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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왜, 황병서인가!

by 전선에서 2014. 10. 6.

, 황병서인가!

<분석과전망>미국에게 대북정책을 바꾸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지 말라는 것

 




4일 있었던 북한 고위급대표단 파견에서 가장 주되게 읽어야할 것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도이다.

그래야만이 북한고위급대표단 파견이 이후 남북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 북미관계에서 차지하게 될 의의와 역할을 가장 과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남

북한 고위급대표단 파견은 제2차고위급회담 성사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하게 접근했을 때 도달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결론이다.

북한으로서는 고위급파견이라는 방식을 통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는 것이 우리정부의 2차고위급회담이었다. 우리정부에서 끊임없이 북한에 그 수용을 촉구했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이른바 적절한 시기를 선택해 그냥 받겠다고 하면 되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2차고위급회담 수용의사를 밝혔다.

전격성은 이른바,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데서 발휘되는 전술이다. 지난 924일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가는 박근혜대통령의 유엔연설이 있고 난 뒤 북한의 반발은 가히 극에 달했다. 그것에서 전문가들은 남북관계개선의 종결을 읽었다.

 

그러던 중 북한은 3일 오전,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우리정부에 방남 계획을 통지했다. 우리정부가 동의를 해준 것은 오후였다. 북한 대표단은 다음 날 오전 9시 평양을 출발했다.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전 1010분경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서는 오전 1120분 인천 오크우드호텔에서 남측 대표단과 오찬 회담을 가졌다. 숨 가쁘다고 할 이것, 전격의 전형이었다.

 

전격성은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오찬 회담에서 한 발언에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께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는 말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한 것이다. 단순히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다. 황병서의 이 한 마디로 얼어붙어가는 남북관계는 순식간에 바꾸어졌다. 그 결과가 제2차남북고위급회담 수용이었다.

 

북한의 이러한 전격성은 대표단 방남의 또 하나의 특징이자 본질적인 대목으로 봐야할 파격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파격의 정점에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 정치국장이 있다.

, 황병서인가? 황병서가 왜, 방남을 했는지를 밝혀야만이 방남의 전격성은 물론 특히 파격성이 제대로 해명되게 된다.

 

전격적인 대표단 방남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은 북한이 남북관계개선 문제를 얼마나 중시여기고 있는가하는 것을 보여준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정부에 대해 대북대결정책을 수정하라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황병서가 누구인가

 


그러나 황병서가 온 것은 단순히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북한의 강한 의지만을 피력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라면 최룡해 당 비서 김양건 당비서 만으로도 충분하다.

최룡해는 군 총정치국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 등 요직을 모두 꿰차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장성택 후임으로 국가체육지도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김양건은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대남통이다.

최룡해 김양건만으로도 대표단은 최고위급이 되는 것이고 특히 파격성 역시도 충분히 담보되고도 넘치는 것이다. 그런데, 황병서인 것이다.

 

황병서가 누구인가?

북한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이다. 부장 직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조선노동당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이 집중된 곳으로 전문가들은 조직지도부를 꼽는다. 정 보다 당이 우위인 북한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빼고는 이보다 더 높은 자리는 없다.

황병서는 또한 지난달 25일 국방위 부위원장 직에 올라 북한 인민군 최고위 인사가 되었다. 계급은 차수다. 원수 계급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포함하면 인민군 서열 2위인 셈이다.

 

우리사회의 전문가들이 황병서를 권력 2인자로 부르는 이유들이다. 틀리지 않다. 그는 공식 의전서열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다음이지만 실제로는 중요 행사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제외하고는 가장 먼저 호명된다.

올해 국방위원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133회 공개 활동 중에 무려 97회를 수행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또한 황병서다.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황병서를 말하는 데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것이 하나 있다.

 

미 본토를 핵 미사일로 타격하겠다고 했던 황병서


 

미제가 핵 항공모함과 핵 타격수단으로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려 든다면 우리 군대는 악의 총본산인 백악관과 펜타콘을 향하여, 태평양 상의 미제 군사기지와 미국 대도시들을 향해 핵탄두 로켓을 발사하게 될 것"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지난 7.27 결의대회에서 황병서가 연설했던 내용이다.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는 말이었다. 누구도 그것을 두고 이른바 위협혹은 공갈이라고 치부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증명한 것은 미국 자신이었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지난 1일 북한이 2013년부터 시작된 서해 동창리 로켓 발사장의 증축 작업이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올해 말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혔다. '38노스'"201212월 발사에 성공한 은하 3호보다 더 큰 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까지도 덧 붙였다. 처음 나온 분석은 아니었다.

 

같은 날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은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이 지난 8월 초 개발 중인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KN-08의 엔진실험을 실시했다는 것도 함께 밝혔다. 위트의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월 그리고 6월에도 KN-08 엔진실험을 했었다.

지난해 미 공군 국가영공정보센터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KN-08는 최소 사거리가 5500이다. 알래스카까지 도달하게 된다.

 

'38노스'의 추정이 거의 확정수준이라는 것은 '38노스'의 권위를 언급하지 않아도 된다. 새뮤얼 라클리어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직접 확인해준다. 라클리어는 지난달 26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북한고위급대표단 파견은 북미대결전에서 어떤 의미인가?

 


이것들은 북한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맞서 핵미사일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이것들은 황병서의 남행이 우리정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결국 미국에게 대북적대정책을 변화시키라고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된다.

 

황병서가 인천에서 고위급회담을 진행시키고 있는 와중에 북한이 외무성 담화를 발표하여 미국에게 위협을 가한 것에서도 이는 잘 확인된다. 외무성 담화는 미국이 북핵과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반발을 하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대처 가능한 모든 자위적 조치를 무제한하게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미국이 남북관계개선 흐름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표현되어왔다. 지난 2월 제1차고위급회담이 성사되는 즈음에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전례 없이 규모는 키우고 강도를 높이는 것을 통해 결국은 남북관계개선 흐름을 막아버렸던 미국의 행태가 그 비근한 사례이다.

 

북한은 미국이 또 다시 제2차남북고위급회담이 불러올 남북관계개선의 흐름에 제동을 걸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을 상대로 가장 수준 높은 위협발언을 했던 황병서의 남행이 유달리 돋보이는 결정적 이유 중에 하나이다.

미국은 4일 미국부부 대변인을 통해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렇지만 짤막하고 원칙적인 그 논평을 남북관계가 곡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게 하거나 이를 계기로 북미대화의 물꼬가 쉽게 트일 것으로 보게하는 근거로 삼는 전문가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이어 시리아침공으로 초장부터 중동에서 수렁에 빠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가 하면 미국 내에서는 에볼라가 발생하는 등의 사태로 인해 오바마 행정부가 맞고 있는 상황은 최악이다. 북한에 억류되어있는 케네스 배 등 미국인 석방문제와 관련해서도 그 어떤 진전이 확인되지않고 있다.

 

이로 인해 오바마 행정부는 11월 중순의 중간선거에서 이미 적신호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악재에서 벗어나고자 북한 억류 미국인을 석방시키려는 차원에서 남북관계개선을 지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른바 선거용으로 남북관계개선 지지입장을 전술적으로 표명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황병서의 남행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결단


 

일본에 있는 조선총연합 기관지 조선신보는 6일 북한 고위급대표단 파견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내린 결단이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 황병서인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결단이 갖고 있는 의미이다.

 

황병서는 군 정복을 입고 인천을 왔다. 황병서는 그 차림으로 회담도 하고 옆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인천아시안 게임 폐막식에도 참가하는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황병서의 군복차림에 대해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는 것일 뿐이었다. 몇몇 언론들은 2000년 조명록 차수가 군복차림으로 방미를 해 클린턴 대통령과 대좌를 하는 모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황병서의 군복이 아니다. ‘군복을 입은 황병서그 자체이다.

 

세계를 향해 황병서로 하여금 군복을 입고 인천을 활보하게 했던 것은 따라서 대단히 명료하다.

미국을 향하여 대북적대정책인 전략적 인내정책을 변화시키라는 것이었으며 당장에는 이후 남북 간에 가져가게 될 관계개선 흐름에 그 어떤 개입도 간섭도 하지 말고 지켜보고만 있으라고 한 것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이러한 강력한 메시지에 미국은 과연 어떻게 대응하게 될 것인가?

북한 억류 미국인에 대한 문제에 어떠한 변화가 시작되게 될지 등 독자들과 함께 면밀히 지켜보고 분석해야하는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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