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이날을 견디어
- 북녘 형제들께 드리는 글
권말선
불끈 쥔 주먹으로
영원히 한길을 가리라던
어제날의 패기넘치던 다짐의 목소리
오늘은 떨리고 통곡하니
땅을 치는 그 슬픔,
그리움에 목메인 절규에
산천도 따라우는 듯 떨고 있네요
그 얼마나 깊은 정을 나눴기에
눈물, 눈물, 눈물은 끝이 없나요
통일의 날에 만나면 부둥켜 안고
기쁨의 눈물만 흘릴 줄 알았는데
먼저 흘리는 눈물 바라보다가
나도 몰래 영상 속 얼굴에 비낀 얼룩
옷깃으로 닦아봅니다.
상실의 모진 슬픔을 이 작은 심장이
어찌 짐작이나 할까요
그래도 다시금 다지는 맹세
힘과 용기 얻어 뭉치겠노라는
울음 삼키는 그 말씀에 가슴 저립니다
부디 이 날을 견디어
우리 그토록 바라던 통일 맞는 날
못다한 울음, 설움 함께 나눠요
그림 속 아름다운 흰 꽃바다에
아, 아...! 별빛은 환하게
어쩌면 그리 홀로 눈부신지요!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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