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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군사충돌은 충돌대로 대화는 대화대로?

by 전선에서 2014. 10. 13.

군사충돌은 충돌대로 대화는 대화대로?

<분석과전망>남북관계개선의 초입에서 확인되는 이른바 투트랙

 




지난 104일 인천에서 있었던 북남 고위 당국자들의 접촉은 북남관계 개선에 좋은 분위기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였다. 이에 따라 제2차 북남 고위급접촉도 일정에 올라 있다

12일 북한이 발표한 '고위급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담화'에 나오는 구절이다. "모처럼 마련돼가고 있는 개선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나온 구절이다.

 

군사충돌은 충돌대로 대화는 대화대로

 

이는 2차 고위급접촉 일정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 된다. 매우 주목된다. 결정적으로는 우리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곧바로 맞물린다. 2차 고위급 접촉은 이미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환호의 전조였다.

 

이것이 더욱 주목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최근에 조성된 위험한 정세 때문이다. 7일 연평도 인근에서 서해교전이 발생을 했다. 북방한계선을 둘러싸고 남북해군이 서로 총격전을 벌인 것이었다. 5년만에 발생한 남북 간의 전투였다.

북한의 최고위급 대표단이 방남을 한 뒤 사흘 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에 발생한 사건이어서 더욱 관심을 촉발시켰다. 우려와 걱정에 기반한 그 관심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3일 후에도 남북 간의 전투는 또 발생을 했다. 대북단체의 북한비방전단살포를 두고 북한이 먼저 사격을 가한 것을 계기로 남북 간이 서로의 GP인근을 공격한 것이다.

 

위험천만한 군사충돌이었다. 국지전으로 확전되지말란 법이 없는 전투였다. 미국의 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나서서 우려 입장을 표명할 정도였다. 2차고위급회담이 무산될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북한도 예외가 아니었다. 11일 북한의 언론인 우리민족끼리의 글에서는 물론 1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괴뢰패당의 처사(대북전단 살포 묵인)로 하여 북남관계가 파국에 빠지게 된 것은 물론 예정된 제2차 북남 고위급접촉도 물거품으로 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는 글을 실었던 것이다.

 

북한의 담화에서 사람들은 위기에 봉착한 듯했던 2차고위급회담이 가까스로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사람들이 북한의 그 담화에서 특별하게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개선을 얼마나 중시여기고 있는가하는 것과 더불어 이를 위해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투트랙전술이다. 군사충돌을 충돌대로 가고 대화는 대화대로 간다는 북한의 입장을 사람들은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매우 현실적이다. 남북관계에 위기를 조성하는 요인을 한꺼번에 전격적으로 해소해버리는 것은 특단이 아니고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투트랙은 남북관계개선의 흐름이 시작되는 초기에 구사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술일 수 있는 것이다.

 

상호비방과 군사충돌이 없는 남북관계개선

 

2차고위급회담이 살아있음을 통보한 북한의 이 담화에 그러나 우리정부에 대한 특별한 주문이 담겨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담화는 "남조선 당국은 이제라도 불미스러운 과거와 결별하고 관계 개선에 발 벗고 나서겠는가, 아니면 민족을 유혹하고 기만하는 놀음으로 세월이나 허송하겠는가 하는 저들의 진속을 온 겨레 앞에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백 마디, 천 마디의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북한이 우리정부에 던지고 있는 그 주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의미 또한 마찬가지로 작지가 않다. 구체적으로는 군사충돌이 없는 대화트랙만이 운용될 수 있는 단일 트랙으로 가자는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그 주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어있다. 담화는 지난 10일 대북비방전단을 살포한 대북대결단체에 대해 인간쓰레기들이라고 간단히 규정을 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우리정부에 묻고 있다. 우리정부가 노골적으로 묵인했다고 한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우리정부에 가하는 비방으로 볼 사람들은 없다. 민간단체의 활동에 대해 법적으로 막을 방도가 없다는 정부의 입장이 얼마나 현실적이지 않는가하는 것은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복잡할 것 없이, 정부의 그 입장은 군색함의 정점이다.

 

담화는 "삐라 살포와 같은 엄중한 도발이 계속되는 한 그를 막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대응은 보다 강도 높은 섬멸적인 물리적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성된 사태에 대처해 전연에 배치된 아군 부대들은 인간쓰레기들의 삐라 살포를 파탄시키기 위한 기구소멸 전투에 진입했다"는 것을 밝히기도 한 만큼 담화의 이 대목은 결코 빈말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북한이 인간쓰레기라고 규정한 반북단체의 반북활동을 우리정부가 나서서 책임지고 막아야한다는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북단체의 북한비방활동은 애초, 북한이 나서서 이러쿵 저러쿵 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정부가 남북관계개선 흐름을 원한다면 알아서 해결해야할 간단한 몫이다. 우리정부의 통치활동의 기본 범주인 것이다. 그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반북으로 일관했던 이명박 정부조차도 반북단체의 전단살포행위에 대해 경찰의 물리력을 동원해 차단시켰던 적이 있었던 것이다. 남북관계개선의 흐름이 있었던 때도 아니다.

이번 전단살포로 인한 남북간의 총격전을 두고 북한을 비방하는 것 보다는 반북단체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더 비등했던 이유이다.

 

반북을 존재이유로 만들어지고 활동하는 반북단체들의 남북관계개선에 역행하는 활동들을 막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정부의 결정이다. 담화에 있는 "아직 선택의 기회는 있다""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대목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이다.

 

충돌은 충돌대로 가고 대화는 대화대로 간다는 투트랙은 북한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엇보다도 우리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 2차고위급회담이 성과적으로 진행되어서 이산가족상봉이 이전과 같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안정적인 사업으로 되기를 그리고 5.24조치가 해제되어 금강산관광사업도 재개되기를 우리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다.

 

상호비방과 군사충돌이 동반되는 남북관계개선에서 그러한 사업들은 성사된다해도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의 경험에서 환하게 꿰차고 있다. ‘충돌은 충돌대로 대화는 대화대로가 아니라 비방과 군사충돌 없는 남북관계개선을 우리국민들은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답할 곳은 일단 북한이 아니다. 우리 박근혜정부이다. 그리고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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