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 연료 3단 추진 SLBM과 핵추진 잠수함
<분석과 전망>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는 북의 군사 정면돌파전
북이 새로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국가정보원이 공개했다. 6일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서다. 놀라운 일이다. 국정원은 이어 북이 신형 잠수함 진수를 할 수 있다는 정보도 공개했다. 매우 이례적이다. 자신감에 차서 취하는 활동처럼 보이기도 한다. 묘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반북세력에 취하는 선제활동처럼 보이기도 한다.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부 대북전문가들은 지난 4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어진 김정은 위원장 비공개활동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준다면서 흥미로워했다.
“19일 동안 어떤 활동을 했던 것일까?”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 반북세력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재’에 집중했지만 호사가들은 그렇게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 활동을 궁금해 했다. 원칙적 관점에서는 흥미로워 할 대목은 아니지만 호사가들의 취향 정도로 보면 이해가 됐다.
2일 확인된 동영상에 의하면 김정은 위원장은 얼굴이 별로 안탄 모습이었다. 지도사업을 밖이 아니라 햇볕이 들지 않는 밀폐된 장소에서 전개했음을 짐작케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활동은 일반적으로 전략사업 중에서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되는 영역을 지도하는 정치활동이다. 대표적인 것이 군사지도사업이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활동은 전략사업인 군사사업을 지도한 과정이었을 것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군사사업을 지도했을 지에 대해서는 미국의 몇몇 민간정보기관들이 그럴듯한 단서를 줬었다. 언론 매체 <38노스>는 4월 21일과 23일, 29일 원산 송도원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포착되었다고 보도 했으며 인터넷 매체 <NK 프로>는 4월 하순 원산 앞바다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순시선이 포착됐다고 했다. 신포조선소와 결부시키기에 좋은 정보들이었다. 신포조선소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해 7월 22일 잠수함을 시찰했던 곳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북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비공개 활동이 신포조선소 잠수함 지도사업일 수 있다는 추론을 내놨다.
1.북이 이후 SLBM 시험발사를 하게 된다면 핵추진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고체연료 3단 추진 SLBM일 수도 있다.
국정원이 제기한 북의 SLBM과 관련해 중요한 정세지점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10월 2일 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 그리고 이어 12월 7일과 13일에 진행했다는 ‘중대한 시험’이다.
SLBM 북극성-3형은 발사 직후 수km 고도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됐으며 이후 정점고도 도달 직전에 2단 추진체가 분리되고 최종 탄두부는 발사 장소에서 460여km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었다. 동창리 발사장에서 진행된 ‘중대한 시험’은 전문가들마다 견해가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적으로는 인공위성(SLV)용 대출력 액체연료 로켓엔진 시험과 ICBM용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 및 3단 추진체 분리시험이었던 것으로 정리된 상태다. 이것들은 북이 고체연료로 3단 추진체 SLBM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북의 SLBM과 관련해 주목해야할 중요한 지점은 이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북의 핵추진잠수함(SSBN) 건조설이다. 핵추진 추진 잠수함은 원전용 우라늄의 1~5% 농축도를 훌쩍 뛰어넘어 20% 이상의 농축도 우라늄을 필요로 하는 등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전략사업이다. 핵추진잠수함 건조설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다. 문화일보도 2015년 2월을 비롯해 그 이후에도 자주 보도를 했었다. 그 중 가장 비중 있게 나온 게 일본 ‘셋카이닛포(世界日報)’ 2017년 9월 14일 보도다. "북한이 3년 안에 핵추진 잠수함 실전 배치를 목표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의 전망을 비롯해 이 모든 것들은 북이 이후 SLBM 시험발사를 하게 된다면 핵추진잠수함에서 발사되는 고체연료 3단 추진 SLBM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2. 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은 ‘게임 체인저’이자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동력이다.
3단 추진 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 상상만으로도 치명적이다. 미국이 안보군사적으로 입을 타격은 계량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화되면 공개만으로도 미국의 핵패권은 회복하기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게 된다. 현대 핵전쟁에서 최종적인 핵병기가 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북 입장에서는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2017년 11월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면서 공개된 ICBM 화성-15형과 더불어 북의 대미 핵억제력의 양대 기둥을 완결적으로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새로운 SLBM이나 핵추진 잠수함이 결정적인 건 현 정세에서 갖는 의미다. 북의 정면돌파전과 결부시키면 또렷해진다. 정면돌파전은 북 조선노동당이 지난 해 12월 28~31일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수립한 새로운 전략노선이다. 경제 정면돌파전과 군사 정면돌파전으로 대별해볼 수 있다. 북은 경제 정면돌파전의 모범을 지난 1일 보여주었다.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이었다. 지난 해 3월 건설공사를 본격적으로 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들어 가장 먼저 현지지도했던 곳이었다. 공사의 본격적 돌입 이후 1년이 조금 넘은 뒤 곧바로 완공시킨 것이었다. 경제 정면돌파전의 첫 승리라고 했다.
경제 정면돌파전이 미국의 제재압박을 뚫어내는 것이라면 현 시기 북미 간 교착국면을 뚫어낼 수 있는 게 군사 정면돌파전이다. 북의 군사 정면돌파전이 무엇일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해 전원회의 보고서에서 미국이 하노이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간 교착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 잇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질타를 했었다.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게 돼있다"며 경고를 날리면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첨단국방과학을 강조하면서 군사사업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국방과학기술의 선진국들에서만 보유한 첨단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사업”이며 “우리의 군사기술적 강세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리고는 마침내,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핵심은 ‘새로운 전략무기’다.
북의 군사 정면돌파전은 결국, 전원회의가 밝힌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의미한다. 새로운 전략무기란 흔히 SLBM과 인공위성(SLV) 그리고 ICBM과 핵시험 등이다. 전문가들이 그 중에서 북미 간 교착국면을 염두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이 SLBM 그리고 SLV다.
SLBM는 미국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면서도 미국의 직접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군사활동이다. 중요한 대목이다. 이는 SLBM이 치명적으로 타격을 할 데가 북미 간 교착국면이며 또한 타격을 받은 교착국면이 나아갈 방향을 대결국면이 아니라 대화국면으로 잡아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SLBM은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는 위력한 동력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는 동력으로 들 수 있는 또 하나가 SLV다. SLBM에 이어질 다음 공정이다. SLV도 당연히 새로운 것이다. 지난 해 말 ‘중대한 시험’에 인공위성용 대출력 액체연료 로켓 엔진시험이 포함돼 있었던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3만 6000km 궤도에 올리는 정지위성일 것이다. 그 경우 미국의 반발은 필연이다. 사실상의 ICBM 발사라며 난리법석을 피울 것이 번하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할 반발이다. 북이 ‘우주공간의 평화로운 이용’이라는 국제 공용논리를 앞세우고 경제 정면돌파전의 일환이라는 주장을 하게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동의를 하거나 최소한 침묵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의 SLBM 발사는 군사 정면돌파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는 SLBM이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공식도 동시에 성립시켜준다. SLBM에서 시작해 SLV를 거쳐 대결국면으로 회귀해 ICBM 그리고 핵시험에로 도달하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의 전반 공정인 것이다. SLBM과 SLV 발사는 결국, 북이 북미 교착국면에서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군사 정면돌파전인 것이다.
3.북은 미국이 교착국면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머지않아 SLBM을 시험 발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북은 SLBM을 언제쯤 발사하게 될 것인가?
이미 결정돼 있는 것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국정원이 그 단서를 제공해준다. 신포 조선소에서 SLBM 수중 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된다고 했다. 심지어는 조선소 부두의 가림막이 걷혔다고도 했다. 앞서 대북 전문 매체 38노스도 지난달 신포 조선소에서 모형 미사일 사출 시험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분명하다. 북의 SLBM 발사 시기는 여부까지 더불어 미국의 행보에 달려 있다. 미국은 북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저지할 있는 방법을 현실적으로 단 1도 갖고 있지 못하다.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중요한 게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든 진영을 뛰어넘어 미국의 세계패권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세기사적 사변이 북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이다. 코로나 펜데믹이 미국이 쥐고 있는 세계경제패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면 북의 새로운 전략무기는 미국의 안보군사패권을 치명적으로 흔들어버리게 될 것이다.
흥미로운 건 미국이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교착국면이 북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전혀 방해가 안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이 실천적으로 인지해야할 대목이다. 미국이 알아야할 결정적인 게 또 하나 있다. 미국이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북에 무릎을 꿇는 일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냉철하게 주장컨대, 미국엔 항복이 이기는 길이다. 북이 이미 세련된 방식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상태다. ‘새로운 셈법’이다. 지금의 교착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이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다.
미국이 여전히, 말귀를 못알아 듣고 세련된 항복을 주저하며 교착국면을 유지하려 한다면 북의 SLBM은 머지않아 창공을 힘차게 솟구쳐 올라 군사 정면돌파전과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의 첫 포성을 터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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