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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즐거운 소식

by 전선에서 2014. 3. 18.

즐거운 소식



                       권말선


                
님은 북쪽에서
나는 남쪽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수십년을 각자 살다가
우리 이제 만나는 날이,
다시는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그 날이
곧 온다 합니다

그리운 우리 님은
오랜 세월 척박한 땅을 일구고
고난의 땀으로 거름을 주어
황금열매를 한아름 딴 지금
(나를 부르시고)
지축을 울리는 힘찬 발걸음으로
(나를 깨우시어)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호령하시며
(나를 눈 뜨게 하시더니)
바람과 구름과 비를 이끌고
(나를 광야로 불러 내시네)
남쪽으로
남쪽으로 오신답니다
하여, 나도 이제 님 맞으러 달려 갑니다

님 반길 아무 것 없는 빈손이지만
그립던 우리 님을 만나면 나는
무릎꿇고 절을 하리다
님 꼬옥 안은 채 울고 웃으며
만세, 만세, 만세로다! 외칠터이다
우리의 기쁨 온누리 모두 알도록
노래하고
노래하고
노래하리다

그리운 우리 님이
오신답니다
구름타고 저 멀리서 오신답니다
다정한 동무와 함께 손잡고
어제도 그제도 기다려 온 그 님,
들리는 온갖 소문에 귀 기울이며
행여 님 목소리 들을까
님 오시는 길 누가 막지 않을까
두 주먹 불끈 쥐고 가슴 조이며
기다리던 우리의 님!

뜨거운 태양같은 우리 님이
지금,
지금! 오신답니다


(201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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