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여성들의 모임
권말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여성들의 모임>에
어렵사리 이름 석 자 올려놓고
난생처음 북녘땅 밟을 기대 부풀었는데
'재판중'이라며 <법무부>가 불허하고
'국가보안법'이라며 <국정원>이 불허하고
허수아비 <통일부>도 덩달아 불허하며
겹겹이 벽들을 쌓는다만
뚫지 못할거라 짐짓 으스댄다만
그럼에도 나는 가노라, 개성!
팔딱이는 심장 안고
철조망 아무리 둘러쳐도
벽돌 아무리 쌓아 올려도
바람은 뚫고 가고
새들은 타고 넘고
햇살은 스며들듯
자유로운 내 영혼 이미
선죽교 돌다리 위 걷노라
기와집 즐비한 거리 걷노라
북녘여성 맑은 눈 보며
고운 노래소리 들으며
민속주 한 잔에 취해
기쁨에 취해
울고 웃고 웃고 우노라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여성들의 모임이
남북농민들의 모임이
남북노동자들의 모임이
남북시인들의 모임이
남북청년학생 혹은 그 누구라도
해마다 철마다 남북을 오가며 만나
손 잡고 웃고 사랑함으로
튼튼한 평화 행복한 통일이
우리 땅 가득 펼쳐지도록
그 잘난 '불허'앞에 다시금
두 주먹 불끈 쥐고 외치나니
"철폐,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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