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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나는 울고 싶다

by 전선에서 2016. 8. 6.



나는 울고 싶다


권말선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세월호에 관한 모든 진실을

진실을 다 밝히고 나서

세월호 희생자들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짙은안개에 싸인 세월호를

줄지어 오르던 모습

아이들 떠난 후 사진으로

보고 또 보며 

가슴 저며야 했다

진도대교 위의 절규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정부는 살인마

아이들을 살려내라!“


겨우 살아 돌아온 아이들과

돌아오지 못한 수백의 목숨

그들의 가족과 

진실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왜?라는 물음 앞에

단 하나도 빠짐없는 대답을 

내 놓아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출항의 결정부터

인양의 방해까지

구조와 수습은 뒷전이고

오로지 돈 돈 돈

권력을 믿고 돈을 쫒다 

돈도 권력도 다 잃을까 

두려워하는 저 범죄자들이 

진실 앞에 

고개 숙이도록 해야 한다

세 치 혀를 놀리며

되도 않는 한 줄 글로

남의 고통을 조롱하던 

권력의 뿌스러기들에게

거울에 비친 일그러진 얼굴

똑바로 보게 해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권도 기소권도

똑 똑 부러뜨려 놓고

기간도 비용도 인력도

똑 똑 잘라내고

세금만 축낸다고

나라가 다 알아서 한다고

이제 그만 하라고

가만히 있으라고

짐짓 태연한 척 하지만

실은 미친 듯 불안에 떠는 

저 범죄자들

학살의 무리들에게

세월호, 진실을 건져 올려

세월호, 진실을 마주하게 해야 한다

이 나라, 대한민국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라는

보검을 지켜야 한다

감추는 자 범인이라 했다

우리가 움켜쥔 

이 보배로운 검으로

가리고 숨기고 가로막는

저 거짓을 찢어내야 한다


자그마한 정의쯤이야 버리고

자그마한 부정쯤이야 묵인하다

이 모양 이 꼴이 된 후

이제와 땅을 치는 

이 나라, 대한민국의 

어른이라 미안했던 우리 모두

드러난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참회하며

흰 꽃 한 송이 바치고 난 후라야

비로소 눈물 흘릴 자격이 있다


나는 울고 싶다

세월호 모든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울고 싶다

나도 저 범죄자들도 

우리 대한민국도 다 울어야한다

그래야 다시 일어 설 수 있다

대한민국이여

진실을 인양하자

대한민국이여

처절하게 울자, 통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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