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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정부,‘어떠한 현안도 논의할 수 있다’

by 전선에서 2014. 8. 18.

<분석과전망>남북고위급회담 성사에 걸리는 실 날 같은 기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어떠한 현안도 논의할 수 있을 것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이 18일 오전 북측이 남북고위급 접촉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용한 말이다.

 

주목하지 않을 정세전문가가 없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강행되고 난 뒤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 건너 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이다. 북한 역시 일주일이 지난 아직까지도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김 대변인의 이 말에서 읽히는 것은 단순히 우리정부가 남북고위급회담 성사를 얼마나 바라고 있는가하는 열망만이 결코 아니다.

 

김 대변인 발언에서 정세전문가들이 단박에 떠올린 것이 두 가지였다.

 

814일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이 그 하나였다.

우리정부에게 남북관계개선의 의지를 촉구하고 그 방도와 관련된 것들을 언급하고 있는 성명이었다. 당시, 크게 고무 받을 것까지는 없는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성명이기는 했다. 우리정부에서 고대했던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한 직접적인 화답이 아니어서였다. 우리정부가 제의한 남북고위급회담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천명한 것 쯤으로 다들 해석을 했다.

 

성명이 천명한 원칙적 입장은 세 가지였다. 그 첫 번째가 조선반도에서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성명은 우리정부에게 미국의 지배와 간섭에서 벗어날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게는 미군철수를 요구하면서였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정부가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을 반대할 것과 미국의 대북압박공조놀음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제시한 원칙적 입장은 기존의 남북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요구한 것이었다.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그리고 10.4선언을 언급했다. 이것들에는 남과 북이 관계개선을 도모하고 조국통일을 이룩하는데서 일관하게 견지해야 할 원칙 그리고 정치, 경제, 문화, 인도주의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방도들이 다 들어있다는 설명을 곁들이면서다.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화해와 단합, 통일을 저해하는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성명이 세 번째로 밝힌 원칙적 입장이다.

동족을 겨냥한 군사적 도발과 전쟁위협,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에 대한 부정, 서로에 대한 비방중상등을 적대행위의 구체로 열거했다.

세워야할 현실적인 대책으로는 남북의 접촉과 협력과 교류의 길을 차단하고 있는 부당한 제도적 장치들을 시급히 철회하여야 한다는 것을 적시했다.

 

성명에도 밝혀져 있듯이 이 모든 것들은 근본적이며 현실적인 문제이다. 조평통의 성명이 근본적인 문제와 현실적인 문제들을 동시에 다 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기계적으로 나열된 것은 아니었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되 그 문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근본적인 것으로 지향시키고 있는 것이었던 것이다. 즉 방향과 현안으로 구분해서 이해하면 되는 성명이었다.

 

성명에서 정세전문가들이 눈여겨 봤던 것은 무엇보다도 7.4, 6.15, 10.4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것들이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서도 언급되어있는 것들이어서이다. 어쨋거나 남과 북의 합치점인 셈이다.

눈 여겨 봤던 것은 더 있었다. 세 번째의 천명사항에 밝혀져 있는 내용의 일부인데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에 대한 부정, 서로에 대한 비방 중상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비록 성과 없이 끝나고는 말았지만 지난 21차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했던 내용들이어서이다.

 

김 대변인의 발언에서 정세전문가들이 또 하나 떠올린 것은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조전문과 추도 화환을 전달하러 개성공단에 온 북한의 김양건 당 비서의 발언이었다.

김 비서는 남측의 북핵 폐기 요구 중단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비방.중상 금지 등을 거론했던 것이다.

북한이 현안 의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발언이었다.

사실, 이 정도면 남북 간에 최소한의 접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근본적인 것이야 말 그대로 방향으로 잡으면 될 일이다.

김 대변인의 어떠한 현안도 논의할 수 있다는 발언이 대단히 전향적으로 보이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김 대변인이 성명에서 특히 북한은 5.24 조치부터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로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먼저 대화 테이블에 나와서 남북간 협의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한 대목 역시 같은 무게로 주목이 실리는 말이었다.

 

물론 단순한 기대일 수는 있다. 남북고위급회담이 성사되어 한반도의 위기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주관적인 열망이 깃들어있는 기대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열망은 사실, 14일 북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 OCA14개 종목 선수 150 명을 포함해 350여 명의 참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에서 확인되듯이 인천아시안게임 참석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더 나아가 특히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 5주기를 맞이하여 조전문과 화환을 보내는 전례 없는 태도 때문에도 커지고 있는 열망이다. 북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에게서 확인되는 열망 섞인 기대이다.

<미국의 소리방송> 14일자 보도에 의하면 김 교수는 북한이 시간을 끌고는 있지만 결국 고위급 접촉에 나오기는 할 것이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시안게임을 적극적으로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기 때문에 고위급 접촉에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그 구체적인 시기로 UFG 훈련이 끝난 뒤를 관측했다.

 

그 모든 것. 속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한결같은 것은 8월이 위기의 8월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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