각에서 꿈틀대기도 했던 기대를 완벽하게 없애버린 것이 박대통령의 9.24 유엔연설인 것이다.

 

모든 것이 다 일반인들의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반인들의 그 전망들은 한결같이 대북 대미전문가들의 견해나 입장과 완전하게 일치하는 것들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머지 않아 남북 간에 혹은 북미 간에 경색을 더 굳게할 사건이 터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다들 하고 있는 상태이다. 겨울이 아직 멀었는데도 남북관계 북미관계는 둘 다 꽁꽁 얼어붙어버린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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