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우리학교14

[시] 진흙 속에 핀 연꽃 진흙 속에 핀 연꽃 - 500차 금요행동을 응원하며 권말선 그대를 보면 연꽃이 생각난다 잎은 초록으로 무성하고 꽃송이는 한없이 고상한 겹겹의 꽃잎 한 장 한 장 손바닥으로 귀히 쓸어보면 혹 알게 될까 느끼게 될까 진흙에 몸을 잠기고도 연꽃을 피워 낸 뿌리의 진정 딛고 선 자리를 탓하지 않고 딛고 선 자리에서 꿈을 피우는 그대를 대할 때마다 참 소중하다 경건하다 10여 년을 이어가며 매주 금요일마다 도쿄 문과성 높은 벽을 향해 아니 일본 정부를 향해 아니 야만의 제국 향해 교육권 지켜내려 싸우는 조선학교 학생들! 시린 차별의 칼바람 속에서도 그대는 당당히 자라나고 오랜 탄압에도 굴함 없이 그대 웃음은 맑디맑아라 그대를 보면 연꽃이 생각난다 진흙을 뚫고 피어난 꽃 그 앞에 서면 아무도 흙탕물을 생각지 않으리.. 2023. 12. 21.
[시] 너의 이름에는 너의 이름에는 -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그리며 권말선 아이야, 너의 이름 안에는 겨울을 이겨낸 새싹의 힘 있고 꽃을 피워낼 거름의 사랑 있고 영롱히 지켜갈 빛의 용기 있단다 일본에서도 조선사람임을 자랑하라 일러주는 세 글자 조선의 역사 조선의 얼 이어가라 북돋우는 세 글자 리가영, 박량서, 김희정 설아야, 윤아야, 영빈아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다르지 않은 하나의 의미는 ! 이름을 부르고 답할 때마다 승리의 약속, 희망의 노래 우리 다시 새겨보자꾸나 우리 다시 불러보자꾸나 아이야, 너의 이름에는 부르면 선뜻 안겨드는 뭉클한 조국 있단다 한품에 보듬어 지켜주는 아아, 따스한 해빛 있단다 2022. 5. 8.
[시] 백두산은 자란다 백두산은 자란다 권말선 투명하고 마알간 두 볼에 순한 웃음 함뿍 물고 떠나는 버스 뒤를 달려오며 안 보일 때까지 손 흔들어 주던 너는 다정한 동무 작은 평양이었다 넓은 무대의 한 가운데 작고 당찬 바위처럼 서서 깨끗하고 진정어린 목소리로 고향을, 통일을 노래하던 너는 우리와 닮은 모습 작은 경상도, 제주도였다 그때 나는 보았어라 네 가슴에 움튼 백두산을 가, 갸, 거, 겨, 아, 야, 어, 여… 교실을 울리는 또랑한 목소리 에서 우리말 배우며 차별이 으스대는 이역땅 거친 탄압에도 주눅 들지 않고 조선사람으로 당당히 살아가는 너도 날마다 느끼겠지 네 청신한 가슴 속에 시나브로 자라나는 백두산을 네 가슴에 자라는 백두산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식민지 설움 이겨낸 유산 네 가슴에 자라는 백두산은 부모.. 2021. 3. 27.
[시] 어머니, 당신이 옳습니다! 어머니, 당신이 옳습니다! 어머니! 주말이면 기숙사에 찾아와젖은 베갯잇만 남기고 가셔야 했던당신의 그 아픈 눈물을 기억합니다. 어머니! 꼭두새벽의 도시락,한낮의 긴 노동,늦은 밤의 쪽잠 덕분에 우리학교 우리 아이들은 승리만을 굳게 믿으며 민족의 꽃송이 민족의 보물로 자라납니다. 어머니! 차별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우리학교를 지키고 민족의 말과 글, 얼을 이어 준 당신이 바로 소중한 우리 역사입니다. 어머니! 분단의 설움 다 끝내고 우리 민족 앞에환한 태양 솟구칠 때기쁨에 찬 당신의 눈물을 가장 먼저 안아드리겠습니다. 어머니! 어제도, 오늘도우리학교와 함께 한 당신이 옳았습니다. 내일도 당신과 손잡고 승리를 향해달려가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남녁동포들의 마음을 대신하여글 우리학교시민모임 권말선.. 2020. 1. 14.
[시] 海になり (바다가 되여)/허옥녀 바다가 되여 허옥녀 사진과 글로만 찾던 그대를 꿈처럼 마주한 순간 저도모르게 와락 껴안았구나 수십년을 함께 지낸 친구인들 이처럼 반가울수 있으랴 이처럼 그리울수 있으랴 누가 먼저 손을 잡았는지 별빛이 총총한 서울골목길을 어린애마냥 손잡고 우린 걸었지 고소한 련잎밥을 나누어 먹으며 시원한 막걸리 한잔 들이키니 자꾸만 가슴이 뭉클해졌거늘 신보에서 처음 본 그대의 시 김태일렬사는 죽지 않았다고 조선의 말과 민족의 얼로 되살아나 우리 가슴속에 살아있다고 노래한 그 여느때는 백두산에 가고싶다고 가슴에 천지를 품고 살고싶다고 뜨겁게 노래한 그대의 진심이 내 가슴을 울리였음을 그대는 아는가 다시 초불 들고 광화문에 달려가 홰불이 되여 폭도들을 몰아내고 용광로가 되여 외세를 몰아내자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 그대.. 2019. 12. 19.
[시] 세상이 다 알게 될거야 [시] 세상이 다 알게 될거야⁃ 오사카 조선제4초급학교, 이따미초급학교, 아마가사키초중급학교 방문에 부쳐 권말선 아이야, 고향의 노래를 부르는 너는초급반 어린 학생이 아니라이미 훌륭한 음악가 같구나노래가락에 실은 몸의 흔들림에도온 정성을 다하고 있는 너는 아이들아, 민족악기를 연주하는 너희들은풋풋한 중급반 학생이 아니라오케스트라의 번듯한 연주자같구나섬세한 손끝에서 악기는 춤을 추며곱디고운 꿈길을 환히 펼쳐내고 있으니 아이들아, 민족의 전통춤을 추는너희의 치마저고리에서 반짝이는 것은너희의 쪽두리에서 빛나는 것은그저 하나의 장식품이 아니라너희가 가꾸어나갈 조국의 모습같구나 차별과 탄압을 뚫고 가는 이 길오늘은 아프게 아프게 걷지만할아버지 할머님이 가르쳐 주신 노래어머니 아버지가 물려주신 민족얼내일은 너희 앞.. 2019. 11. 3.
[시] 아들입니다, 딸입니다 [시] 아들입니다, 딸입니다 - 재일조선학생중앙예술작품경연대회 감상 권말선 지금 무대에서 노래하는 저 학생은 제 귀한 아들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한평생 고향산천을 그리워했지만 자기에겐 가 바로 고향이라며 맑은 소리로 노래하는 우리 아들의 손을 좀 보세요 얼마나 정성스레 고향을 노래하는지 얼마나 우리학교를 소중히 여기는지 부드럽고도 단단히 말아쥔 작은 주먹이 말해줍니다 지금 무대에서 군무를 펼치는 저 학생들은 제 소중한 딸들입니다 아이들이 추는 춤은 그저 자기를 빛내이기 위함이 아니라 손짓 하나, 총총이는 발걸음 하나, 휘감은 옷자락에도 자기를 보살피고 가르쳐주신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과 선생님의 노고에 대한 보답의 몸짓 기어이 우리학교를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의 몸짓 언제나 든든히 자기를 지켜주는 조국을.. 2019. 11. 3.
[시]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우리학교 아이들에게 권말선 솜털 보송하고 눈동자 까만 아이들아천둥 번개에 움츠리지 말고 자라렴사랑과 보살핌의 양분을 먹고지지와 응원의 볕을 쬐며손잡고 자라나라 넓고 높게 방울꽃 같이 울리는 네 노래물결치듯 펄럭이는 네 춤활짝 터치는 네 웃음 앞에차별과 배제, 탄압의 시련은머잖아 곧 사라지고 말거야 제국의 칼날은 산산조각 부러지고이제 저들의 시대는 저물었으니 밝은 태양아래 꿈꾸는 아이들아이제 곧 너희 세상이 온다이제 곧 너희 날들이 온다네 주변이 온통 너를 지키리니아름드리 큰 나무로 자라라 마지막 비바람이 너를 흔들어도스스로 지켜내는 너를 믿으렴너를 둘러싼 큰 숲을 믿으렴손잡고 어깨 겯고 거침없이 자라나마침내 무성한 숲으로 우뚝 서렴 2019. 9. 20.
[시] 그 날의 투쟁이 있었기에 그 날의 투쟁이 있었기에- 70주년을 기리며 권말선 1948년 4월 24일 일본, 미군정의 총성은16세 소년 김태일의 심장을 헤갈랐다일본 경찰의 칼과 몽둥이는박주범 선생님의 뼈와 살을 찢었다이국 땅에서나마 해방된 조국을 지키고후대에게 민족의 얼을 물려주려는,우리말을 잃었던 아이들에게조선말을 쓰는 조선사람으로 키우려는동포들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학교를 부수고 책상을 부수고 조선의 말과 글 역사를 부수려 들었다일제도 미제도 한통속으로 덤볐다 학교를 짓고 학생들을 기다리는 일이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일이우리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일이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한 그 일이바다 건너 일본 우리 동포들에게는모든 것을 바치는 투쟁으로서만목숨까지 바치는 투쟁으로서만비로소 가질 수 있는 일이.. 2018.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