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야, 도망쳐!
권말선
尹의 개, 토리야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얼른 도망쳐!
그래도 개는 귀엽다고
개가 무슨 잘못이냐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반려가 아닌
한낱 희롱의 소품으로 이용하는
사악한 네 주인들
피해야 해, 토리야
사과 따위 개나 주겠다는 듯 네게 사과를 내밀고
경찰은 권력의 개라는 듯 네 목줄에 '경찰'을 새겼지
조롱하고 비하하는데 이용하는 네 주인들 피해
달아나, 토리야
그들이 네게 주는 사료와 간식은
조작과 사기와 알량한 특권으로 긁어모은
더러운 재물로 산 거란다
너도 사악한 주인은 싫을게야
너도 더러운 먹이는 싫을게야
그렇지, 토리야?
무능하고 비뚤어진 권력에 빌붙으려는
개만도 못한 놈들이 네 주인들 곁으로
하이에나처럼 몰려드는 게 보이지?
저것들이 세금을 얼마나 해 처먹을지
저것들이 나라를 얼마나 팔아먹으려는지
저것들이 우리들 등골을 얼마나 빼먹으려는지
생각만해도 오싹하고 끔찍한데
그들 악취에 너마저 병드는 건 한 순간이야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도망쳐!
그래도 개는 귀엽다고
개가 무슨 잘못이냐고
지금은 그렇게들 말하지만
너를 앞세운 조롱과 비아냥이
하나 둘 자꾸 늘어날 때마다
네 얼굴마저 그들과 닮은
괴물이 될까 걱정이구나
사악한 주인들도
개만도 못한 놈들도 다 버리고
도망쳐라, 토리야
지금만이 기회야
네 주인들 감옥 가는 날엔
'권력의 똥개 토리'만 남겨지겠지
그러니 차라리 지금 빨리
도망쳐라,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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