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할매
권말선
어스름 저녁
재활용 캔 몇 개
따글따글 부대끼는
비닐 봉다리
리어카에 매달고
쪼그만 몸 뉘일
집으로 가신다,
할매 뒷모습
생가지 하나
와들와들 씹어가며
걷는 터덜걸음
무겁다
꽁다리 한 입 더 베 물며
빈 하루 같은
리어카 더글더글
끌고 가신다
허리 구부러진 긴 그림자 숨죽이며 할매 따라 가고
눈물 말라버린 설움같이 퍼석퍼석한 가지 조각은
제 알 바 아니라는 듯 목구멍을 긁고 넘겠지
쪼그만
할매 뒷모습
* 옆에서 걷던 할머니 초코바를 드시는 줄 알았다.
한 입 베어 물 때 본 것은 생가지였다.
폐지를 팔아 그 날은 몇 천 원을 건지셨을까.
피곤한 몸을 뉘일 집은 리어카보다는 클까.
가지는 산 것일까, 시장의 친구에게 얻은 것일까.
오늘도 힘겹게 걷고 계실 조그만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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