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성과를 내야할 전략적 과제

핵동결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사업

<분석과전망>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성과를 내야할 전략적 과제

 

 

 

한미정상회담은 미 대통령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을 선수로 출전시킨 한국국민들이 벌이는 경기다.

 

세상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경기장은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웬만큼 뛰지 않고서는 골대 근처는 물론 하프라인을 넘기조차 힘들다.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북핵 문제, 한미FTA재협상 문제, 사드배치 문제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북핵 문제를 필두로 한미FTA재협상 문제 사드배치 문제 등 총 3가지다. 트럼프가 일찌감치 선점 결정해둔 의제들이다. 트럼프는 각 의제의 수준까지도 결정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북핵정책 등 대북정책에 대해 문재인은 무조건 따라야한다. 사드도 미국의 요구대로 6기를 올해 내로 배치완료하고 비용도 대야하며 특히 한미FTA도 재협상해야한다. 트럼프가 한미동맹체계에 근거해 문재인에게 강위력하게 품어내는 강제력의 구체다.

 

정치 군사 경제 등 전 영역에서 한국을 지배지휘하는 정치안보체계인 그 한미동맹을 뚫어낼 힘을 문재인은 갖고 있지 못하다. 미국이 만들어내고 유지발전시키는 분단체제 하에서 한국에 규정되어있는 팔자가 그렇다.

힘이 없으면 기술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괜챦다. 그러나 트럼프가 구사하는 높은 기술 앞에서 문재인의 기술은 허접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문재인은 몇 번인가 기술을 구사해보기는 했다.

 

가장 먼저, 특보 문정인을 통해 북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지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연계해보았다. 미국은 가만있는데 친미반북세력들이 먼저 나서서 반발하는 등 역공이 만만치 않았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직접 나섰다. 남북민간교류 사업 활성화를 강조한 것이다. 사드에 대해서도 직접 나서서 환경영향평가를 언급했다.

트럼프의 화려하게 급 높은 문재인 압박

 

문재인의 기술과 달리 트럼프가 구사하는 기술은 급이 달랐다.

 

가장 먼저,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인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앞세웠다. 맥매스터는 28일 대북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을 밝힌다. 이에 대해 CNN은 군당국이 북이 핵시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도해 맥매스터를 지원한다. 선제타격론은 그렇게 해서 또 다시 질서 있게 부상되었다.

 

29일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통해서는 중국 단둥은행을 북 자금 세탁과 결부시켜 제재조치를 취한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도 불러들였다. 29일, 중국이 대북압박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직접 “강압적 방식으로 하겠다“며 “그것은 세컨더리 제재를 의미한다"는 말까지 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대중대북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북대중 압박만으로 국한되는 것들이 아니다.

 

맥매스터에 의해 또 다시 소환된 선제타격론은 일반적 시기에 있을 법한 일반적 대북대결과는 다르다. 트럼프-문재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 때문에 맥매스터의 선제타격론은 문재인을 직접적인 타켓으로 하는 급 높은 정치압박인 것이다.

므누신의 단둥은행 제재와 코커의 세컨더리 위협 역시 기본적으로는 대중대북압박이기는 하지만 한미정상회담 정세와 맞물리는 한 그것은 철저히 문재인압박기제로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문재인을 향한 트럼프의 기술은 풍부하고 공격적이며 힘을 갖추고 있다. 일단, 시기를 집중시켰다. 기술 구사 시점을 문재인대통령의 방미 시간에 정확히 포치한 것이다. 내용수위도 강력하고 높았다. 대북 제재 계획은 물론 중국 압박 조치까지도 동원한 것이다. 기술 구사의 형태 또한 일사분란했다. 기술을 한꺼번에 쏟아부으면서도 그것을 다 정연한 질서와 체계에 태운 것이다.

트럼프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구사하고 있는 이러한 전반의 기술은 문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이 취하고 있는 대북적대정책을 비롯해 특히 북핵문제 해결의 접근법 그리고 그 이외의 요구안에 충실히 따라오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에 따르면 문대통령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얻어낼 성과는 사실상,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 조건 그리고 트럼프의 기술이 한미동맹체계에 근거해 화려하고 탄탄한 조건을 흔들만한 특별한 힘도 기술도 문대통령이 갖고 있지 못힌 것이다.

 

핵심은 핵동결과 남북관계 개선

 

조건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러나 문대통령이 필사적으로 집중해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되는 분야가 있다. 남북관계 개선 사업이다. 연합뉴스와 통일부와 함께 개최한 '2017 한반도통일 심포지엄'에 보낸 문대통령의 축사에서도 확인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평화통일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세대의 안녕을 위한 원칙"이라고 한 것이다.

 

문재인은 남북관계 개선 사업을 중시 여기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 사업을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핵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렸다가 남북관계 개선사업을 하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는 한 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북이 도달한 핵미사일 능력이 강제한 현실이다. 이 현실에 기초해 나온 것이 문재인의 북핵해법인 2단계 해법이다. 문재인이 북핵 2단계해법을 공개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출국 날인 28일로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였다.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핵폐기"라는 말을 한 것이다. 핵폐기는 방향으로 하고 당면해서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핵동결을 하자는 것이다. 핵동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의 핵동결론은 미국 내 합리적 전문가들의 주장과도 그 맥을 함께 한다. 트럼프로서도 무턱대고 반대할 수 없는 것이 핵동결론이다. 북이 핵폐기를 하지 않을 것이며 정세는 북에 의해 핵동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트럼프 역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핵동결론에 대해 그러나 트럼프는 특별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핵동결론과 남북관계 개선이 결부되게 되면 남북관계 개선이 미국의 통제범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구체적으로는 이후 핵동결 정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문재인의 남북관계 개선사업이 풍부한 내용으로 그리고 속도 있게 전개될 것인데 그 방향이 한미동맹체제의 약화에 맞춰지게 된다는 것에 대해 트럼프는 극도의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우려가 아니다. 정세 추이에 기초한 극히 현실적인 우려이자 불안감인 것이다.

 

문재인은 남북관계 개선문제 분야에서 양보를 한다면 그 댓가로 다른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남북개선 사업을 제1의 사업으로 계속 고수하게 된다면 문대통령은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에게 고도로 세련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결정적 이유다.

 

북미대결전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정세 그리고 남북관계 문제 등 전반 정세 추이를 보면 문재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듯 북핵문제에서 핵동결을 합의하고 남북관계 개선사업에서 최소한의 독자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핵동결과 남북관계 개선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문재인이 성과를 내야할 전략적 과제인 것이다. 

제2 6.15시대의 개척 경로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