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사건 하나가 북미전쟁을 부를 수 있다
<분석과 전망>북의 한국인 피격사건과 관련한 주한미군의 태세 그리고 북의 조치
공무원인 한국인이 연평도 근처에서 활동 중이던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된 것은 21일 오전 11시 30분 경이었다. 국방부와 언론들에서는 자진 월북으로 추정했다. 국방부는 한국인이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 30분 경 북 황해남도 강령군 금동리 연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부유물로 이동한 것이라고 했다. 38km 이동을 한 것이었으며 실종된 지 28시간 만이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군사태세의 강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22일 오후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 있는 미 전략정찰기 코브라볼(RC-135S)을 7시 16분께에 서해 주변 상공에 띄웠다. 한국인이 북에 있음을 확인 한 지 4시간 후에 취한 태세였다. 이어 오후 9시 48분엔 미상의 비행체가 인천에서 약 100km 떨어진 서해 상공에서 서쪽 방향으로 비행했다. 군용기 추적 전문 트위터 계정인 '노 콜사인'(No Callsigns)은 한국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 아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인이 사살될 무렵이었다.
크게 주목되는 건 같은 시각 주한미군이 '탱크 킬러'라 불리는 A-10(선더볼트-Ⅱ) 대전차 공격기 3대를 오산에서 출격시켜 인천과 서해 일대에 전개했다는 사실이다. '뉴스 1' 25일 자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인이 피격되기 직전 북미군사상황이 극도로 긴장돼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위기일발의 정세가 조성된 것이다.
북이 25일 통일전선선부 명의로 청와대에 보내온 통지문에 의하면 사건 전말을 알 수 있다.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미터까지 접근해 신분확인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함구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며 두발 공포를 쏘자 놀라 엎드리며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 또한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 쓰려는 듯한 행동”도 했다. 이에 정장은 40~50미터 전진해 “해상경계 근무규정이 승인한 행동 준칙에 따라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0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북한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이유로 북중 국경에 특수부대를 배치해 사살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공개 언급한 것이 주목된다. 최근 탈남사건으로 북이 개성을 폐쇄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인민군은 그 후 “10여미터 접근해 수색했으나 정체불명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에 인민군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고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했다.
통지문은 이어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바이러스 병마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 커녕,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북의 한국인 피격사건은 남북간 우발적 군사사건이 얼마든지 북미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또 다시 상기시켜주고 있다. 종전선언 더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이 사활적으로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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