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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폼페오의 양손엔 뭐가 있을까?

by 전선에서 2020. 10. 1.

미국의 종전선언이냐 북의 핵전력 강화냐

<한가위 단상> 폼페오의 양손엔 뭐가 있을까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7~8일 방한을 한다. 왜 하필이면 북의 조선노동당 75돐 이틀을 앞두고서인가? 전문가들이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세계는 북의 노동당 창건일에 주목을 했다. 정세 주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실증해주는 현상이다. 이번엔 북이 중시하는 정주년75주년이다.

지금 북미정세에서 또 하나 큰 정세구성력을 확보하고 있는 게 종전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언급한 이래 정세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방미했던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지난 30일 방미 기간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한 더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평가를 해 종전선언의 그 정세구성력에 한껏 힘을 보탰다. 이 본부장은 스티브 비건 국무부장관과 앞으로 어떻게 (북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 또 대화가 재개됐을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 하는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고 폭넓게 얘기했다면서 종전선언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밟았다는 설명도 했다. 흥미롭다.

 

종전선언은 20186.12북미공동성명에 적시될 뻔 했었다. 하지만 미국 내 반북세력의 반발에 밀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과정에 언급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에 비하면 사실,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평화협정의 시작이고 유엔사 해체의 조건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종전선언은 구체적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폐기의 결정적 이유가 됨으로써 유엔사 해체와 더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의 원인으로 작동하게 된다. 물론 북미간 치열한 역관계에 의해 결정될 문제이기는 하다. 종전선언은 현 정세에서는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협상을 재개시킬 수 있는 결정적 기제이며 6.12북미공동성명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있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입구를 여는 의미도 있다.

 

정세흐름상 종전선언은 우리민족 말고도 미국에도 적쟎은 이익을 준다. 윈윈 전략인 셈이다. 정리해보면 무려 세 가지나 된다.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캠프가 그 수혜를 받을 수 있다. 종전선언은 미 국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긴장과 전쟁보다는 협력과 평화를 지향한다는 인식을 줘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의 접전 상황에서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 종전선언은 아울러 대선기간에 북이 할 수도 있는 북의 핵전력 강화 활동을 유예시킬 수 있는 정치기제일 수도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 유예는 또렷한 성과는 없으나 북미관계 개선 입장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물론 특히 북이 세계 4대핵강국에 들어서는 걸 저지하려는 미 딥스테이트에게 매우 절박한 문제다. 핵보유 전략국가가 자의든 타의든 핵을 없앤 역사적 전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모르지 않는 미 딥스테이트가 북 비핵화를 주창하는 건 기본적으로는 북과 대립을 쳐 긴장을 유발하는 전략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핵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핵무력을 완성한 북이 핵전력 강화를 통해 4대핵강국에 진입하는 걸 막기 위해서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 저지를 그 핵심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북의 핵전력 강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밖에 없다. 예컨대, 그를 예고해주는 종전선언을 들 수가 있다.

 

미국에 종전선언은 아울러 미국이 대중국 포위전략에 한국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적절한 카드이기도 하다.

미 딥스테이트가 대중국 포위전략으로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을 세운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이를 위해 최근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쿼드'(Quad)로 지칭되는 안보체계 수립 구상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마이크 폼페오 장관이 7~8일 방한에 앞서 일본엘 들르는 것도 '쿼드'를 위한 4개국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쿼드는 미 국방부가 대중국 포위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에서 핵심 동력이자 추진체다.

미 딥스테이트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한국이 갖는 지정학적 중요성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 상식이다. 미 딥스테이트가 대중국 포위전략에 한국을 끌어들이는 건 그러나 현시기 동북아정치지형에서 과거와 달리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각별한 한중관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종전선언이 위치하고 있다. 종전선언은 인도.태평양전략 그리고 쿼드를 기획하고 있는 미 딥스테이트에게 한국을 유인할 수 있는 적절한 카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상황에 따르면 폼페오 장관은 남북미종전선언으로 한국의 요구에 응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쿼드를 받으라고 해 대중국 포위전략 구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것이다. 정치공학상 그럴듯하다. ‘주고 받기’, 일종의 빅딜인 셈이다. 그 정치공학에 따르면 방한하는 폼페오장관은 오른 손엔 대중국 포위전략인 쿼드를 왼손엔 남북미 종전선언을 들고 있을 수도 있다.

물론, 두 가지 중 그 어느 것도 완결적이지 않다. 국제문제 전문가들 대부분은 미 대중국 포위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과 쿼드가 패권을 사수하려는 미국의 몸부림일 뿐 결코 현실화 될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북아 정치지형에 대한 과학적 인식의 반영이다. 특히 중국의 부상 그리고 북의 등극을 중심에 놓는 분석이라 현실성까지도 담보하고 있다.

폼페오 장관이 내올 수도 있는 남북미종전선언 역시 마찬가지다. 폼페오 장관이 내놓을 종전선언엔 제국주의적 성격이 내포돼 있을 것이기에 정치선언으로서의 모양새만 띌 뿐 당연하게도 설익을 수 밖에 없다. ‘종이 쪼가리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배경이 이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에 발을 딛고 미래를 바라보면 크게 걱정할 일이 못된다. 북은 핵보유전략국가로서 위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남의 민중은 촛불항쟁을 통해 자주적 진출을 이뤄내 국민주권시대와 자주통일시대를 개척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 겨레는 남과 북을 아우르는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민족공조의 실체로서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핵보유 전략국가로서의 북의 위상과 남 민중의 자주적 진출 그리고 우리 겨레의 민족공조 앞에서 미국의 제국주의적 의도는 관철될 수가 없는 것이다. 바램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

 

그에 따르면 폼페오 장관은 방한을 전후해 북에 어떤 내용과 어떤 형식으로든 신호를 보낼 공산이 있다. 촉이 탁월한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그 내용의 수준에 주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 내용에 따라 옥토버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폼페오 장관은 물론 빈손으로 와 한국만 단속만 할 뿐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워싱턴으로 되돌아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크게 상관할 게 못된다. 정세는 미국이 주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세흐름과 현실을 과학적으로 혹은 공명정대하게 보면 정세의 주동력은 언제라도 북에서 나온다. 폼페오 장관이 빈 손이라면 그로부터 북의 핵전력 강화가 중심이 되는 정세가 시작될 것이다. 매우 자연스럽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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