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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토리야, 도망쳐!

by 전선에서 2022. 4. 21.

토리야, 도망쳐!

권말선


尹의 개, 토리야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얼른 도망쳐!

그래도 개는 귀엽다고
개가 무슨 잘못이냐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반려가 아닌
한낱 희롱의 소품으로 이용하는
사악한 네 주인들
피해야 해, 토리야

사과 따위 개나 주겠다는 듯 네게 사과를 내밀고
경찰은 권력의 개라는 듯 네 목줄에 '경찰'을 새겼지
조롱하고 비하하는데 이용하는 네 주인들 피해
달아나, 토리야

그들이 네게 주는 사료와 간식은
조작과 사기와 알량한 특권으로 긁어모은
더러운 재물로 산 거란다
너도 사악한 주인은 싫을게야
너도 더러운 먹이는 싫을게야
그렇지, 토리야?

무능하고 비뚤어진 권력에 빌붙으려는
개만도 못한 놈들이 네 주인들 곁으로
하이에나처럼 몰려드는 게 보이지?
저것들이 세금을 얼마나 해 처먹을지
저것들이 나라를 얼마나 팔아먹으려는지
저것들이 우리들 등골을 얼마나 빼먹으려는지
생각만해도 오싹하고 끔찍한데
그들 악취에 너마저 병드는 건 한 순간이야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

그래도 개는 귀엽다고
개가 무슨 잘못이냐고
지금은 그렇게들 말하지만
너를 앞세운 조롱과 비아냥이 
하나 둘 자꾸 늘어날 때마다
네 얼굴마저 그들과 닮은
괴물이 될까 걱정이구나

사악한 주인들도
개만도 못한 놈들도 다 버리고
도망쳐라, 토리야
지금만이 기회야
네 주인들 감옥 가는 날엔
'권력의 똥개 토리'만 남겨지겠지
그러니 차라리 지금 빨리
도망쳐라, 도망쳐!

사과 받는 토리, '경찰' 목줄을 한 토리(인터넷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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