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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지구는 둥글다

by 전선에서 2020. 3. 5.



지구는 둥글다


권말선



지구가 당겨주는 공평한 중력을 딛고

공평하게 쏟아지는 볕으로 몸을 덥히고

선물과도 같은 세상을 누리면서도

너는 왜


모서리나 꼭지점, 넓은 면이나 좁은면

뾰족하거나 움푹 파인 차별 따위 없는

둥-그런 지구에 살면서

나는 왜


기울어진 삼각뿔, 비틀린 직육면체 

불공평의 세상에 던져진 것도 아닌데

금방이라도 싸울 듯 얼굴 붉히나

우리는 왜


지구는 둥글고 공평하건만

불공평한 세상을 만들고 있는

지독한 이기심을 내려놔야해


'욕심'이란 이름의 화살이 마음을 뚫고 나와

'차별'이란 이름의 화살이 손가락 끝을 떠나

여기저기 상처를 내다 결국

자신에게 꽂히리란 걸

왜 모르는걸까


뾰족한 눈빛으로 나를 찌르지마

얼룩진 네 욕심을 강요하지마


색깔도 땀도 힘도 그 무엇이라도

우리 사는 지구를 닮아 공평하도록

함께 손잡고 욕심을 무릎 꿇리자

함께 손잡고 모든 차별 끊어내자

지구 밖으로 날려버리자


지구는 둥글다

지구는 둥글다

우리는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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