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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용산에서 만나자

by 전선에서 2022. 3. 19.

용산에서 만나자!

권말선


멀쩡한 청와대 놔두고
기어이 용산으로 오겠다니
그래, 어디 용산에서 만나보자
어디 용산에서 한번 붙어보자

촛불들이여
이제부터 우리 약속의 말은
“용산에서 만나자!”
촛불에 촛불을 더하여
“용산에서 만나자!”
다음을 기약할 때도 역시
"용산에서 만나자!"

주한미군 옮겨간 자리에
미 대사관 들어온다지
주인 따라가는 똥개처럼
미국이 열어주는 개구멍으로
대통령 집무실 들어오면
사기꾼, 법사, 굿판
돈벌레며 기레기류
줄줄이 따라오겠지들

대보름 지신밟기 때
용산 곳곳을 돌며
자근자근 밟았던 액
다 없앤 줄 알았건만
미국이 살려냈네
잡귀잡신의 두목
적폐의 두목
똬리를 틀고 앉은
뱀 같은 저 미국이

그러나 용산이 어떤 땅인가?
일제 때 우리 선조들 강제징용 끌려가시던 땅
청나라 일본 미국 돌아가며 병참기지로 유린한 땅
외세를 거부했던 이봉창 선생, 김구 선생 누우신 땅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열사들 고문당하시던 땅
지금은 주한미군 남긴 다이옥신, 발암물질로 얼룩진 땅
그러니 이 한을 다 안고, 선조들 넋 다 품고
친일친미 반역자들 쓸어내자
저 전쟁광 미국도 물리치자
용산에서 한 판 크게 붙어보자

광화문에서 들었던 촛불의 감촉
아직 우리 손끝에 남아있으니
광화문에서 이겼던 촛불의 함성
아름다웠으나 미완으로 이어받았으니

잘되었다
이 참에 용산에서 묵은 한 다 풀어버리고
온 누리 잡귀잡신 사라지는 만복을 누려보자
자, 신발끈 꽉 묶었으면 우리 다 같이
“용산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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