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북몰이와 진영논리
<분석과전망> 정권 유지 및 재창출 전략이자 분단체제 유지 전략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진보라는 말을 입에 잘 올리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보수라는 말도 더불어 잘 쓰지 않습니다.
특히 분단체제의 폐해를 온몸으로 겪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보수’ 대 ‘진보’라는 보진구도가 현 사회를 설명하는 분석틀로서 그 유의미성이 없어졌다는 말까지도 나옵니다.
상당 의미 있는 현상이자 지적입니다.
이는 진보가 한국사회에 과학적으로 정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에 상응하는 개념인 보수의 행태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한국사회에 진보가 어떻게 새롭게 과학적으로 정립되었고 이에 대해 분단체제가 어떻게 공격하는지를 짚어보려합니다.
한국사회가 아직까지도 보수를 정립하지 못했다는 것도 아울러 보수 대 진보라는 보진구도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심각하게 왜곡되었다는 것도 논증해보려합니다.
사변적인 논리싸움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전선의 투쟁현장에서 실천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라 여겨져서입니다.
특히 이후 힘차게 전개될 당 건설사업에서는 더욱 중요한 실천적 담론으로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글 중에서 마지막인 세번째 글입니다. 아래 첫번째 글과 두번째 글을 링크겁니다.
1-자주 민주 통일
<분석과전망>투쟁하는 대중들이 새롭게 재정립한 한국사회의 진보
http://fromfront.tistory.com/740
2-압살과 고립배제 그리고 포섭
<분석과전망> 2- ‘미친체제’는 분단체제의 존재방식
http://fromfront.tistory.com/742
-편집자 주
역사는 훗날 박근혜정권이 북한에 대한 공격, 진보에 대한 공격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운용한 정권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정권의 그 권력 운용행태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이 진보 공격이다.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진보에 대한 공격은 가히 그칠 새가 없었다. 진보를 통 채로 압살하겠다는 것이었으며 안되면 철저히 고립배제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으로 설명할 수 대표적인 것이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다.
박근혜정권이 진보를 공격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정권 유지를 위한 요구에서 나온다. 진보를 그대로 놔두고서는 정권의 유지나 운용에 심각한 파열구가 나고 만다는 것을 박근혜정권은 태생적으로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권은 진보를 공격할 때 보수적 가치를 그 기제로 사용하지 않는다. 박근혜정권이 진보를 공격할 때 사용하는 정치기제는 주로 종북몰이다.
종북몰이는 물론 진보만을 과녁으로 삼지는 않는다. 이른바 개혁으로 불리워지는 범 민주세력에 대해서도 어김없이 파고드는 것이 종북몰이다.
종북몰이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졌다. 특히 천안함 사건에서 발휘되었던 종북몰이는 현상으로만 보면 무소불위였다.
종북몰이가 갖고 있는 정치적 쓰임새는 박근혜 정권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 때 보다 더 극대화되었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이라는 한국 현대정치사의 비극이 이를 증명한다.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은 박근혜정부의 종북몰이가 이명박정부의 종북몰이와 질적으로 다른 지경에 도달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종북몰이의 쓰임새가 박근혜정부 들어 더 극대화되었던 것은 박근혜정부가 그 종북몰이에 또 하나의 정치기제를 결부시켰기 때문이었다. 보수냐 진보냐라는 진영논리가 그것이다.
사실, 우리사회에는 보수냐 진보냐 하는 보진구도가 없다. 진보가 정립되어있기는 하지만 그 반대편에 보수가 정립돼있지 않아서다.
몇몇 정치인들이나 보수라고 자처하는 인사들이 ‘꼴통 보수’라는 말을 언급하며 자신들은 그 대척점에 ‘합리적 보수’로 서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새누리당의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다. 그렇지만 이는 우리사회에 제대로 된 보수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현상일 뿐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보진구도를 억지로 짜는 것에 박근혜 정권은 그 어느 권력보다 치밀하게 접근했다. 많은 정치역량을 보진구도를 짜는 데에 배치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9월 방미 과정에서 교민들을 모아놓고는 대선에서 ‘보수의 승리’ ‘보수의 재집권’을 주창한 것이 그 비근한 사례다. 김 대표는 보수냐 혁신이냐는 대립구도를 직접 사용하면서 그렇게 언급을 했다. 역사교과서 문제도 언급했던 자리였다.
그 수사는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그 이전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었을 때도 김 대표는 보수냐 혁신이냐를 언급하며 보수재집권을 강조했던 것이다. 보수냐 혁신이냐는 개념은 보수냐 진보냐의 다른 표현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노동개혁’을 맡아 나서 노정 갈등을 전면화시켜 놓는 것도 박근혜정권의 보진구도 형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박근혜정권이 보진구도를 짜는데서 빼놓을 수 없는 대형사건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문제는 근본적으로는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것으로 역사를 바꾸어 분단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당장에는 국민갈등을 유발하는 것을 통해 보진구도를 형성하려는 정치의도가 작동을 한 것이다.
박근혜정권이 억지로 보진구도를 짜는 이유는 그것에서 진영논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진영논리는 곧바로 종북몰이에 결합되어 종북몰이의 정치적 쓰임새를 높이는 기반 내지는 구도가 되어주었다.
종북몰이가 있는 조건에서 여기에 진영논리를 결부시킴으로써 박근혜정권은 정권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종북’으로 매도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시켜내게 된 것이다.
종북몰이에 진영논리가 결부되었을 때 그것이 박근혜정권에게 얼마나 큰 정치기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것이라며 친일과 독재를 비판하는 시민사회와 야당의 투쟁에 대해서까지 종북몰이가 구사되는 데에서 또렷하게 확인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이미 수도 없이 확인했던 것들이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정당한 투쟁은 물론 심지어는 경상남도 유상급식을 반대하는 흐름에 대해서도 종북몰이는 여지없이 파고들었던 것이다.
이것들에서 사람들은 종북몰이와 진영논리의 결합이 참을 봉쇄하고 거짓을 은폐하는 정치기제임을 확인했다.
사람들이 이를 최초로 경험한 것은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사건 때였다.
천안함사건 관련 정부보고서가 발표되었을 때 세계적 명망을 갖고 있는 한국 과학자들이 합리적 의혹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그 과학자들은 어느 순간 과학의 영역에서 끌려 나가야했다. 그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간 곳은 정치의 영역이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무참히 공격을 당해야했다. 북한으로 가라고 했다.
종북몰이는 그렇듯 거짓을 배격하고 참을 증명하려는 과학자들의 머리 위로 사정없이 퍼부어졌던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종북몰이에 의해 과학자들이 제기했던 ‘참’이냐 ‘거짓’이냐의 논리가 어떻게 무참하게 유린당하는지를 너무나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아울러 그 종북몰이가 박근혜정부 들어서서는 진영논리와 결부되어 한 층 더 진실을 봉쇄하고 거짓을 은폐하는 구조로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람들이 확인한 것은 더 있다. 박근혜정권의 종북몰이와 진영논리가 본질적으로는 정권에 대한 유지 및 재집권전략이란 것 또한 정확하게 간파를 한 것이다.
박근혜정권은 정권을 창출하고 유지해오는 동안 수많은 문제와 실정들을 드러냈다. 국정원대선개입사건과 내란음모사건 그리고 세월호 참사 등 한결같이 다 정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사건들이었다.
종북몰이나 진영논리 그리고 종북몰이와 진영논리의 결합이 불러들인 국민들 간의 갈등들은 박근혜정권의 문제나 실정이 정권의 위기로 되는 것을 저지해주는 정치기제로 설정되었다.
정권유지전략인 셈이다.
종북몰이와 진영논리 첨예화는 아울러 정권재창출전략이기도 하다. 종북몰이와 진영논리첨예화는 박근혜정권이 이른바 30%라는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조건에서 지지층을 한층 더 공고히 결집하는 것이면서 이를 통해 무당층을 끌어들이는 정치공학적 셈법인 것이다.
그렇지만 박근혜정권의 종북몰이와 억지로 짜고 있는 보진구도 그리고 종북몰이와 진영논리의 결합은 오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종북몰이와 진영논리들이 참이냐 거짓이냐는 고전적인 대립구도와는 본질적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는 보진구도와 종북몰이를 결부시켜 참을 봉쇄하고 거짓을 은폐하지 않고서는 유지될 수 없을 정도로 정권도 분단체제도 약화되어 있으며 이는 종국적으로는 분단체제가 끝자락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
박근혜정권의 종북몰이와 억지로 짜고 있는 보진구도 그리고 종북몰이와 진영논리의 결합이 오래갈 수 없는 결정적 이유는 진보의 존재 때문이다.
정권이 거짓에 의해 유지될 정도로 약화되고 더 나아가 분단체제가 막바지에 이르게 된 것은 분단체제 저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 아니다. 진보가 대중투쟁을 통해 새롭게 정립되고 진전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상황이다. 현 시기 한국사회의 진보가 자주민주통일로 구성된 것이 조성시키고 있는 합법칙적 정세인 것이다.
수많은 투쟁들이 증명해주고 있듯이 진보는 분단체제를 극복할 수 있는 동력을 내재하고 있으며 분단체제는 진보의 진전에 의해서 종식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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