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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그 놈이 그 놈

by 전선에서 2016. 6. 21.

(북녘 여성들, 누가 끌고 왔나?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 건강한가? 왜 숨기나? 사진 : 통일부)



그 놈이 그 놈


  권말선


그 시절 그런 놈들 설쳤지

조선 사람 함부로 끌고 가서

강제 노역으로 

총알받이로 

위안부로...

선량한 조선사람들

살과 뼈와 피 

영혼마저 짓밟아대던

암흑의 시절이었지


지금도 그런 놈들 설치지

조선 사람 함부로 끌고 와서

거짓을 강요하고

고문하고

협박하며

선량한 조선사람들

눈과 귀 입을 막고

영혼마저 조종하려 들며

여태 그 시절인 줄 아는 놈들


일제 전쟁광들 질질 흘려대는

더러운 침 받아쳐먹던 앞잡이

역사의 심판 피해 살아남아서

국제깡패 미제에 철썩 빌붙어

청, 통, 외, 국, 국, 국, TV…

대대로 한 자리씩 차고 앉아

유전자가 물려 준 비열한 짓

백주대낮 여성들 끌고 왔지만

납치는 아니라고 떠들어대지


그 놈이나 그 놈이나

사악하긴 매 한가지

허나 달라진 게 하나 있지

그 때는 온통 암흑의 시절

지금은 광명이 열린 시대

그 시절 그 놈들 결국

조선땅에서 쫓겨났듯

이 놈들 또한 쫓겨나

다시 돌아오지 못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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