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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

by 전선에서 2019. 12. 18.

, ‘새로운 셈법접고 대북제재 해제 평화협정 체결로 가나?

<분석과 전망>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



 




북이 127, 13일 동창리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들은 핵보유 전력국가가 일반적으로 벌이는 핵전력 강화 활동이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핵위협을 제압할 전략무기 개발 프로젝트이며 정치적으로는 북의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할 정치안보기제다. 중대한 시험은 당면해서는 현 시기 북미대결전을 결정적 국면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는 위력한 추진체다. 미국의 70여년 대북적대정책을 들어내기 위한 전략적 조처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

 

중대한 시험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출력 액체로켓 인공위성 발사 준비이거나 혹은 대출력 고체로켓 ICBM발사 준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ICBM '화성-15'1단 엔진이 트윈엔진(쌍둥이 엔진)이라는 것에 주목하면서 대형 위성을 올리기 위해 트윈엔진 2세트(4개 엔진)로 위성용 신형 액체 엔진을 개발하려는 시험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이 20079월 정지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액체엔진 시험에 이미 성공했다면서 북이 갖고 있는 고체로켓이 2~3km 정도밖에 못 날아가기 때문에 고체로켓 ICBM 발사를 위한 시험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지궤도 위성을 올리기 위한 대출력 액체로켓 시험


 

대출력 액체로켓 시험이었다면 정지궤도 위성 발사를 위한 준비다. 정지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과 달리 36에 달하는 곳에서 지구와 함께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회전을 하는 위성이다. 육안으로 보면 정지해있는 것처럼 보여 정지위성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지구의 특정 지역에 대해 1개의 위성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고, 저궤도 위성보다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미군이 운용하는 군사용 정찰위성도 정지궤도 위성이다. 정지위성에서 관건은 로켓 기술이다. 높은 궤도에 닿을 수 있는 강력한 로켓 그리고 궤도에서 약 6시간 무동력 상태로 머물다가 다시 한 번 발사돼야 하는 로켓이 모두 필요하다.

 

"로켓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3 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

김정은 위원장이 2017318, 인공위성용 액체로켓엔진시험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한 이야기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새형의 대출력 발동기가 개발완성됨으로써 우주개발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위성운반능력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과학기술적 더욱 튼튼히 마련되게 되였다며 인민군 과학자들을 업어주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예고한대로 세계는 그해 1129ICBM 화성-15형이 솟구쳐 오르는 세기적 풍경을 경악 혹은 찬탄하며 지켜보았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올 211일 발행한 우주 안보에 대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이 우주에서 다른 위성들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놨다. “우주 기반 시스템을 정보와 감시, 정찰(ISR)과 함께 통신, 항해 등 민간과 군의 역량을 높이는데 사용할 것이라며 적국에 대항해 전자전(EW)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이론적으론 진보된 위성발사체를 사용해 궤도에 있는 위성들을 겨냥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북이 인공위성 광명성을 올린 지 꽤 오래되었다. 북의 우주 프로그램을 관장하는 국가우주개발국은 머지않아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대형 인공위성을 올리게 될 것이다.



 

3단 추진 ICBM을 쏘기 위한 대출력 고체로켓 시험


 



로켓공업발전에서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하였다. 영원히 잊지 못할 날, 역사적인 날

김정은 위원장이 2016323일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시험장에서 그렇게 말했다. 북이 대출력 고체로켓엔진 시험을 공개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과 추진체 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한 시험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원수들에게 무서운 공포와 전율을 안기는 국방과학기술성과들을 다계단으로 연이어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은 그해 4월 고체연료를 사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을 시험발사했다. 그리고 이어 다음 해인 2017212일엔 지상발사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북극성-2' 발사실험을 했다. 그때 김정은 위원장은 북극성-2형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하면서 이제는 우리의 로케트 공업이 액체로케트 발동기로부터 대출력고체로케트 발동기에로 확고히 전환되었다고 말했다.

 

북의 고체엔진 개발 노력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그 정점이 올 102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였다. 언론은 북극성-3형이 발사 직후 수 km 고도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됐으며 이후 정점고도(910km) 도달 직전에 2단 추진체가 분리되고 최종 탄두부가 발사 장소에서 460km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다고 설명했다. 북극성-3형이 북극성-1(SLBM)과 북극성-2(지대지 탄도미사일)2단 추진체인 것과 달리 3단 추진체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보도였다.

 

고체로켓엔진으로 IRBMSLBM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이 이후 점령해야할 기술적 고지는 고체로켓엔진을 달고 3단 추진을 하는 ICBM 시험발사이다. 미사일강국들의 일반적 면모를 획득하는 일이다. 미사일강국들은 ICBM용 액체연료추진체는 2단형으로 만들지만 ICBM용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으로 만든다. 러시아의 신형 ICBM RS-24 야르스와 중국의 신형 ICBM 둥펑-41이 다 3단형 추진체이다. 고체로켓엔진을 달고 3단 추진을 하는 ICBM은 화성-15형과 달리 은밀성과 기동성을 갖게 되며 다탄두 발사도 가능해지는 ICBM의 최정점이다.

북의 중대한 시험에 대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시험시간 7분이 발사 첫 단계 엔진 시험으로는 상당히 길다는 것에 주목, 재진입체 시험 외에 부분궤도 폭격체계 또는 다탄두 미사일 등 다음 단계 비행 시험 연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했다. 부분궤도폭격체계(FOBS)는 저고도로 발사한 뒤 지구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아 궤도 이동용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목표를 향해 강하 공격하는 방식이며 다탄두 미사일은 로켓에 여러 개의 탄두를 싣고 대기권 밖에서 분리시켜 각각 다른 목표를 동시에 타격시키는 방식이다.

 

12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이 담화에서 저들은 때 없이 대륙간탄도미싸일을 쏘아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공격했다. 머지않아 북이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ICBM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 것으로 읽힌다.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

 

오늘도 한반도 상공엔 어김없이 미국의 정찰기들이 날고 있다. 군사용 정찰위성도 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정찰자산 가동은 그러나 북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징후를 사전포착할 수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저지할 수도 없다.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미국에 있다. 북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받아들이면 된다.

새로운 셈법은 사실, 특별한 게 아니다. 오바마 정부에서 NSC 비확산국장으로 일한 리처드 존슨이 17일 잘 알려준다. 북 전문매체 38노스에 '비핵화 정의 시도를 그만두고 그냥 시작하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북과 비핵화의 최종상태에 대한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면서 "협상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 최종 결과를 못 박으려 하면서 이 행정부는 (북한의) 핵위협을 감축하고 동결하는 실제적 프로세스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시작할 기회를 주저앉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가 '비핵화의 최종상태' 정의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고 대신에 실질적 대북제재 완화와 구체적 핵관련 조치를 맞춰보는 작업을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존슨이 제기한 것은 구체적으로 대북제제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대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영변핵기지 폐기를 의미한다.


 



미국이 끝내 새로운 셈법을 내오지 않는다면 북은 곧 있을 조선노동당 제 75차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새로운 방도를 제출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좋은 날을 잡아 ICBM을 쏴올리게 될 것이다. 북은 그 좋은 날로 202016일을 택일할 수도 있다. 16일은 북에게 사변적인 날이다. 4년 전 그날, 북은 첫 수소탄 시험을 했었다. 북은 4년 전의 조선의 첫 수소탄 완전 성공을 기념하기 위해 같은 날 같은 시각인 1610시를 기해 신형 고체연료로켓 엔진을 장착한 3단 신형 ICBM을 발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추정이다.

 

북이 말했던 새로운 길은 그렇게 열리게 된다.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이다.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은 북이 기존에 주장해왔던 새로운 셈법을 접고 새로운 요구를 중심에 놓는 국면이다. 북이 새로운 셈법을 접고 내놓을 새로운 요구는 대북제재 완화가 아니라 대북제재 해제이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 아니라 평화협정이다.

대북제재 전면해제와 평화협정. 이를 모르지 않을 미국이다. 북이 핵전력 강화 활동을 시작할 즈음에 이르른 현 정세에서 6.12북미공동성명이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위해 미국이 내놓아야 할 가장 명쾌하고 가장 현실적인 답이다. 북이 새로운 셈법을 접고 대북제재 전면해제와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 역시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를 제기한 것에서 역설적으로 확인된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중러에게도 사실, 달갑지 않은 일이다. 중러가 2017년 말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초고강도 유엔대북제제에 동참하는 것으로 북의 핵미사일능력 고도화에 반대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중러가 지금에 와서 미국이 주도한 유엔의 초강경 대북제재에 파열구를 내면서 북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완화를 들고나온 건 대미압박 보다는 북의 핵전력 강화를 저지하려는 행보에 가깝다.


북의 ICBM 시험발사는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에서 시작일 뿐이다. 이후 정지위성을 올리는 인공위성 발사를 비롯해 SLBM 시험발사를 예고해주는 것이면서 최종적으로는 2017921일 뉴욕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언급했던 태평양 상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으로 달려가기 위한 태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북의 이러한 핵전력 강화가 북미대결전을 첨예화시키는 것이지만 핵보유 전략국가라면 미중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어떤 나라든 할수 있는 일상 군사활동이라는 사실이다.

북미대결전의 결정적 국면에서 북은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핵전력 강화를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전개하는 가운데 ICBM시험 발사 중단과 영변핵기지 폐기 카드를 가지고 또 다른 핵보유 전략국가인 미국에 대북제재 전면해제와 평화협정 체결을 강력하게 압박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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