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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북미협상의 재구성과 전략적 계산표

by 전선에서 2020. 7. 14.

미국의 대북적대 철회 없이는 3차 북미정상회담은 없다

<분석과전망>북미협상의 재구성과 전략적 계산표


 



북미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북미대결전은 북미대화를 대선용으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캠프와 이를 타격하고 북미협상 틀을 새롭게 짜려는 북의 대미라인과의 싸움이다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북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다.





.타격-트럼프 캠프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마라

 

조미사이의 심격한 대립과 풀지 못할 의견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인 립장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최소한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생각한다

김여정 부부장이 10일 담화를 통해 한 말이다. “미국이 지금에 와서 하노이의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녕변지구와 같은 대규모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면서다. 김여정 부부장은 최근 미국이 띄우고 있는 북미대화설에 대해 그렇게 강력히 타격을 가했다. 74일 최선희 부상의 타격에 이어지는 연속 타격이다.

 

미국의 북미대화설 부각은 트럼프 재선을 위해 트럼프 캠프가 구사하고 있는 정치적 책략이다. 지난 해 하노이회담 때 결렬시켰던 영변핵기지 폐기 대 대북제재 완화구도를 다시 끄집어 내 재선에 악재가 될 북의 대미군사공세를 차단하고 코로나19와 인종차별로 불리해진 국내여론을 바꿀 수 있는 외교업적으로 삼겠다는 거다. 그렇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회담 때 북의 영변핵기지 폐기에 대북제재 완화를 조응시키지 않았던 것은 미 주류세력의 반발 보다는 대선을 의식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트럼프 캠프의 정치적 책략을 가장 먼저 실행한 게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630일 처음으로 3차 북미정상회담을 공개 언급을 한 것이다. 아마도,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통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나 트럼프 캠프의 핵심인사로부터 직접 언질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 즈음,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나서고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나서 북미대화는 열려있다는 등 대화재개설을 본격 띄웠다. 급기야는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나서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했다.

트럼프 캠프의 북미대화설은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로 정밀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있다. 비건 부장관이 일본에서 북미대화 재개 의사를 표명했으며 폼페오 장관도 10일 미국의 민간단체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티’(Federalist Society)가 개최한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전화회의에서 미 대선 전 정상회담 가능성 열려있다는 말을 했다.

 

.구상-북미협상을 재개하려면 대북적대를 철회하라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여정 담화에서 핵심 중 핵심이다. 미국의 대북적대 철회 없이는 북미협상은 없다는 걸 분명히 한 것이다. 대북적대 철회를 북미협상의 선행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북미협상의 재구성이다. 새로운 북미대결전 국면에 대한 예고인 셈이다.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는 구체적으로 영변 핵기지 폐기와 그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였다. 김여정 담화에 의하면 거래조건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제재의 사슬을 끊고 하루라도 빨리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도모해보자고 북이 취한 일대 모험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폼페오 장관 그리고 아베 일본 수상 등 내외 반북세력들의 집요한 반발과 공세를 넘지 못하자 북은 과감하게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북미협상 의제에서 버려버렸다. 지난 해 6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에 경제의 밝은 전망과 경제적 지원을 설교하며 전제조건으로 추가적인 비핵화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화려한 변신과 급속한 경제번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 제도와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도 없는 제재해제 따위와 결코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으며 미국이 강요해온 고통이 미국을 반대하는 증오로 변했으며 그 증오를 가지고 미국이 주도하는 집요한 제재봉쇄를 뚫고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살아나갈 것이라고 천명을 한 것이다.




 

.대책-핵전력 강화로 북미협상을 재구성하겠다

 

북이 북미협상을 적대시 철회 대 북미협상 재개로 재구성하겠다는 건 단순히 과거의 원칙으로 회귀하려는 게 아니다. 미국의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는 북이 미국에 경제 관계 정상화를 뛰어넘어 전략무기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확한 분석이다. 대북적대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반으로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것인만큼 이를 위해서 북은 미 적대시를 무력화하고 협상 재개를 강제할 결정적 동력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북은 익히 갖고 있다. 핵전력 강화다.

핵전력 강화는 핵보유 전략국가들이라면 일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군사활동이다. 북은 핵전력 강화에 대해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북이 지난 해 127~13중대 시험을 진행하면서 썼던 개념이며 올 5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4차 확대회의에서는 좀 더 강조되는 형식으로 재등장시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이 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핵전력 강화활동으로 ICBM 최첨단화를 비롯해 새로운 잠수함과 새로운 SLBM을 꼽고 있다. 새로운 SLV를 포함시키는 전문가들도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에서 최고의 정점은 지난해 1228~31일 진행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언급된 충격적 실제행동새로운 전략무기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미국은 우리의 핵을 빼앗는데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우리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로 머리를 굴려보는 것이 더 쉽고 유익할 것이라고 했다. 원리와 현실이 만들어주는 상식을 언급한 것이지만 사실 무서운 언사다.

원리와 현실에 의하면 북핵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 핵개발 국가가 핵을 포기한 선례는 있지만 핵보유 전략국가가 핵을 없앤 경우는 없는 것이다.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북핵으로 만드는 일또한 상식이다. 러시아 핵도 중국의 핵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치와 같다. 북핵을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게 만드는 일은 미국이 북핵에 대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핵감축을 의미한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 상식을 통해 미국에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무서운 대목이 이것이다. 무서운 대목은 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핵전력 강화활동에 미국이 경제적 압박과 군사적 위협 등을 가하지 말 것을 동시에 경고를 한 대목이다. 미국이 북에게 발신하는 갖가지 위험한 압박성 언동들에 대해 북 지도부가 언제까지나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경고를 했다. 특히, 북의 중대한 반응을 유발시킬 위험한 행동에 나선다면 잠자는 범을 건드리는 격이 될 것이라면서 결과가 재미없으리라는 말까지 곁들였다.

 

우리는 이미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 있다

74일 발표된 최선희 외무성 부상 담화에 나오는 내용이다. ‘전략적 계산표는 미국의 대북적대를 무력화하고 북미협상을 강제할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의미한다. 북은 그렇게 이미, 핵전력 강화활동에 언제라도 돌입할 수 있다는 예고를 보냈고 그에 경고까지 얹어서 함께 보낸 것이다.

그렇다면, 전략적 계산표는 대북적대 폐기를 전제로 하는 3차 북미정상회담을 미국에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 우선, ICBM 최첨단화 시험과 새로운 잠수함 진수 및 새로운 SLBM 발사 그리고 새로운 SLV 발사 공정에 돌입하는 것으로 그 첫 시작을 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 계산표엔 충격적 실제행동에 들어가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준비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전략적 계산표에 의해 구사될 핵전력 강화는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쟁취한 전략적 정치안보력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시기 북미대결전에서는 미국의 대북적대를 완전 폐기시키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열어젖힐 불가역적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강제하게 될 강위력한 정치안보기제이다. 당장엔 김여정 부부장이 언급한 북미협상 의제를 대북적대 철회 VS 북미협상 재개로 재구성하는 데에 쓰여질 결정적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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