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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은 북미대결전을 어떻게 종식시킬까?

by 전선에서 2020. 9. 7.

자력갱생, 북중러 연대, 핵전력 강화

<북 제대로 알기>미 대북적대 철회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북미대결전 종식전략

 

들어가며


정치고립 경제압박 군사위협

미국이 70여 년 동안 북 말살을 목표로 가하고 있는 대북적대의 뼈대들이다. 20186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악수를 했을 때 세계는 그 대북적대가 북미 양정상의 발 아래 밟혀 들어가는 걸 보았다. 북미 양정상이 6.12북미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합의하자 그것은 더욱 또렷해졌다. 북미 양정상은 70여년 지속돼왔던 북미대결전 종식을 그렇게 예고해주었다. 이후 북미는 하노이에서 또 한 번의 정상회담을 열었고 그 전후로 많은 협상을 진행했다.

미 대북적대엔 그러나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치고립책이 약간 눅잦혀졌을 뿐 군사위협은 그대로였다. 특히 경제압박인 대북제재는 오히려 그 이전 보다 더 강화됐다.

단순히 보면 놀라웠지만 그러나 차분히 보면 금새 이해되는 일이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제재 강화에서 세계는 미 대북적대가 비합리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고 얼마나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는 지 그래서 북미대결전 종식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해야 했다. ‘두 번의 정상회담으로 없어질 것이었다면 애초, 70여년 동안이나 지속되지 않았을 것’. 곳곳에서 그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북방경제인연합회가 지난 831일 발간한 북방경제보고서: 북한경제 잃어버린 30'에 따르면 2018년 북의 대외거래 규모는 28억달러였다. 물론 정확할 리는 없다. 허나, ‘고난의 시기였던 199421억달러에 상당히 근접해있다는 것은 신뢰할 만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의 대외경제는 2000년대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었다. 2002226000만달러로 늘어났고 2012년에는 681000만달러까지 상승했던 것이다. 회복궤도에 올라섰던 북의 대외경제 규모는 그러나 강화된 미 대북제재로 인해 또 다시 그렇게 추락하고 만 것이다.

웬만한 국가였으면 무너졌을 것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이 최근 언론에서 한 말이다. "역사상 어느 국가도 이런 제재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그렇게 말했다. 틀리지 않다. 북의 전반 경제상황은 미 대북제재에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북중교역이 거의 봉쇄된 데다가 수해와 태풍까지 겹쳐 더 어려워져있는 상태다. 북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 819일 열린 제76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혹독한 대내외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하여 계획되였던 국가경제의 장성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한 것이다.

 

북은 미국이 대북적대를 스스로 없애기만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북이 획득하고 있는 핵보유 전략국가로서의 지위 그리고 전략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정면돌파전 등을 강조하면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답도 동시에 내놓고 있다. 맞다. 북에서 내보내는 여러 신호에 따르면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를 폐기시키는 가운데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킬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워놓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아도 손에 잡힐 듯 훤하다.


 

1-정면돌파전에 기초하는 자력갱생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19일 제76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의 요구에 맞게 내적 잠재력과 발전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강조했다. ‘잠재력과 발전동력 강화에서 읽을 수 있듯 자력갱생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27'자력자강의 귀중한 성과들로 당 제8차 대회를 맞이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다!'라고 했다. 이어 경제건설의 성과도 자기의 힘과 노력으로 안아와야 한다"고 했으며 특히 "경제건설에서 애로가 제기되면 국경 밖을 넘겨다볼 것이 아니라 국내의 생산단위, 연구단위, 개발단위와의 긴밀한 협동으로 실속 있게 풀어나가는 관점을 확립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813일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선 수해 복구 과정에서 외부 지원을 받지 말라는 지시도 했다. 북이 자력갱생을 얼마나 중시 여기고 있는 지를 가장 높은 수준에서 보여준다.

이것들에 따르면 북은 내년 1월 개최될 8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내부 예비와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생산 정상화의 불길을 지펴 올리는등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난을 극복하고 경제발전 토대를 마련하는 사업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이 성과로 내세울 것이 당 창건 75돌인 1010일까지 평양종합병원 완공과 어랑천 3호발전소 건설 완공 그리고 외부 지원 없는 수해 복구 작업 완료 등이다.

 

2-반제평화전략에 의거한 북중러 연대

 

유엔 대북제재는 미 자체 대북제재와는 달리 미 단독 작품이 아니다. 북이 핵강국에 도달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세계 3대 핵강국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에서 산생된 게 유엔의 대북제재다. 북핵에 대한 미중러의 전략공조인 셈이다.

미중러의 북핵 전략공조는 그러나 그 본성과 정세흐름 상 오래 갈 수가 없다. 북이 20171129일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고 핵보유 전략국가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 순간 미중러의 북핵 전략공조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과 그에 이어진 북중정상회담과 북러정상회담 등으로 또 다른 타격을 받았다. 흔히 김정은 위원장의 반제평화전략으로 설명된다. 그 한 축이 북중러 연대다. 북미대결전에서 매우 중요한 전선이다. 북미대화 못지 않으며 다른 반제자주나라들과의 친선 보다 더 관건적 위상을 갖는다.

북중러 연대엔 미중러의 북핵 전략공조를 허물어낼 동력이 내포돼 있다.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전문가가 외교부 차관을 지냈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이다. 최근 RFA중미 전략경쟁이 격화될 경우 중국이 북핵 용인 전략을 채택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중미 전략경쟁이 중미 디커플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과학적 예견에 기초한 전망이라 상당히 일리가 있다.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의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경로에서 중국의 북핵 용인은 그 합법칙적 첫 공정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 대세를 뒤 따를 곳이 러시아다.

중국의 북핵 용인은 미중러의 북핵 전략공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유엔 대북제재의 근거를 없애버리게 된다. 김정은 위원장의 반제평화전략에 의한 북중러연대는 결국, 미 대북적대에서 가장 극악한 영역인 대북제재를 무력화시킬 국제적 환경을 조성시키게 될 것이다.



 

3-핵보유 전략국가의 일상활동으로서의 핵전력 강화

 

미 대북제재를 뛰어넘는 내적 기제가 자력갱생이고 미 대북제재를 와해시키는 외적 기제가 북중러 연대라면 미 대북제재를 폐기시킬 결정적 기제는 따로 마련돼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이다. 미중러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핵전력 강화는 핵보유 전략국가라면 응당 하게 되는 일상활동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20171129핵무력 완성을 한 북이 핵전력을 미러중 세계 3대핵강국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전략사업이다. 북에서는 핵 억제력 강화로 명명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제75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727일 제 6차 전국노병대회 연설에서는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하여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대해서는 안 되는 언술들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 전략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 이 보다 더 과학적 것들은 없다. 우선, 북의 현 시기 핵전력 발전이 전쟁억제력에 도달했음을 알려준다. 중요한 것은 핵전력 강화를 대북적대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직접적으로 결부시켰다는 점이다. 핵전력 강화를 전쟁억제력 기제로 국한시키지 않고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치안보군사기제로까지 설정했다는 걸 의미한다.

정세적으로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북이 현 시기 전쟁억제력을 확보해 전쟁을 안나게 한다고 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저절로 구축되는 것도 대북적대 철회 또한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니다. 전쟁억제력은 전쟁을 막아주는 것일 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미 대북적대 철회를 끌어주는 동력은 아닌 것이다. 전쟁억제력이 북미대결전에서 갖는 이러한 한계에 따라 핵전력 강화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미 대북적대 철회의 동력을 내오겠다고 한 것이다. 미국은 물론 중러도 크게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북이 핵전력을 전쟁억제력 기제에서 대북적대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치안보군사기제로까지 확장했다는 것은 핵전력을 미중러 세계3대 핵강국 수준에 도달시키는 발전경로를 의미한다. 북의 핵전력 강화 전략에서 핵심 대목이 이것이다. 미국이 대북적대를 폐기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북은 핵전력 강화를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하게 될 것이고 미국은 중러와 함께 북이 세계4대핵강국에 도달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허용해야하는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이처럼 북미대결전 종식의 결정적 기제이다. 관심을 둬야할 대목은 북의 핵전력 강화가 당면정세에서 어떠한 정세구성력을 발휘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단정컨대, 북의 핵전력 강화는 북미협상을 재개시키는 결정적 동력이다. 이를 위해 북은 미리 북미협상구도와 의제를 확정해뒀다. 김여정 북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710"'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한 것이다. 대북적대 철회를 북미협상의 전제로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북제재 완화가 아니라 해제를 그리고 종전선언이 아니라 평화협정으로 북미협상을 재개하자는 것이다. 북이 제시한 북미협상 구도와 의제는 북의 주관적이거나 일방적인 바램이 아니다. 그동안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과 수도 없이 진행됐던 북미협상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으로 합리성은 물론 현실성까지도 확보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에 따르면 북이 이후 핵전력 강화활동을 어떻게 펼쳐가게 될지 수월하게 전망할 수 있다.

북은 우선, 대선 기간에 새로운 SLBM 발사 및 새로운 잠수함 개발과 핵.ICBM 첨단화 활동을 벌일 것이다. 북이 지난 해 진행했던 10SLBM 시험발사와 12월 두 차례에 걸친 중대한 시험등 전반 핵전력 강화 활동에 이어지는 활동들이다. 그 활동 과정에서 다탄두 탑재 잠수함 혹은 핵추진 잠수함이 공개될 수도 있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충돌하지 않으며 기간 북미대화 틀을 유지하면서 하게 될 핵전력 강화활동들이다. 중강도 핵전력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정세 발전에 따라 36km에 오르는 새로운 극궤도 위성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북의 핵전력 강화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바이든 판 전략적 인내 정책에 맞설 고강도 핵전력 강화이다. 과거 언급했던 괌포위 사격훈련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 시험그리고 몇몇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핵이전 위협등이 그 주 내용들이다. 그 과정에서 확인될 것이 새로운 전략무기충격적 실제행동등이다.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은 ICBM용 고체연료를 비롯해 다탄두 미사일과 FOBS 등을 예상하고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 수준이 미중러 3대핵강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핵미사일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게 될 내용들이다. 북의 고강도 핵전력 강화가 북미 간에 극강의 긴장을 동반시킬 것은 필연이다. 하지만 북이 전쟁억제력을 확보한 만큼 북미간 전면전은 없다. ‘공포의 균형이 마련해주는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정부 하에서의 고강도 핵전력 강화는 복잡하고 시끄럽기는 해도 북미대결전을 단숨에 종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경로다. 북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 이것이다.

 

나가며

 

북이 미 대북적대를 손아귀에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아예 북미대결전까지도 완전 장악하고 있단 말인가!”

일부 대북전문가들에게서 확인되는 탄성이다. 사실, 놀랍다. 그만큼 희한하다. 미 대북제재 등 대북적대는 북 경제강국 완성을 가로막는 결정적 기제이다. 미 대북적대는 그러나 동시에 북이 핵전력 강화를 계속하게 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작동하며 더 나아가 특히, 북이 핵전력을 미러중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하는 구실로도 기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북으로부터 양자택일의 선택지를 받아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북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로 북의 경제강국 건설을 저지하지 않는 댓가로 북이 세계 4대핵강국에 들어서는 걸 저지하는 이익을 취하는 게 그 하나이다. 또 하나는 대북적대를 계속해 북의 경제강국 완성은 저지하되 대신 북이 세계 4대핵강국 반열에 올라서는 걸 허용하는 일이다. 미국 입장에선 사실, 완전 외통수에 걸린 모양새다. 북의 위력을 빼놓고선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북을 말살하려는 미국의 대북적대를 이렇듯 외통수에 밀어 넣는 이 희한함은 옛날 항일무장투쟁시기 때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전투 과정에서 일본 무기를 획득해 이후 공격 역량을 강화한 것 등을 들 수가 있다. 이를 두고 북에서는 주체의 전법으로 명명하고 있다.


북은 결국, 미국의 고강도 대북제재에 대해 대내적으로는 정면돌파전의 복판인 자력갱생으로 대외적으로는 반제평화전략에 의거한 북중러 연대로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핵보유 전략국가의 일상활동인 핵전력 강화로 맞서게 된다. 북의 이러한 주체의 전법은 불가역적 북미협상을 불러올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대북적대를 폐기시켜 마침내 70여년 북미대결전을 종식시키게 될 것이다. 자력갱생과 북중러 연대, 핵전력 강화를 북미대결전 종식의 동력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학이듯 북미대결전 종식을 머지않아 맞이하게 된다는 전망 또한 마찬가지로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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