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고 싶다
권말선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세월호에 관한 모든 진실을
진실을 다 밝히고 나서
세월호 희생자들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짙은안개에 싸인 세월호를
줄지어 오르던 모습
아이들 떠난 후 사진으로
보고 또 보며
가슴 저며야 했다
진도대교 위의 절규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정부는 살인마
아이들을 살려내라!“
겨우 살아 돌아온 아이들과
돌아오지 못한 수백의 목숨
그들의 가족과
진실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왜?라는 물음 앞에
단 하나도 빠짐없는 대답을
내 놓아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출항의 결정부터
인양의 방해까지
구조와 수습은 뒷전이고
오로지 돈 돈 돈
권력을 믿고 돈을 쫒다
돈도 권력도 다 잃을까
두려워하는 저 범죄자들이
진실 앞에
고개 숙이도록 해야 한다
세 치 혀를 놀리며
되도 않는 한 줄 글로
남의 고통을 조롱하던
권력의 뿌스러기들에게
거울에 비친 일그러진 얼굴
똑바로 보게 해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권도 기소권도
똑 똑 부러뜨려 놓고
기간도 비용도 인력도
똑 똑 잘라내고
세금만 축낸다고
나라가 다 알아서 한다고
이제 그만 하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짐짓 태연한 척 하지만
실은 미친 듯 불안에 떠는
저 범죄자들
학살의 무리들에게
세월호, 진실을 건져 올려
세월호, 진실을 마주하게 해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라는
보검을 지켜야 한다
감추는 자 범인이라 했다
우리가 움켜쥔
이 보배로운 검으로
가리고 숨기고 가로막는
저 거짓을 찢어내야 한다
자그마한 정의쯤이야 버리고
자그마한 부정쯤이야 묵인하다
이 모양 이 꼴이 된 후
이제와 땅을 치는
이 나라, 대한민국의
어른이라 미안했던 우리 모두
드러난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참회하며
흰 꽃 한 송이 바치고 난 후라야
비로소 눈물 흘릴 자격이 있다
나는 울고 싶다
세월호 모든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울고 싶다
나도 저 범죄자들도
우리 대한민국도 다 울어야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 설 수 있다
대한민국이여
진실을 인양하자
대한민국이여
처절하게 울자, 통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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