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by 전선에서 2019. 12. 8.

북을 가볍게 보지 말며 정세를 제대로 봐 제 무덤 파지 말기를

<자주통일연구소시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이 7일 오후 동창리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 북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8일 담화를 발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이번 시험의 성공적 결과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보고하였다""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동창리는 ICBM용 로켓 엔진시험장이 있고 위성발사장이 있는 곳이다. 20124월 북 최초의 ICBM인 화성-13형의 엔진 연소 시험을 비롯해 ICBM급 미사일의 각종 실험이 진행되었던 곳이며 아울러 201212월 인공위성 은하 3호 그리고 20162월 인공위성 '광명성 4'가 발사되었던 곳이다. 장거리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산실'인 것이다.

북의 로켓이 액체로켓에서 고체로켓으로 전환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72월 북극성 2형 지상발사형 고체엔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한 자리에서 "이제는 우리의 로케트공업이 액체로케트 발동기로부터 대출력 고체로케트 발동기에로 확고히 전환됐다"고 말했었다. 북은 20169"새형(신형)의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시험에서 대성공했다며 엔진 연소 시간 200, 추력 80tf(톤포스·80t의 추력)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73월 두개를 클러스터링해서 성공하고 이를 '3.18 혁명', '기적'이라고 했다.

이것들은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이때까지 선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대출력 고체로켓 시험일 것임을 추정케 한다. ‘북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 북의 국방과학원의 대변인 담화와도 맞아떨어진다.

김정은 위원장은 작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동창리 엔진시험장 '영구 폐쇄'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 성과가 없자 지금에 와서 되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북이 12월 하순 조선노동당 제 75차 중앙위원회 5차 전원회의를 확정한 가운데 핵전력 강화 활동을 시작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북의 대미압박이 갖고 있는 성격은 명확하다. 대북적대를 없애라는 것이다. 압박 수준은 매우 높다.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는데 있어서 미국한테 이전처럼 더 이상은 계산하지 말고 주저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북미는 20186.12북미공동성명으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 지향을 합의했다. 북은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를 했다. 신속한 선제적 조치였다. 놀라운 것은 북핵의 심장인 영변핵기지 폐기 용의까지 밝혔다는 점이다. 핵 원리와 핵의 정치안보적 의미를 잘 아는 핵전문가들이 혀를 내둘렀다. 핵보유 전략국가 북이 보여주는 상상 이상의 아량과 배포라고 했다. 외교전문가들은 정치카드로 삼을 수 있는 것을 곧바로 드러내버리는 희한한 정치라며 놀라워했다. 북은 이어 지난 해 9.19남북군사합의를 내왔다. 신년사에서는 평화협정 체결 관련 제안을 했다. 다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비핵화 전망을 내오기 위한 것이었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실천적 조치들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6.12북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그 어떤 실천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기껏해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두어 번 유예한 것이 다였다. 문제는 오히려 역주행을 했다는 점이다.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무려 15차례의 새로운 대북제재 조치를 취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대놓고 조롱한 것이었다. 한반도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도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수시로 전개하는 것 등으로 역주행했다. 한반도 평화를 유린하는 것이었다. 북은 참았다. 오랫동안 참고 또 참는 모양새였다. 희한했다. 보기 힘든 전략적 인내였다. 북이 이후에도 더 참는다는 것은 나라이기를 포기할 때에야만이 가능한 일일 것처럼 보인다.

 

북은 미국의 대북적대를 폐기시키기 위해 지금의 대미압박을 대미대결로 얼마든지 전환시킬 수가 있다. 대결을 구성하기 위해 체계적인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며 대결로 가기 위한 공세적인 압박인 것이다. 정세흐름 상 사실상 확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화들짝했다.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놀랄 것".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반응한 것이다. 북에게 대미압박공세를 대미대결공세로 전환시키지 말라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 대선에 개입하길 원한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북의 핵미사일 시험 재개가 트럼프 재선에 정치적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내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화 추구를 재선용 카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질 법한 문제의식이다.

우리 둘의 관계는 매우 좋지만 약간의 적대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주목할 만하다. 정상 간 신뢰를 또 다시 강조한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약간의 적대감을 실제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 적대감을 없앨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밖에 없다. 현실로 보나 원리로 보나 그렇다. 상식인 셈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북의 대미압박공세가 북미대결로 전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밖에 없는 것을 의미해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6.12북미공동성명에서 북과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놔야한다. 미국이 취해야 조치가 무엇인지 북은 이미 오래 전 알려주었다. ‘새로운 셈법이라고 했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줬다. ‘미국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생존권과 발전권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적대정책을 없애라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이 제시한 연말시한 안에 새로운 셈법에 기초하는 적대철회에 대한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북은 대미압박을 곧바로 대미대결로 전환시킬 것이다. 동창리 발사장에서의 중대한 시험이 정치안보적으로 갖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인공위성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정치적 수사를 꼬리에 달고 창공을 나를 것이다. 이어 바다 속에서는 SLBM이 솟구칠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 활동에 미국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없다. 생존권 위협인 군사적 압박은 핵보유 전략국가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북의 발전권을 압박하는 대북제재도 효용성을 다 한 지 이미 오래다. 하나 정도는 있다. 긴장 조성이다. 그 긴장된 정치공간에서 트럼프 정부는 주한미군 주둔비 5배 인상을 관철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 내 전쟁세력들은 유엔사 강화 등 주한미군 존속전략을 관철시켜보려 할 것이다. 물론,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떠보면 다 헛짓거리들에 불과하다. 핵보유 전략국가가 주동하는 정세에서는 다 설 자리를 잃고 말 것들인 것이다.

현 시기 북의 대미압박이 대미대결로 전환되었을 때 또 하나 확정되는 것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낙선이다. 대선정국에 필요한 외교안보 치적으로 핵미사일 시험중단과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6조 등을 삼으려는 셈법은 현실적으로 성립될 수도 대선정국에서 정치카드가 될 수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 11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난 1016일 백설이 내린 백두에 백마를 타고 올라 웅대한 작전을 구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어 지난 124일 또 다시 백두산 등정에 나서 박정천 총참모장 등과 함께 백두의 공격정신을 언급했다.

새로운 길이 무엇일지 모르는 전문가는 없다. 그 얼개는 이미 다 확인돼 있다. 미국의 군사압박을 무력화하는 핵전력 강화의 길이다. 미국의 정치적 압박을 파탄시키는 사회주의 연대인 북중러연대의 길이다. 그리고 경제적 압박을 무력화하는 인공위성 발사나 원산갈마금강산 국제관광벨트 구축 등 자력자강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말시한까지 새로운 셈법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북은 웅대한 작전과 백두의 공격정신으로 새로운 길과 3차 북미정상회담의 길을 열고 개척해 나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세를 제대로 봐야한다. 핵보유국이자 전략국가인 북이 대미압박에서 대미대결로 들어서게 되면 그 길 어디 쯤에 트럼프의 정치적 무덤이 마련될 것이고 그 뒤로 북미관계 수립과 자주통일의 길이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그때, 남과 북 해외 우리 겨레는 민족자주의 관점과 민족공조의 입장을 목숨처럼 붙안고 승리의 길을 향해 싸워나가게 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