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방위특별제안’과 ‘공화국정부성명’에 대한 미국의 답인가?
북미대화는 요원한 것인가?
지금 시기는 북미대화를 바랄 수 있는 시기가 아니란 말인가?
앞으로도 한동안은 미국은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북한에 대해 핵위협을 가할 것이고 북한은 이를 구실로 끊임없이 핵능력강화에 집중하게 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최근, 탄식처럼 내놓고 있는 말들이다.
북한이 최근 강도 높은 대화공세를 구사하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적잖은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비방하지도 말고 군사적 적대행위도 하지 말고 대화를 하고 협력을 하자는 6월 30일 북한의 ‘국방위 특별제안’은 익숙한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하게 다가들었다. 북미 간에 남북 간에 그 뭔가 물밑접촉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제안으로 보였다.
조국통일과 관련된 원칙적 입장 천명과 더불어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북한의 7.4 ‘공화국 정부성명’은 더 그러했다. ‘공화국 정부성명’은 유례가 드물 정도로 최고 높은 형식을 띠는 것이었다. 북미 간의 대화의 흐름을 촉발시키는 것에 앞서서 북미대화의 물밑 분위기를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세는 그러한 기대를 현실화시킬만한 징후를 전혀 내재하고 있지 않았다. 주관적인 열망에 불과했던 기대였다. 현실은 그 정반대로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세의 한 복판으로 들어온 조지 워싱턴 호였다. 미국의 최대 핵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가 우리나라에 온 것이다. 11일이었다.
조지 워싱턴 호는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왔다. 한미일3자훈련 때문에 온 것이기도 했다. 한미연합훈련은 오는 16∼21일 일주일 간 열린다. 남·서해에서 한국 해군과 벌리는 연합훈련이다. 또 하나의 훈련이 21일부터 2일 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3국이 연합으로 벌이는 수색·구조훈련이다. 일반적인 수색.구조 훈련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일본이 자위대자위권을 강화하여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된 지 처음으로 한미와 함께 벌이는 훈련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민중연대 등 부산의 많은 시민단체들이 11일 부산 백운포 해군기지 앞에 모여 ‘미 핵항공모함 부산 입항 및 일본과의 합동 훈련’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게 된 이유이다. 통일뉴스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이 선포된 후 벌어지는 첫 군사훈련이 한반도 남해안에서 벌어지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면서 “미 핵항공모함이 한반도에 들어오게 됨으로서 생기는 군사적 긴장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일 군사훈련을 통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정부에 대해서도 한미일 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남북화해와 협력에 앞서라는 주장을 했다.
조지 워싱턴 호 부산 입항은 북한이 6.30 ‘국방위 특별제안’ 그리고 7.4 ‘공화국 정부성명’으로 구사한 대화공세에 대한 미국의 답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항공모함이 부산에 입항하면서 한반도에 함께 몰아 온 것은 정세를 긴장시키는 진한 먹구름이었다. 이는 조지워싱턴호의 부산입항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미국이나 우리정부가 어떻게 설명하든 상관없는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을 한다는 것에 있다. 미국은 자신의 행동이 북한의 극렬한 반발을 불러온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너무나도 정확이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반대 그리고 우리나라의 평화세력들로부터 강력하게 규탄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조지 워싱톤 호를 또 다시 한반도에 전개를 한 것일까? 이에 대한 북한의 설명은 참고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중요한 축을 설명하는 것으로 눈여겨 볼만한 것들인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훼방하는 도발’이라고 했다. 12일 북한의 최고권력 기구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고 한반도 정세가 완화될 듯한 국면이 도래할 때마다 미국은 ‘간섭과 훼방’을 휘두른다면서 한 말이다.
담화는 이어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미국의 그 ‘간섭과 훼방’이 갖는 정치적 의도를 일본 그리고 미국의 아태 패권과 결부시키는 해설을 내놓았다.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미국의 그 ‘간섭과 훼방’으로 조성되는 긴장과 대립이 한국에 일본을 계속 묶어둘 수 있는 명분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종국적으로는 미국이 아태지역에서의 패권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 논리에 따르면 미국은 남북관계개선을 어떤 경우에도 허용할 수가 없게 된다. 정확하게는 미국은 남북관계개선을 막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긴장과 대립을 산생시켜야만이 일본을 계속해서 한국에 묶어둘 수 있는 것이며 미국의 아태지역 패권유지의 내용들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남북관계개선이 남북 사이의 관계개선에 대한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정세에서 중요한 위상을 갖는 문제라는 것을 드러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지 워싱턴 호의 한국 전개와 관련하여 담화가 내놓고 있는 또 하나의 설명은 “핵 공갈과 위협”이었다. 이는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미국의 군사적 긴장행위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어서이다.
"핵 공갈과 위협에 매달릴수록 첨단수준에서 항시적인 타격태세를 갖춘 우리의 자위적 핵무력은 더욱 더 강화될 것“
북한은 "미국은 똑바로 알아야 한다"면서 그렇게 분명하게 언급을 했다.
이는 미국이 남북관계개선을 가로막고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 대립과 긴장을 조성시키는 것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하게 되는 것일지는 가장 정확하고 그리고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히 반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미 위협을 가하는 것도 아니라 오직 핵능력을 강화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이는 핵 무력으로 대표되는 군사력을 통해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세계패권에 북한이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이 흔히 말하는 ‘강 대 강’의 대립 양상이다.
북한이 6.30‘국방위특별제안’과 7.4‘공화국정부성명’등 대화공세를 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7월 11일 조지워싱턴호 한반도 전개로 맞서는 것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분명하게 확인하고 있는 것이 있다. 북미 간의 대화는 요원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이 확인하는 것은 이 말고도 더 있다. 북미간의 대화국면은 결코 저절로 오지 않을 것이지만 대화의 계기는 강대강 대립 양상의 핵심 내용인 북한의 핵능력강화에서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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