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456 [시] 염증치료 염증치료 권말선 입안이 헐어 염증이 생겼다밥 먹을 때 붕어처럼 겨우 뻐끔거리고평소 같으면 적당히 매워서 좋을 음식염증에 닿아 눈물 핑 돌게 화끈거린다소금물로 헹굴 때도 상처에 닿아우리하고 얼얼하고 따꼼하다고 작은 염증에 온 신경이 긴장한다 한 며칠 입에 난 염증도 이렇게 아픈데칠십년 간 박혀있는 뾰족한 철조망을반도야, 너는 어찌 견디고 있느냐땅도 흙도 쉬고 섞여야 건강한데그 어느 것도 누리지 못한 채긴긴 날 그렇게 찔려만 있으니반도야, 너는 어찌 숨 쉬고 있느냐 미군이 내뿜는 고엽제, 탄저균, 포름알데히드한미전쟁연습에 파이고 깎여가며더러운 4대강 녹조도 한 몫 거들어반도의 남쪽 염증에 신음하는데 이젠성노예 일삼던 치떨리는 일제놈들재침을 꿈꾸며 자위대까지 기어든다니가엾어라, 식민의 화병으로 몸저 누웠구나 .. 2016. 1. 16. [시] 야야, 달아! 야야, 달아! 권말선 저 버르장머리 없는 달어느 주막에서 한 잔 찐하게 걸쳤는고잘 익은 황도 같은 얼굴로두 팔 접에 팔베개에달리 올려 꼰 채 발목만 까딱까딱 하늘집이 다 제꺼라고넘이사 째려보든 말든넘이사 부르든 말든 대답도 않고 흥얼흥얼 흥얼흥얼 내 거 올라가믄 니 가만 안 둔다인제 니 클났다이쁘면 단 줄 아나야야, 달, 달아! 2016. 1. 16. [시]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무용 '눈이 내린다' 감상 권말선 창 밖에 소담스레 눈눈이 내리면흰 송이 송이에 어린숱한 이름들 살아나숱한 사연들 살아나눈물로 그리움으로가슴에 쌓여간다매서운 눈바람 속붉은 기 의지삼아살갗이 터지도록손발이 깨지도록눈밭을 달리던눈보라 헤집던동지들 아, 그리워손을 뻗어 눈송이 소복소복 담아보면따뜻이 안겨드는 얼굴 얼굴들 소리 없이 눈이 내리면동지들 함께 달리던백두밀림 가슴에 펼치고뜨거운 만세 소리심장에 박동쳐온다한 발의 총성에도오직 승리만을 다짐하며암울한 조국 땅에태양빛 비추자던 맹세이제 다 이루었노라고눈, 눈이 내린다조국해방 위해싸움터를 누비던 그대들 염원인가피로써 되찾은 조국천년토록 만년토록승리의 영광만 있으라고축복처럼 아, 눈이 내린다 2016. 1. 14. [시] 남북여성들의 모임 남북여성들의 모임 권말선 에어렵사리 이름 석 자 올려놓고난생처음 북녘땅 밟을 기대 부풀었는데'재판중'이라며 가 불허하고'국가보안법'이라며 이 불허하고허수아비 도 덩달아 불허하며겹겹이 벽들을 쌓는다만뚫지 못할거라 짐짓 으스댄다만 그럼에도 나는 가노라, 개성!팔딱이는 심장 안고철조망 아무리 둘러쳐도벽돌 아무리 쌓아 올려도바람은 뚫고 가고새들은 타고 넘고햇살은 스며들듯자유로운 내 영혼 이미선죽교 돌다리 위 걷노라기와집 즐비한 거리 걷노라북녘여성 맑은 눈 보며고운 노래소리 들으며민속주 한 잔에 취해기쁨에 취해 울고 웃고 웃고 우노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여성들의 모임이남북농민들의 모임이남북노동자들의 모임이남북시인들의 모임이남북청년학생 혹은 그 누구라도해마다 철마다 남북을 오가며 만나손 잡고 .. 2015. 12. 23. [시] 미 국무부에 바친 보고서 미 국무부에 바친 보고서 권말선 친애하는 미 국무부 귀하,귀하의 지시와 아낌없는 지원을 받아 지난 4월부터 최첨단무인기 드론을 이용하여 귀하가 두려움에 치를 떠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온갖 비방과 음해, 자본주의 잡쓰레기 영상물을 담은 USB 등을 매달 2천개씩 무차별 살포하였음을 기자회견을 통해 보고 드리며 우리도 죽탕당하기 전 도피자금이 필요한지라 추가 비용을 늘 보내던 계좌로 보내주시길 바라고 앞으로도 충견의 노력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단, 조선으로 날려 보낸 드론이 펜타곤, 백악관 등지에 SLBM으로 역발사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그에 대한 책임은 귀측에 있으며 그러한 상황 발생시 서로 아는 척 맙시다. '(뉴욕 AP=연합뉴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노체인'(No Chain)은 지.. 2015. 12. 13. [시] 이제 일어나셔요 이제 일어나셔요 권말선 어르신, 백남기 어르신!어쩌면 자녀들 이름을 그리 곱게 지으셨나요? 한 번 뵌 적도 없는 분인데 세 자녀의 이름을 듣고는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어떤 염원을 품고 계신지충분히 짐작이 되어 그만 왈칵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어르신, 어느 먼 꿈길 속을도라지 한 바구니 캐 놓고그득한 기쁨에 허허 웃으시며막걸리 한 순배 나누고 계십니까그러다 흥에 겨워 들썩들썩마을 사람들과 꽹과리 치며마을길 돌고 계십니까 어르신, 백남기 어르신!얼마나 달콤한 꿈길이길래오시는 길을 잊으셨습니까 혹 아직 아스팔트 위를 달리고 계십니까매캐한 연기 날리는 불안의 도로를그 날처럼 맨 앞에서 주먹 불끈 쥐고독재정권 타도! 농민생존권 쟁취!핍박받는 민중의 한에 가슴 저리며잡혀간 동지의 소식을 쫓아어느 아스팔트 위를 달리.. 2015. 12. 4. 늪에 빠진 마녀 늪에 빠진 마녀 권말선 축구든 야구든일본과만 붙으면 너나없이 똘똘 뭉쳐한 목소리로 응원하고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일제시대 만행 앞에선온 국민 같은 마음으로쪽바리 향해 이를 가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미제국주의 입맞에 맞는한미일 군사동맹 할래도사죄않는 일본을 향한 반일과친일매국 아비만 자꾸 불거지고국정교과서 짜집기로친일행각 미화에 열 올리지만조롱의 목소리 하늘을 찌르네 상전으로 떠받드는 미국에게영구집권 약속 받았으려나세월호 학살 감춰준다 했으려나통일 대통령 되게 해서노벨평화상 주겠다 했으려나아비 친일경력일랑 역사에서영원히 지워주겠다 했으려나시커먼 속사정이야 모르겠다만 세상은 이미 다 알고 있지미국의 달콤한 약속에 기대차벽 치고 물대포 휘둘러도민족을 배반하고 민중을 짓밟는네 세상은 곧 무너질 거란 걸쿠데타아비 잇.. 2015. 11. 29. 닭을 쏘는 물대포 (사진 : 페이스북 펌, 홍신화) 닭을 쏘는 물대포 권말선 대포대포 물대포닭이 쏘는 물대포 타들어가는 논바닥을고압의 물줄기로 파헤치며살려고 버둥대는 어린 모아예 죽으라 뭉개는닭이 쏘는 막가포 싸늘한 바다에 처박은세월호로는 모자랐나진실을 요구하는 이들마저아스팔트에 수장시키는광기어린 발악포 20년 전 쌀값으론 못 살겠다는 농민에게쌀값올리겠단 약속 대신20초 넘게 쏴댄 물대포군홧발 못지 않은 살인포 쓰러져 누운 사람에게환자 실은 구급차에게끝까지 쫓아가는 미친포지금은 좋아라 쏴대지만결국 제 명줄 끊는 자살포 대포대포 물대포 닭을 쏘는 물대포 2015. 11. 29. 흡혈의 역사책을 걷어치워라 흡혈의 역사책을 걷어치워라 권말선 아서라, 그런 책 내밀지 마라 책장을 열면썩어가던 관두껑도 같이 열리고군화발 떨그럭대며함부로 총질해대던검은 안경 쓴 망령도 되살아나겠지 살아생전 독립군 때려잡고일제에 빌붙어미제에 빌붙어권력을 쥐고 흔들며사람 피 빨던 흡혈귀 아니더냐 친일은 정당했다며수탈 아닌 수출이었다며위안부는 자진해서 돈벌이했다며일본과 미국을 우러르자며영원히 분단으로 살자며뇌를 좀먹을영혼을 좀먹을사악한 책 아니더냐 아서라, 저리 치워라 피칠한 아비의 유령을 깨워음습한 지옥의 문을 여는저 흡혈의 책을 내밀지만피로 얼룩진 더러운 손으로제 얼굴을 닦는 것일 뿐그런다고 깨끗해진다더냐더러운 너희 죄가 씻긴다더냐 우리는 우리 책을 쓰련다군화발에 질려 옴짝달싹 못 하고돌 틈에 꽃무덤 아래고목의 뿌리 속에 숨죽인그 .. 2015. 11. 2.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