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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김종인은 개혁진영의 집권전략

by 전선에서 2016. 3. 22.

김종인은 개혁진영의 집권전략

<분석과전망>김종인은 무엇인가-더민주당에 대한 정확한 관점과 자세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1- 김종인은 무엇인가!

 

더불어 민주당 대표 김종인이 이해찬과 정청래를 컷오프한데 이어 비례 대표 공천에서도 전권을 행사하자 당 안팎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하고 있다. 6.15세력을 계단식으로 제거하는 것이고 우클릭을 더 심화시켜 개혁을 퇴보시키는 것이라면서다.

 

더 민주당 중앙위원회의 반발은 극렬했으며 김종인은 당무거부에 들어갔다가 복귀하기도 했다.

유시민은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이해찬 정청래 컷오프를 언급하면서 역사적으로 형성됐던 더 민주당의 정체성이 붕괴하는 중이라 했고 진중권도 김종인의 비례대표 선정과 관련,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경화를 우려하면서 우경화로 인해 사회적 고통이 정치적으로 표출되기 더 힘들어졌다고 했다.

안철수도 거들고 나섰다. 20일 최고위 회의에서 전반 공천에 대해 특정후보를 대선후보로 만들려는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패권정치라며 공격한 것이다.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냉철하게 접근하면 특별한 것이 아니다. 문재인이 박정희 묘소를 참배했을 때나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때도 이와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종북공세를 피하려는 수세적 태세라는 것에서부터 문재인의 정치철학이 빈궁하기 짝이 없다는 등 적잖은 비난이 쏟아졌던 것이다.

 

주목할 만한 반응이 있다. 김종인에게 눈길을 주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돼!”라는 반응이 그것이다. 매우 중요하다.


김종인을 바라보는 그 눈길에 담겨있는 것이 있다. '김종인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다. 이는 '김종인이 누구인가하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김종인은 5공시절 국보위에 복무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 보수다. ‘경제 민주화를 강조하게 되면 개혁적 보수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김종인은 과연, 무엇인가?


 

2- 분단체제에서 개혁세력의 단독집권은 불가능하다.

 

한국정치사회에서 중원이라는 정치영토는 집권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특히 개혁진영에게는 관건적 문제다. 한국사회에서 개혁진영의 단독집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개혁진영은 중원세력을 끌어들여 즉, 중원으로 영토확장을 해야만이 집권이 가능한 것이다.

 

개혁진영의 집권전략에 이러한 원리가 다른 나라보다도 더 탄탄히 작동하게 되는 이유는 한국사회가 분단체제이기 때문이다. 분단체제는 생래적으로 개혁세력의 단독집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분단이데올로기가 그것에서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김대중은 지금도 여전히 빨갱이. ‘빨갱이종북몰이로 모양을 바꿔 통합진보당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렸다. 이정희 역시 '종북마녀'의 족쇄에 갇혀 있다. 분단체제가 흔들려야만 헐거워지고 없어지게 될 족쇄다. 분단이데올로기의 위력이 현실정치적으로 얼마나 거대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통합진보당 해산사건이었다.

 

개혁진영의 독자적 집권이 가능했던 적이 있기는 했다. 876월의 전민항쟁이 조성시킨 정세에서였다.

김대중 김영삼 중 한 인사에 의해 개혁진영의 독자적 집권이 가능했다. 하지만 양김은 분열했다. 양김분열은 개혁진영이 공히 분단체제를 불철저하게 인식한 것이 불러온 결과다. 분단체제가 개혁진영의 단독집권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공고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을 했다면 양김은 분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개혁진영의 단독집권은 실현되었을 것이었다.

 

87년 대선 패배는 양김의 분열을 내부적 요인으로 하고 분단체제의 정치기제 작동(858KAL기 실종사건과 김현희)을 객관적 요인으로 해서 발생한 합법칙적 결과였다. 분단체제 정치기제의 작동이 결정적이었던 것은 물론이다.

 

양김은 수 십 년 동안의 정치역정에서 분단체제의 공고성에 대한 실체를 그때 가장 제대로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은 그들의 집권전략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김영삼은 3당합당이라는 보수대연합의 길로 나아가 집권에 성공했다. 김대중 역시 DJP연합을 통해 집권을 실현했다. 양김의 행로는 노무현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정몽준과의 연대를 통해 집권을 해낸 것이다.

 

김영삼의 3당합당과 김대중의 DJP연합 그리고 노무현의 정몽준과의 연대는 분단체제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정치현상이다. 집권전략을 중원장악 전략에 의거해 실현한다는 점에서다.

 

이후 분단체제에서 개혁진영의 단독집권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되었다

김영삼의 3당합당과 김대중의 DJP연합 그리고 노무현의 연대가 주는 이러한 교훈을 정동영이나 문재인은 뼛속 깊게 넣지를 못했다. 이 역시 분단체제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의 반영이었으며 결과는 대선패배로 나타났다.

 

결국,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의 집권 그리고 개혁진영의 연이은 대선 패배는 분단체제 하에서 개혁의 집권은 중원장악전략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는 것을 천리처럼 정립시켜주었다.

 

안철수정치 역시 개혁진영의 단독집권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정치조류다

중원장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안철수의 태세는 거의 사활적이다. 안철수가 더민주당이 방출하는 정치인들의 일부를 흡수하고 새누리당에서 나오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흡수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은 그래서 단순히 이삭줍기가 아니다. 중원에서의 생존방식이다

안철수가 낡은 보수와 낡은 진보라는 있지도 않은 표적을 가공해서는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을 주창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안철수가 새누리당에서 축출당하고 있는 비박 혹은 친이와 연합을 시도해 김영삼식 신보수대연합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렇지만 안철수정치는 집권전략을 가동시킬만한 동력을 갖고 있지 않다. 안철수의 길은 박찬종과 정주영 그리고 이인제와 문국현이 걸었던 길이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정치는 중원에서 자신의 정치생명을 키우고 연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정치현상이다. 국민의 당은 국회의원 뺏지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집합소인 것이다안철수식 새정치의 실체다.

 


3-김종인은 중원장악을 통해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개혁의 집권전략이다.

 

개혁진영에 사람들이 실망을 하는 것은 개혁진영에 흔히 과도한 것을 요구하고 이것이 실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도한 요구는 개혁진영이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개혁진영의 한계를 뛰어넘는 내용들인 것이다. 사실, 개혁에게 개혁이 아니라 진보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진보가 아닌 개혁이 부정과 불의 부패에 목숨 걸고 싸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정원 선거개입사건과 세월호 참사 그리고 테러방지법 등에서 적당하게 타협을 하고서는 그것을 올바른 정치라고 선전을 하는 것 역시 개혁이 갖는 지극히 정상적 모습이다.

 

김대중 노무현이 그 유리한 조건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못한 것 역시 궤를 같이 하는 문제다. 김대중 노무현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못한 것은 당연하게도 개혁진영의 한계 때문이다. 힘과 힘이 치열하게 맞부딪히는 현실정치에서 개혁진영은 분단체제의 최고의 표현 중에 하나인 국가보안법과 맞짱을 뜰 수도 뜰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이것들은 개혁진영에게 과도한 기대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준다. 따라서 개혁진영에게 일부가 상습적으로 들이대곤 하는 진보의제와 진보태세는 깔끔하게 철수되어야한다. 개혁에게는 개혁을 요구해야지 진보를 요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김종인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대한 답은 이즈음에서 또렷한 모습으로 확인된다.

 

김종인은 개혁진영의 집권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문재인이 대선 승리를 위해 가동하는 중원장악전략이다. 중원장악을 통해 집권전략을 실현하려는 문재인의 책사가 김종인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이 이해찬과 정청래를 날리고 또한 비례대표에 자신을 셀프 공천하게 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것이 김종인에 대한 원칙적 관점 즉, 민중적 관점이다.


 

4-문재인의 전반적 변신 김종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개혁의 정체성을 이렇듯 인식하게 되었을 때 진보가 김종인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되는지도 명확해진다.

 

하나는 개혁에 대해 더 이상 이러쿵 저러쿵 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개혁을 향해 진보 의제나 진보태세를 들이대며 시끄럽게 하는 것은 개혁진영의 중심에 진입하지 못해 안달하는 입 진보들이나 할 일이다

원래가 그런 것이 입진보다. 대중 속에 뿌리박지 않고 대중의 지근거리에서 서성이거나 혹은 기회가 되면 대중 위에 군림하기도 하는 입진보들의 생존방식인 것이다.

 

개혁에 대한 또 하나의 자세는 개혁의 집권에 대해 비판적으로나마 지지를 해야된다는 것이다.

개혁의 집권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게도 한국사회가 분단체제라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개혁은 설령 집권을 한다 하더라도 분단체제를 온전하게 극복할 정도의 실력은 발휘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는 분단체제의 만만찮은 저항과 수시로 마주해야한다. 노무현이 대북송금문제를 사건화한 것이 그 비근한 예다.

미국의 이해관계가 관통해있는 것이 분단체제여서이다. 또한 분단체제가 70년 넘게 오랫동안 지속되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혁이 집권에서 부여받게 되는 역사적 소임은 분단체제에 파열구를 내는 것에 있다. 친미사대를 전반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으로서 이를테면 '종북몰이'를 무력화시키거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 등이 최대치다.

 

진보가 개혁의 집권에 대해 비판적으로나마 지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다음으로는 진보정치가 분단체제에 의해 말살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진보정당 건설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진보가 현 시기에 개혁의 집권에 대해 비판적으로나마 지지를 해야한다는 것은 사실, 비극적인 일이다. 지난 87년 대선국면에서 나왔던 비판적 지지와 크게 다르지 않는 전술이다. 이는 한국정치사회가 이명박 박근혜에 의해 80년대로 퇴행해버렸음을 보여주고 있다.

 

분단체제의 온전한 극복은 결국, 투쟁으로 조직화된 전국적 진보민중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이것이 문재인의 전반적 변신 그리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김종인과 관련해 진보가 구체적으로 견지해야되는 전략적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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