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랑을 말 하던 날
권말선
그대가 내게 사랑을 말 하던 날,
하늘과 바다
먼 산과 빈 찻집
마당의 소나무와 키 작은 나무의 잔가지들
그 옆을 지키고 선 외등
빨간 우편함과 창가에 진열되어 무료히
창밖을 바라보던 작은 찻잔들까지
어린 토끼마냥 눈 똥그랗게 뜨고
귀 쫑긋 열어 듣고 있었어
익살스런 웃음 쿡쿡 물고서
그대는 춤을 추었고
그대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라고 말했고
그대는 장난스레 키스했고
그대는 유쾌하게
창가의 찻잔을 훔쳐가자 했고
그대는 시를 읊었고
그리고 나의 그대는
운명을 말했지,
운명을
함께 개척할거라고!
산과 바다, 찻집의 지붕과
온 뜰 가득
하얗게 눈 쌓였던
반짝이던 겨울날에
그대는 사랑을 말했고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 햇살의
축하를 받으며
우리는 따뜻한 볼을 나누었다네
그대와
그대의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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