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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2차남북고위급회담, 남북관계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

by 전선에서 2014. 10. 4.

2차남북고위급회담, 남북관계개선으로 이어질 것인가?

<분석과전망>예상치 못한 북한최고위급의 전격적이고 파격적 방남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지난 924일 박근혜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가는 유엔연설을 해서다핵 포기를 종용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정면에서 거론한 연설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외교마당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문제를 부각시켰다는 것은 남북관계를 참담한 지경으로 몰아가고도 남을 행보로 평가받았다.

누구나 예상했듯이 북한의 반발은 강력했다.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한 것 정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욕설에 가까운 단어들을 사용해 북한은 박 대통령을 연일 몰아쳤다.

 

그런데 4일 북한이 고위급 방남을 결행하게 된 것이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고위급이라는 말은 적절치가 않을 정도이다. 최고위급이라는 표현을 많은 언론들이 쓰고 있는 이유이다. 더구나 혼자가 아니다.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당 비서 등이 11명의 방남단에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그 핵심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구성한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이 공식 의전서열에서야 앞선다. 그렇지만 현실로 들어가면 다르다. 지난 5월 총정치국장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5일 북한 최고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의 부위원장까지 맡았다. 핵심실세 중에서도 첫손가락에 꼽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군에서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뒤를 잇는 사실상의 '권력 2인자'로 보는 이유이다.

 

최룡해 당 비서 역시 핵심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총정치국장 출신이기도하다. 당 통일전선부장과 아태위원장 등을 겸하고 있는 대남정책 최고 책임자인 김양건 대남 비서 역시 특별한 설명이 필요치가 않다.

 

전격적이고도 파격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북측이 방문 계획을 통지한 것은 3일 오전이었다. 남측의 동의는 오후에 바로 이루어졌다.

 

오전 9시 평양을 출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전 1010분경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서는

오전 1120분 인천 오크우드호텔에서 오찬을 가졌다. 7시에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도 참가를 했다. 세계가 북한의 놀랍고도 전격적인 행보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폐막식 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정도이다.

 

핵심은 오크우드호텔에서 이루어진 회담이다. 회담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참석을 했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한기범 국정원 1차장, 천해성 남북회담본부장 등도 함께 했다. 실무자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었다.

 

이는 북측의 방남단 파견이 결국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회담은 남북고위급회담이었다. 그리고 그 회담의 결과는 남측 정부가 지난 8월에 제기한 제2차 고위급회담을 북측이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었다. 이달 말이나 11월초에 하되 남측이 원하는 시기로 하기로 했다.

남측이 기왕에 제기한 제2차남북고위급회담은 북측에서 그냥 수용하면 될 터였다. 그러나 전례 없이 높은 급의 인사들을 방남까지 해 남측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북한은 보인 것이다.

 

이것이 갖는 의미를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식견을 동원할 필요도 없다.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의지를 최고 수준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과장이 아니다. 종국적으로는 남측에 정책변화를 촉구하는 것이었다.

 

청와대는 과연 어떠한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인가?

 

사람들은 청와대를 바라보면서도 그러나 그 시선의 반 정도는 미국에게로 돌려놓고 있다. 남북관계개선문제가 남북 간의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을 포함하고 있는 문제이다.

 

남북관계개선에서 관건이 미국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한두 번만 확인한 것이 아니다. 올 초 조성되었던 남북관계개선의 중심이었던 제1차남북고위급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했던 원인으로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입장을 들었다. 그때 미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규모는 최대로 키우고 강도는 최고로 높게 해서 남북관계개선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차단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북측 방남단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표명을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3(현지시간) 북한 고위급 방남에 대해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것 역시 전격적이다. 빠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미국의 입장을 다 확인했다고는 할 수가 없다. 미국의 핵심적인 입장은 이후 제2차남북고위급회담이 진행되고 그 결과들이 현실화되는 과정에 청와대의 입장 속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차고위급회담 성사 과정에서 남측이 해야할 화답은 한가지이다. 정책전환으로 응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제2차남북고위급회담은 적지 않은 성과를 내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남북관계개선은 성과있게 진행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그러한 예단을 섣불리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남북 간에 그리고 북미 간에 곡절 없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다.

이후 케네스 배 등 북한 억류 미국인석방문제 그리고 북한의 핵미사일능력 강화 활동을 11월에 있게 될 미국의 중간선거와 연동하여 면밀히 지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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