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574 푸른 밤 푸른 밤 권말선 비밀 하나 알려 줄께 있잖아... 노을이 오지 않은 어느 날의 초저녁 하늘 빛은 푸름이야 하늘 가에 멋대로 뻗친 나뭇가지는 푸름에 지친 검정이고 흠뻑 물 먹은 물감을 후우 불면 도화지 가득히 퍼지는 색깔처럼 푸름은 하늘 가득히 와르륵 번져 나가지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젖히고 저녁 하늘을 보면 짙은 푸름은 점점 짙어지고 더욱 짙어져 꿈결처럼 아득히 사라지는 짙푸름이 되는거야 비밀 하나 알려 줄께 삼십몇년만에 딱 한 번 초저녁 하늘 빛이 파아랗게 피어난단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오늘인거지! 저기 바로 저-기서 시작되는 푸름을 보렴 아...! 실은 나도 처음 보는 푸른 밤이야 참, 파랗구나 파아랗구나 2014. 3. 17. 서른아홉 서른아홉 권말선 내 나이 서른 하고도 아홉 봄날의 따사로움의 소중함을 알고 여름을 견딜 수 있게 되었지 맘 휘둘리지 않고도 그대로의 가을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겨울은 준비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나이 시간과 세월의 차이를 느낄 수 있고 고통도, 기쁨도 삶 속에 범벅이 된 채 언젠가는 지나가고... 마침내는 또 다른 환희가 오리란 걸 조금씩 깨닫게 되는 나이 조급한 기다림과 안달했던 감정에 여유를 물들이려 하늘과 산과 꽃들에 마음 기대어보는 나이 손가락 사이로 스륵 빠져나가는 찰랑대던 어린 날의 환상과 소심하게 혹은 대담하게 선택하며 살았던 젊은 날의 열기와 이제는 아쉽지 않게 악수하며 이별할 수 있는 나이 그리고 더 많은 추억을 회상할 늙은 어느날을 위하여 다시금 멋진 이야기들을 준비해야 할 나이. 2014. 3. 17. 펌) 낭송시 인터넷을 떠돌다 퍼옴. 헉! ^^; http://blog.naver.com/happysh29/150035144603 2014. 3. 17. 환영 환영 권말선 언제나 거기, 그리움과 외로움의 긴 언덕 끝에서 맹수의 고독같은 먼 눈빛으로 바라만 보시더니 어쩌면 오늘은 햇살처럼 따스하게 팔벌리고 서 있네요 내 앞에 이렇게 가까이서! 2014. 3. 17. 산책길 산책길 권말선 아침마다 걷는 좁은 길 이슬맺힌 잡초 사이로 가는 도랑이 흐르는 다리 건너 사람들 가꾸는 채소밭 가운데로 누런 벼 익어가는 논두렁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아는 사람 만날 일도 없이 혼자서 걸어 보는 길 그대와 손잡고 오늘은 걸어봤으면 햇살 따스하고 풀내음 정겹고 잠자리 쉬어 날고 풀꽃이 춤추는 나의 산책길 때로 조금은 외로운 길 2014. 3. 17. 내가 가끔 쓸쓸한 이유 내가 가끔 쓸쓸한 이유 권말선 소리도 없이 이름 불러 보면 가슴에 그윽한 아픔으로 젖어 드는 그대, 빛나는 그 눈빛때문에 환희와 절망 사이를 헤매이게 하는 두렵고 고통스런 그대 향하는 사랑때문에 식어버린 차를 마시고도 온도를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멍한 그리움, 주체못할 그리움때문에 내가 사랑하기엔 그대가 너무 아름답고 그대를 사랑하기엔 내가 너무 초라한 축복에서 멀어진 인연, 아쉬운 인연때문에 내 안에서 자라나는 사랑 다 못 건네 주고는 하루를 보내고 십년을 보내고 그리하여 마지막 삶을 보낼 어느 즈음에도 그대를 연연해 할까하는 모질지 못한 마음 어쩌면 그것때문에... 2014. 3. 17. 어떤 손님 어떤 손님 권말선 먼 길 다녀 온 어려운 손님처럼 그리움이 다시 찾아 온 날 찬서리같은 기운으로 휘감겨 오는 그를 달래느라 뒤척이다 뒤척이다 몸살을 앓았다. 당신을 앓았다. 문득 돌아 본 시간은 저 혼자서 잘도 달려가는데 불쑥 찾아 온 그리움 쉬이 떠날 줄 모르고 떨리는 가슴 부여 안고 눈치만 보는 밤, 잠들 수 없다. 두려움. 두려움. 이 못 떼어버릴 그리움때문에 설레이는 두려움. 12월의 밤공기는 차기도 하여라 홀로 밤거리 서성거릴수록 시린 별빛 저 너머에서 다시 빛나고 마는 당신이여! 이럴바엔 차라리 이럴바엔 차라리 너를 꼭 안고 뒹굴자 하고 손을 뻗어 그를 잡을랴면 고만 다시 떠나고 마는 손님, 그를 어쩔까. 그리운 그리움 2014. 3. 17. 연못가에서 연못가에서 권말선 모르실거예요. 잊으셨겠지요.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다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은 들거예요. 비가 내리고 가을이 짙어 가고 우리의 사랑이 끝나던 그 어떤 날 우리는 돌아서 갔지만..., 나누지 못한 인사를 어쩌지요? 연못가에는 그녀만 혼자. 그립습니다. 2014. 3. 17.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권말선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우리 살다 보면 어리고 순진한 마음으로 사랑했던 아름다운 사람이여! 그대 멀리로 떠난 후에 그늘 속에서 울었지만 나 아직 기억하고 있다네 따스한 눈빛과 향기로운 미소. 내 그리워하는 마음 스치듯 그대 곁에 닿는다면 서로 많이 늙어진 더 먼 후에라도 그대 나를 찾아 오세요. 살다 보며는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2014. 3. 17. 이전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 1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