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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2-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언제까지 유지될까?

by 전선에서 2014. 12. 19.

2-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언제까지 유지될까?

<분석과전망>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의 의미

 





미국 쿠바 국교정상화는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로 이어지나?

 

미국 쿠바 관계 정상화는 단순히, 미국과 쿠바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대외정책의 변화의 징후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쿠바 봉쇄는 민주적이고, 번영하며 안정적인 쿠바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음이 분명해졌다

1217일 미국이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선언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성명에서 언급되고 있는 내용이다. 대 쿠바 적대정책의 실패를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적이고 공식적으로 인정을 한 것이다.

 

지난 1959,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통해 쿠바에 사회주의정부를 세운 뒤 자국 내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하고 국영화 조치를 취하게 되었을 때 가장 놀라워하고 또한 극렬하게 반발했던 것은 미국이었다. 2년 뒤 미국은 쿠바와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리고 이듬해 금수조치도 취했다.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당한 것 등이 그러나 외교단절의 근본 이유는 아니었다. 그것들은 계기였을 뿐이었다.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것에 있었다.

자국의 앞 마당에서 사회주의가 태동하고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국의 대 쿠바 적대정책은 근본적으로는 사회주의 확산을 막겠다는 대책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미국의 대 쿠바 적대정책은 그 이후 무려 53년간이나 지속되어왔다. 물론 과정에 유화적일 듯한 조처가 나오기는 했다. 그렇지만 근본 틀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미국은, 자신이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론에 도달했음을 드러내고 만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이 시기가 쿠바와 국교를 단절했던 1961년과 마찬가지로 카스트로 일가와 공산당이 여전히 쿠바를 통치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우리는 똑같은 정책을 계속 하면서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실토를 했다. 사실 급변이다. 실패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전문가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대외정책 변화의 징후가 읽히는 대목으로 꼽는 대표적인 것이 이것이다.

 

미국의 대외정책변화 기미와 대북대결정책 변화의 문제

 

미국의 대외정책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것이 북미관계에서 핵심적인 사안으로 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변화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 수정으로 이어질 것이냐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특별성명에는 주목할 만한 두 가지의 대목이 있다.

"미국의 봉쇄 정책은 중남미 지역과 전 세계의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미국이 오히려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언급이 그 하나이다.

이는 중남미 국가는 당연하고 유럽연합(EU)조차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이 미국에게는 쿠바에 대한 적대정책을 지속하기 힘들게 하는 국제환경이었다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된다.

 

이것이 주목되는 것은 동북아 정세와 비견해볼 만해서다.

동북아의 지형에서 북중러 간의 공조는 엇박자가 없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기본으로서의 모양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북러 관계 진전과 북일 관계 진전 가능성이다. 현 시기 북러 관계 발전 양상이 미국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할 것 없이 다 알고 있는 사안이다. 북러 관계 발전이 반미기조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북일 관계 진전 움직임 또한 미국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북일 정상화로 그 방향을 설정해두고 있어서다. 미국이 북일 관계 진전과 관련 일본에 내정간섭 수준으로 접근하여 속도조절을 시도하는 속내이다.

더구나 미국은 동북아패권 수립을 아시사귀환정책의 핵심으로 세우고는 그것을 실현할 수단으로 한미일3각동맹을 설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경제적으로 중국과 가까워져야하는 우리나라의 전략적 이해관계 역시 미국에게는 좋을 것이 없다.

 

이것들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동북아의 이후 변화되게 정치지형 상에서 미국의 고립을 자초하는 것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그가 1972년 미·중 수교와 1995년 미·베트남 수교를 언급했다고 하는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훨씬 더 큰 나라와 35년 넘게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미중수교를 대한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어떤 냉전 대결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 희생되는 전쟁을 치렀던 베트남과도 20여 년 전 관계를 정상화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쿠바와 관계정상화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원한 논리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미 쿠바관계정상화에만 국한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문제와도 결부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쿠바 국교 정상화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18일자 기사를 통해 미 대통령이 17일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국제 외교가의 시선이 '평양'에 쏠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 전 "이란·쿠바·북한 정상과 만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이제 남아있는 것은 북한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다.

연합뉴스의 전망에 따르면 미-쿠바 관계정상화는 북한에 관계 개선의 장으로 나오라는 미국의 '무언의 신호'가 될 것이며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한에 손짓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양보 혹은 패배

 

그럴듯하다. 미 쿠바 관계정상화문제를 북미관계정상화 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은 국제현실에서 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전망과 관련하여 현실을 잘 타산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은 미-쿠바 관계발전 문제를 북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북미대결전은 미-쿠바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국과 쿠바의 관계처럼 단순한 적대관계가 아닌 것이다. 북미대결전의 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당장에는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세계패권과 관련되는 핵심적 범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화 용의를 천명한 취임 첫해인 20095월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했던 것을 전문가들이 지금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북미대결전이 단순한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할 수가 있다.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최근 회고록에서 다루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미국이 악수를 청한 데 대해 북한이 주먹으로 응수했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북한은 경제 개발과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진노선'을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들은 구속자 석방 문제가 미-쿠바 간의 관계정상화의 매개였던 것과는 달리 북미 관계 정상화문제는 핵 미사일 문제 해결을 그 매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근본적 차이이다.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는 결국 북미대결전을 기본으로 세계적 의미로서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 및 통일문제와 결부됨으로 인해서 세기적 변화를 동반하게 되는 문제인 것이다.

 

-쿠바 관계정상화를 북미관계와 결부시키게 될 때 가장 중요하게 부각시킬 수 있는 것은 따라서 미-쿠바 관계정상화가 미국의 대 쿠바 적대정책의 실패를 전제로 출발하고 있다는 사실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달리 표현한다면 미국의 한 국가에 대한 적대정책이 실패에 이르지 않는 한 관계 정상화의 길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미국의 대 쿠바 관계정상화에서 미국 대외정책의 변화, 구체적으로는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의 수정 징후를 찾아내는 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방북을 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이 다시 부상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 이후 워싱턴 내에서 북·미 직접 대화론이 부상하고 있던 터였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6일 한 세미나에서 "·미 대화를 하는 데서 주저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는 인사가 러셀 차관보여서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가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북미직접대화는 당장에는 6자회담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로 모아지게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제조건 있는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의 간극을 없애는 것이 그 구체이다.

절충은 현실적으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대로 누군가 양보를 해야되는 문제인 것이다. 힘과 힘이 맞서는 냉혹한 국제현실에서 양보는 패배의 다른 표현이다.

 

-쿠바 관계정상화 선언과정에서 양보하여 패배한 것은 미국이었다. 이후 북미관계 정상화에서는 누가 양보를 하여 패배를 하게 될 것인가?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에서 눈을 언제까지고 붙이고 있으면 알 수 있게 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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