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왜, 아베의 방북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분석과전망>동북아재편의 중심축, 북한의 북일진전과 미국의 한미일군사동맹과의 격돌

 

미국이 북일진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교도통신 16일자에 의해 확인되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사이에 전화 회담이 이루어졌다.

회담에서 케리 장관은 아베 총리가 방북을 하는 경우에 미국은 이를 직전에 통보받기 보다는 사전에 충분히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만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한 말이었다.

미국이 북일 간의 진전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처럼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납북 일본인 재조사에 따라 일본이 추가로 제재 해제를 단행할 의사가 있는지를 따져 묻는 것으로부터 북일진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케리 장관의 문제제기는 대북 추가 제재 해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로 이어졌다.

전화 회담은 40분간이나 진행되었다. 전화회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외무상이 케리 장관에게 북일 협의의 내용을 설명했다는 것만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미일 간에 적잖은 갈등이 표출된 회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따라서 가질 수 있는 추정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기시다 외무상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 케리 장관과 직접 회담을 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북일진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기조의 보도였다.

이는 북일진전에 대한 미국의 ‘경고’가 단순히 북일진전의 속도조절을 위한 것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특히, 케리 장관이 아베 총리가 방북을 하는 경우에 직전에 통보받기 보다는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표명한 것에서 이는 보다 선명히 확인된다. 엄밀히 말하면 경고조차도 아니다. 과도할 것도 없이 이것은 북일진전에 대한 제동 혹은 훼방에 가깝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아베의 방북행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사실, 제기할 필요도 없는 문제이다. 미국이 곧바로 그 답을 주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북한을 방문하면 한미일 연대가 흔들릴 수 있다”

전화회담에서 케리 장관이 한 말이다.

선명하다. 에둘러간 것이 아니다. 매우 직설적이다. 그러나 이 직설에는 미국이 북일진전과 관련하여 얼마나 궁색한 처지에 내몰려 있는지 더 나아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미국의 몸짓이 얼마나 급한 것인지가 잘 배어들어있다.

 

케리 장관이 기시다 외상과의 회담에서 언급한 ‘한미일 연대’란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한미일3각군사동맹이 미국의 아시아 귀환 정책에서 핵심적으로 작동하는 군사적 기둥으로 된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는 사안이다.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은 아태패권전략이다.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무장 등에 맞서 아태지역에서 패권을 유지강화하려는 것을 분명한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재무장 길을 열어준 자위대강화에 미국이 지지를 한 것도 미국의 이 아시아귀환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는다.

일각에서는 단순 지지가 아니라 사전에 미국의 적극적인 추동이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까지도 나왔다. 아태패권전략의 일환인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과 연동된다는 것이었다.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해주는 것을 댓가로 미국이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는데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 위한 정치적 조처라는 것이다.

매우 설득력 있는 견해로 된다. 한미일3각군사동맹이 아태패권전략에서 갖는 전략적 의미를 이해한다면 상식적 범주에서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견해인 것이다.

미국은 최근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과 갖게 되는 각종의 군사적 흐름들에서 3자군사동맹을 강조하지 않은 적이 없다.

당장만 해도 미국은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활동을 보다 적극화하고 있다. 지금 한반도에는 미국의 핵항모인 조지워싱턴 호가 전개되어있다. 한미일3자훈련 때문이다. 훈련은 21일부터 2일 간 전개된다.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벌어지며 일반적인 수색.구조 훈련이다.

조지 워싱턴 호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6일부터 시작되어 21일까지 계속되는 한미연합해군훈련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조지 워싱턴 호가 우리나라와 연합훈련이 아닌 해군훈련만을 위해서 한반도에 전개될 수는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조지 워싱턴 호의 한반도 전개는 한미일3자훈련에 더 방점이 찍혀있는 것이다. 일본이 자위대자위권을 강화하여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된 지 처음으로 한미와 함께 벌이는 훈련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목될 만한 부분이다.

8월 중순에 벌어지게 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도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더욱 적극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연합훈련에 자위대가 여러 가지 형태와 수준으로 참여를 해왔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자위대의 자위권의 강화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자위대의 참여 수준을 대폭 올리게 하는 결정적 조건으로 삼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이 연례적으로 벌여왔던 한미연합훈련을 점차적으로 한미일3각군사동맹의 구축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렷한 흐름이다.

북한의 북일진전 대 미국의 한미일3각군사동맹의 강화 움직임이 이후 한반도에서 동북아질서재편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흐름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다음 주에 미국에서 있게 된다는 케리-기시다 한일회담을 눈 크게 뜨고 예리하게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