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퇴로, 그 초입
<분석과전망>열어줄 때, 앞만 보고 가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핵시험을 중단할 수 있다"
인도 주재 북 대사 계춘영이 최근, 인도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방안을 논의하자면서다.
새심스러운 건 아니다. 북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게 한 두번이 아닌 것이다.
계 대사는 "한반도는 22만㎢밖에 되지 않기에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대량파괴무기 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북의 핵무기 보유는 "존립권을 수호하기 위한 불가피하하고 힘든 선택"이라는 말을 했다.
북이 앵무새처럼 항상, 하는 이야기다. 북은 언제라도 핵 개발의 정당성을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서 찾곤한다. 북 내부적으로야 맞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국제정치학적으로는 맞지 않는다. 이른바, 정치수사다. 그 정치수사가 의미가 있으려면 북이 도달한 핵능력이 지금과는 달리 일천해야한다.
북이 핵개발 초기 때에나 구사할 수 있는 정치수사를 줄기차게 쥐고 있는 것은 그 정치수사를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설정하고 있어서다. 이해는 된다. 북핵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북미대결전의 직접적인 반영인 것이다.
계 대사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시험을 직접 연동시킨 것은 현실적으로 의미가 깊다. 각별하다. 당면 의미는 물론 전략적 의미까지도 담고 있다.
당장에는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는 그럴듯한 명분을 던져준 거다.
전략적 의미는 더 깊다.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스스로 폐기할 수 있는 구체적 계기를 북이 만들어준 것이다. 계 대사의 발언이 갖는 전략적 의미가 이것이다. 종국적으로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는 퇴로를 북이 마련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퇴로의 초입 쯤 되는 셈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시험을 연동시킨 계 대사의 발언이 당위적인 것이 아니라 당면 의미는 물론 전략적 의미까지도 담게 된 것은 계 대사의 발언이 6차핵시험과 직접 연동되어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로서는 당연히,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원론의 재탕’. ‘원론의 강조’라는 것으로 치부하고 말 문제가 아니어서다,
트럼프에게 이 사안은 이른바, '거래의 기술' 따위를 동원해 머리를 굴려서 풀 수 있는 게 아니다. 트럼프는 빼거나 박거나 둘 중에 하나를 결정해야한다. 어정쩡한 영역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당장에 전략적 고민에 돌입해야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전문가 조엘 위트는 북 6차핵시험에 대해 '기존 폭발력에 14배나 더 큰 시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분석과 전망의 과학성은 물론 실용주의적 관점과 태세 때문에 미국인들로 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전문가다. 미국에 최고가는 대북전문가라는 말이 수식어처럼 따라 다니는 이유다. 시링 미사일청장은 최근 청문회에서 북의 미사일이 미 본토에 도달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말을 했다.
미국안보우선주의를 실체적으로 강조하며 확고하게 정책화하고 있는 사람이 트럼프다. 그러한 트럼프가 세계의 지축을 또 다시 흔들게 될 북의 6차 핵시험 그리고 이어 미국민들이 번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을 향해 솟구쳐 오를 북의 ICBM를 현실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감내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간단하고 금새 나온다. 트럼프를 비롯해 미국인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실용주의'에 그 답이 있다. 누가 되었던 아름다운 퇴로를 열어줄 때 트럼프는 휘파람 불며 앞만 보고 걸음을 뗄 준비를 하는 것이 답이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천길 낭떠러지다.
그 이외 어떤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현실적으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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