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를 위하여
권말선
......어느 봄날 누군가 바쁘게 꽃길 가꾸시더니......
작년 가을의 코스모스길
도레미파솔랄라라
분홍 자주 하양
가녀린 줄기 한들한들
이어지다 끊기다 다시 이어지던
2Km 넘는 상하행 그 꽃길이
너무 밋밋해서 그랬나,
꽃들 향해 손 흔들며 날리던 내 사랑의 외침이
- 오! 얘들아, 안녕? 너희들 정말 예쁘구나! 사랑해, 고마워! -
너무 시끄러워서 그랬나,
올핸
한 쪽 길가엔 키 낮은 코스모스
한 쪽 길가엔 잡초만
덩-그렇구나
바쁘신 사또님 취향에는
길고 한가롭던 꽃길일랑 너무 사치였던걸까
어린 싹들 죄 뽑히고, 내 추억어린 기대도 다 밟히어
가을을 기다리던 이유였던
'코스모스 가득한 길'은 사라지고
작년 이맘때쯤의 희끔한 사진에만 남았어라
용인시 이동면 화산리 입구
은행나무 늘어 선 곳부터
덕성리 마을회관 앞까지 쭈-욱
이어지다 끊기다 다시 이어지며
코스모스 뭉실뭉실 가슴 설레이게 아름답던
(이제는 영영 사라졌는가)
아, 환상의 가을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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