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웃자
권말선
사랑
을 예쁘게 포장해 보냈는데 그대는
사랑 더하기 상처
를 주네요
상처난 사랑
을 만지작거리며
비 오는 창가에서 기다렸는데 그대는
비 개고 햇살 들도록
오질 않고
날은 저물었어요
사랑
을 예쁘게 포장해서 다시 보내려다
상처
도 함께 돌아올까봐
두려워
방 한 쪽에 밀어두었더니
사랑
은 저 혼자 울퉁불퉁
울다 잠들었어요
(사랑은
저 혼자서는 오는 길을 몰라
상처니 슬픔이니
기다림이니 그리움이니
하는 애절한 것들과 늘 동무해서 오는지)
어두워진 창가에 우두커니 나 혼자
사랑도 기다림도
잊어보려
바라다보는 허공엔
곤한 가로등
도로를 흐르는 무심한 불빛
구름에 숨어 우는
달과 별 별 별
점점 흐려진 뒤
둥그런 그대 눈빛
그저 한 번 웃어, 웃어보라 하네요
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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