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대북대결
<분석과전망>평화협정에도 비핵화에도 관심 없는 미국
평화협정에 관심 없는 미국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결국, 일축하고 말았다. 20일 성 김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통해서였다.
김 대표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주최한 ‘북한 비핵화와 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이라는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의 평화협정체결 요구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을 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대로다.
북한의 평화협정체결 제안이 대미대화요구인 것은 맞다.
하지만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요구는 본질에 있어서는 북핵을 둘러싸고 형성되어있는 현 시기 북미대결전의 전선을 다른 전선으로 이동시키려는 북한의 공세적 태세로 볼 수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핵 폐기’ 대 ‘평화협정 체결’ 전선을 ‘핵 동결’ 대 ‘평화협정 체결’ 전선으로 이동시키려는 것이다.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제안이 단순히 대화 요구가 아니며 원론의 강조 또한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핵 폐기’를 폐기하고 ‘핵 동결’을 받아들여 여기에 평화협정으로 조응한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대북대결정책의 폐기를 전제하는 것이다. 또한 그 자체이기도 하다. 미국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근본 변화다.
따라서 김 대표가 북한의 평화협정체결 논의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한 것은 미국이 지금으로서는 북한과 대화를 할 의사도 대북대결정책을 폐기할 의지도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으로 된다.
다시 말하면 기존처럼 계속해 대결하겠다는 것이다.
대화에도 비핵화에도 관심없는 미국
김 대표가 청문회에서 한 발언에는 대화와 관련된 것들을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또렷하게 밝혀져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 정책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 성급히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을 하며 이를 바꾸지 않고 지속해나겠다고 한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에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더불어 또 하나의 흥미로운 것이 들어있다.
김 대표는 북한에 대한 억지.제제.압박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억지.제제.압박이 북한의 ‘핵 확산’을 막아내는데 도움이 되었을 뿐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솔직히 현재로서는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는 실토까지 했다.
일정하게 주목할 만한 수사다. 현실적으로 비핵화가 무망한 것이라는 인식의 일단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비핵화를 위한 정책구사를 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는 미국 대북정책의 세 기둥인 억지.제제.압박이 북한의 비핵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억지.제제.압박을 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극히 정치적 수사일 뿐 비핵화정책이 아님을 드러내주는 것이다.
오직, 대결밖에 없는 미국
평화협정체결 요구를 일축하고 비핵화가 무망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은 미국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대결밖에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 대표의 발언에 온갖 빼곡이 들어차 있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이 군사에서 억지, 경제에서 제재, 외교에서 압박으로 구성되어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경제적 압박에 대해 "우리는 지난해 유엔을 통해 북한의 주요 해운선사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며 "그 결과 이 선사의 배들은 외국 항구 진입이 거부되고 압수되거나 북한의 항구에서 출항하지 못했다"고 했다.
추가제제도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의 후속조치로) 지난 1월 발동한 새로운 행정명령을 활용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북한의 단체와 개인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증거 조건이 맞으면 추가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이다.
외교적 압박과 관련해서는 "북한을 상대로 한 우리의 외교적 노력은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공조"라며 북한을 제외한 5개 국가들의 입장이 일치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김 대표의 발언에는 오직 대북대결만이 흉흉하고 즐비하게 깔려있다.
미국의 군사적 억지. 경제적 제재. 외교적 압박이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대북대결의 양태들임을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북한은 지난 8월 남북 간에 조성되었던 첨예한 군사적 위기를 남한과 함께 8.25합의를 내오는 것으로 해소를 해냈다.
이어 평화협정 체결 제안도 리수용 외상의 유엔 연설이라는 공식적이고 급 있는 격을 통해 밝혔다.
또한 조선노동당 70돐을 즈음해 많은 전문가들이 장담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도 하지 않았다.
이는 분명히 미국에 대한 좋은 신호임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런 즈음에 미국이 대북대결정책의 지속 의지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오직, 대북대결인 미국에 대해 북한은 과연 어떻게 나오게 될 것인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이 지속되는 한 비핵화는 없다면서 ‘핵 군축’을 언급하고 평화협정을 강조하고 있는데서 확인되듯이 북한은 이후로도 ‘핵 동결’ 대 ‘평화협정’ 전선을 형성시키려는 활동을 계속해 나가게 될 것이다.
장거리 로켓 발사 그리고 새롭게 주목되고 있는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 이어 4차핵시험.
미국이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들이다. 북한은 이와는 달리 ‘핵 동결’ 대 ‘평화협정 체결’ 전선을 굳건히 하는 정치기제로 설정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것들을 이제, 본격적으로 주시하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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