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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통합당도 민주당도 다 꼼수 아닙니꽈~~

by 전선에서 2020. 3. 16.

<시사콩트>영희가 들려주는 철수이야기



 



역시.

철수는 달랐다. 무릎을 탁 쳤다. 엄마가 조선TV를 보다 말고 놀랬다는 표정으로 쏴 붙였다.

와이?

대구 간 거 말예요.

또 정치 야그가? 챠라 마!

 

철수는 영리했다. 처음엔 국민의당 창당을 했는데도 존재감이 안살아나는 것에 대해 무척 답답해했었다. 기득권 거대양당이 한국 정치를 줴 망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까고 당시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는데도 그것의 근간이 되는 중도의 가치를 몰라주는 국민들이 적쟎게 밉기도 했을 것이다.

 

중도?

정치에 관심없다며

무당층 얘기쟎아?

TV조선 열심히 보더니 전문용어도 쓰네.

, 무당층여.

 

철수는 답답했던지 코로나 사태 초기 때 중국인을 막으라는 제기도 했었다.

실수하지마.

?

철수는 자신이 한 짓이 어떤 짓인지를 몰랐다. 조곤조곤 얘길 해줬다. 혼쭐은 그렇게 내야 효과가 컸다. 미국얘들이 좋아할거 같애? 외려 화를 낼 거야.

중국을 깐다고 했지만 그게 얼마나 얕은 수인지를 설명해줬다. 중국은 미군이 우한으로 코로나19를 옮겼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증거는 없다. 허나, 일리가 없지는 않았다. 지난해 1018~27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우한에서 세계 군인 체육대회가 열렸을 때 많은 미군이 육상 등 27개 종목의 경기에 참여했었다. 미심쩍은 건 더 있다. 미국에선 2019~20202월까지 3400만명이 독감에 걸렸다. 이중 사망한 숫자가 무려 2만 여 명이다. 지난 311,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미 하원에 출석해 독감 증세를 보였던 사람이 사후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말을 했다. 일부 사람들이 중국 입장을 그저 음모론으로만 치부하지 않는 이유다. 특히 한국사람들은 더 그랬다. 그럴 것이 6.25때 세균전을 했던 게 주한미군이었다. 더구나, 미군은 최근년엔 용산과 평택 그리고 부산에서 생물학전일환으로 세균전 시험을 하기도 했었다.

과도하게 틔지 마라는 내 말 이를테면 나의 중도의 법칙을 철수는 금새 알아차렸다. 영리한 것들은 그렇게 달랐다. 철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큰 눈을 껌뻑거리기만 했다. 느낀 게 있다는 눈치였다.

 

그 몇 일 뒤 코로나 사태가 신천지로 인해 대거 확산되자 철수가 그 무슨 결행을 하듯 찾은 곳이 대구였다. 형식이 맘에 들었다. 요란하지 않고 잠행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저열한 문빠몇 명이 의사 자격이 있니 없니 했지만 사람들이 바로 쳐줄 정도로 잘 먹혔다. 물론, 철수 아이디어는 아니었을 것이다. 문득, 선거 때면 바빠지곤하던 KCIA가 떠 올랐다. 분단체제라는 비정상이 70년 넘게 정상처럼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미국의 세계지배전략과 미 정보기관 활동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대구에서 2주 동안 철수는 땀 흘리는 사진 한장 노출시킨 거 이외엔 특별히 틔지는 않았다. 세련된 언론 관리였다. 언론은 철수가 대구에서의 의료봉사활동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간다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 대서특필을 해줬다. 철수는 그 기자회견에서 정직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현장이라는 말과 결부시키면서다. 식상해진 공정이란 말에 더 이상 매력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그 사이 국민의당 지지율이 적잖게 올랐다. 한국일보가 가만있지 않았다. 314<대구 지지율까지 일으킨 '의사 안철수' 진정성, 총선으로 이어질까>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찬양일색이었다.

너무 심한 거 아냐?

전화로 따졌다. 세련되게 편집을 했으니 걱정할 거 없다고 친구는 나를 다독였다. 이해가 됐다. 세련된 편집. 맞았다. 사실, 교묘했다. 철수에 대한 온갖 험담을 다 언급하면서도 그걸 철수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레시피로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래 그랬다. 철수가 독일에서 돌아와 인천공항에서 절을 하며 정치재개를 선언했을 때 가장 꼼꼼히 보도를 해준 것도 한국일보였다. 조선일보가 내심 부러워할 정도였다.

 

친구인 내가 아니어도 철수의 속내 그리고 더 나아가 정치전략을 읽어내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호사가들은 이른바, 보수장악전략이라고 했다. 그럴듯했고 또 정확했다. 정치공학상은 더 그랬다. 미래통합당이 총선 후 패배로 자중지란을 겪게 될 것이므로 보궐선거에 나가 국회의원이 된 다음 통합당으로 진출해 정점에 오른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황교안을 주저앉히고 그 자리에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그림, 괜챦네

엄마가 또 끼어 들었다.

똑 같지는 않지만 옛날 YS도 그랬쟎여

3당합당?

 

철수가 보수의 정점으로 치고 오르기 위해 지금 구사하고 있는 작전은 대략 두 가지다. 자신의 계파인 김중로와 이동섭 그리고 여성3인방 등 바른미래당 의원 5명을 통합당으로 보낸 게 그 하나다. 또 다시 미국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머리가 좋은 놈년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나두 머리가 좋은 년여?

엄마가 이야기 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모양새였다.

권은희를 왜 출마안시키는 줄 알어?

떨어질 수 있어서겠지

지랄

아냐?

통합당에 대한 배려여

 

맞는 말이었다. 의원 5명을 통합당으로 보낸 게 이후 통합당에 진출했을 때 삼을 활동 기반이라면 총선에서 비례대표만 내는 건 통합당에게 민주당과의 1:1구도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다. 일종의 선거연대인 셈이다. 철수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철수의 영리함을 가장 극찬한 정치인으로 박지원을 꼽을 수 있다. 20대 총선 무렵 때 한 솥밥을 먹는 과정에서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세련된 조롱이었다.

 

철수는 노원 집엘 오면 몇 일 간 조용할 것이다. 내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기라도 했다는 듯 말이다.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 사이 철수가 뭘 준비할지는 번하다. 양쪽을 다 깔 준비를 할 것이다. 핵심 레시피는 328일 쯤 윤곽이 확정될 비례정당으로 잡을 것이다.

 

국민여러분, 통합당이 꼼수를 치니 민주당도 꼼수로 대응을 합니다. 역시, 개판. 통합당도 개판이지만 민주당도 이에 못지 않은 겁니다. 기득권 거대 양당구조의 폐해입니다.

철수는 그렇게 운을 뗄 것이다. 그리고는 이어 조용하고 세련되게 악을 쓸 것이다.

다들, 꼼수 아닙니꽈~~

국민여러분! 그 놈이 그놈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중도입니다. 비바람 불고 눈발이 휘날리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중도, 그 정 가운데에 정직을 무기로 삼아 제가 있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국민을 믿고 국민의당이 그리고 저 안철수가 국민과 함께 이 외로운 자리에 있겠습니다.

중도론에 기초한 이른바 양비론을 철수는 그렇게 맞깔나게 준비해 들고 나올 것이다.

 

나두, 알어

엄마가 또 한마디를 했다.

?

사기쟎아. 졸라 세련된.

누가 알려줬어? TV조선이?

아는 사람은 다 알어.

그럼 엄마, 총선 이후에 미국얘들은 황교안과 철수 둘 중 누굴 간택할 거 같애

철수

그럼 통합당 대선주자가 철수가 되는 거여?

챠라 마!

?

영희야

엄마가 한결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불렀다.

철수가 왜, 지랄을 떠는 줄 알어?

?

철수당하려고 저러는 거여.

철수?

있쟎여. 우리 국민들은 말여, 옛날 국민들이 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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