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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눈이 내린다

by 전선에서 2016. 1. 14.




눈이 내린다

- 무용 '눈이 내린다' 감상

 

        권말선

           


창 밖에 소담스레 눈

눈이 내리면

흰 송이 송이에 어린

숱한 이름들 살아나

숱한 사연들 살아나

눈물로 그리움으로

가슴에 쌓여간다

매서운 눈바람 속

붉은 기 의지삼아

살갗이 터지도록

손발이 깨지도록

눈밭을 달리던

눈보라 헤집던

동지들 아, 그리워

손을 뻗어 눈송이

소복소복 담아보면

따뜻이 안겨드는

얼굴 얼굴들

 

소리 없이 눈이 내리면

동지들 함께 달리던

백두밀림 가슴에 펼치고

뜨거운 만세 소리

심장에 박동쳐온다

한 발의 총성에도

오직 승리만을 다짐하며

암울한 조국 땅에

태양빛 비추자던 맹세

이제 다 이루었노라고

눈, 눈이 내린다

조국해방 위해

싸움터를 누비던

그대들 염원인가

피로써 되찾은 조국

천년토록 만년토록

승리의 영광만 있으라고

축복처럼 아,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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