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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푸른 밤

by 전선에서 2014. 3. 17.

 

 

 

푸른 밤


               권말선


비밀 하나
알려 줄께

있잖아...
노을이 오지 않은
어느 날의 초저녁 하늘 빛은
푸름이야

하늘 가에 멋대로
뻗친 나뭇가지는
푸름에 지친
검정이고

흠뻑 물 먹은 물감을 후우 불면
도화지 가득히 퍼지는 색깔처럼
푸름은 하늘 가득히
와르륵 번져 나가지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젖히고
저녁 하늘을 보면

짙은 푸름은
점점 짙어지고
더욱 짙어져
꿈결처럼 아득히
사라지는
짙푸름이 되는거야

비밀 하나 알려 줄께
삼십몇년만에 딱 한 번
초저녁 하늘 빛이
파아랗게 피어난단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오늘인거지!

저기
바로 저-기서
시작되는 푸름을 보렴
아...!
실은 나도 처음 보는
푸른 밤이야

참,
파랗구나
파아랗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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