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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그 날의 투쟁이 있었기에

by 전선에서 2018. 4. 22.

그 날의 투쟁이 있었기에

-<4.24교육투쟁> 70주년을 기리며

 

권말선

 

1948424일 일본, 미군정의 총성은

16세 소년 김태일의 심장을 헤갈랐다

일본 경찰의 칼과 몽둥이는

박주범 선생님의 뼈와 살을 찢었다

이국 땅에서나마 해방된 조국을 지키고

후대에게 민족의 얼을 물려주려는,

우리말을 잃었던 아이들에게

조선말을 쓰는 조선사람으로 키우려는

동포들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

학교를 부수고 책상을 부수고

조선의 말과 글 역사를 부수려 들었다

일제도 미제도 한통속으로 덤볐다

 

학교를 짓고 학생들을 기다리는 일이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일이

우리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일이

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한 그 일이

바다 건너 일본 우리 동포들에게는

모든 것을 바치는 투쟁으로서만

목숨까지 바치는 투쟁으로서만

비로소 가질 수 있는 일이었다니

일본을 둘러싼 바닷물이란

침략과 식민의 고통부터

차별과 탄압의 고통까지

조선사람들이 흘려야했던

짜디 짠 눈물이었구나

 

그러나 소년이었던 열사는 지금도 살아

젊은 시절 피땀 바쳐 마련한 교정에서

손주들 웃음 콩콩 박힌 책걸상

사랑어린 손길로 쓸고 닦고 꾸미시고

그 때 선생님이었던 열사는 지금도 살아

침략의 역사를 부끄러워해야지

아직도 우리 민족 괴롭혀서야 되겠냐며

아베 정권, 극우 망나니들

성성한 백발로 불호령하시고

고교무상화재판, 화요행동, 금요행동

깃발 들고 피켓 들고 전단을 돌리며

어린 학생들 지치지 말라고

<조선학교 차별반대>

투쟁의 맨 앞에 서 계시고

그 때 싸우시던 어머니, 아버지들

<우리학교>에서 배운 아이들

<우리학교> 선생님 되고

<우리학교>에서 자란 아이들

조국의 든든한 일꾼 됨을 바라시며

고난 많은 이국땅에도 통일의 봄이 오길

매일 아침 조국하늘 솟는 해를 그리워하나니

 

보라, 열사의 저 느꺼운 사랑

70년을 찬찬히 이어 온 교육투쟁

단 한 명의 학생을 위해서도

모든 어른들이 정성을 쏟아주고

총칼이나 억압, 그 무엇으로도

우리의 노래, 우리의 역사

다치지 않게 하겠노라던 다짐!

그 날의 투쟁이 있었기에

<우리학교> 우리 아이들

웃음소리 명랑하고

책 읽는 소리 창창하다

, 승리를 말하여주는구나!

 

<우리학교> 아이들 부르는 희망노래

일본 땅에 차곡차곡 쌓이고

<우리학교> 아이들 부르는 통일노래

조국 땅을 감싸면

백년을 두고 흘렸던 짠 눈물도

열사의 심장에 박혔던 고통도

마침내 참해방을 맞으리니

그 때 열사의 목소리 가슴에 울리리라

“<우리학교우리 아이들아,

너희들은 새세대의 자랑이다

당당하게 나아가라!

너희들은 통일조국 기쁨이다

맑고 밝게 빛나거라!”


"우리 말과 글을 올바르게 배우고 늘 쓰자!" 영화 <우리학교>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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