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456 [시] 따라 걷는 길 따라 걷는 길 - 환한 미소, 청년, 김승교 의장님 7주기에 부쳐 권말선 그대와 함께 걷던 길 그대 떠나신 후로는 남겨두신 발자국 따라, 따라 걷습니다 어두운 밤길 지쳐 헤맬 때 선뜻 손잡아 주던 사람 울퉁불퉁하고 거친 이 길이 빛나는 아침으로 이어진다며 신념과 용기 더해준 사람 어려운 일 기쁜 일 있을 때마다 아픔은 가셔 주고 기쁨은 더해주려 앞장서서 또 남몰래 뒤에서도 마음에 마음 다 내주며 동지를 가족처럼 보듬은 사람 그런 그대 따라 걸으니 얼마나 든든한지요 추억할수록 더 고마운 그대 기억할수록 더 그리운 그대 저항과 혁명의 길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이들이 참된 별로 빛나길 바랐던 그대 마지막 당부 안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온 겨레가 춤출 최후승리의 그 맑고 기쁜 날 위해 자주 민주 통일의 길.. 2022. 9. 3. [시] 이제 산딸기는 없네 이제 산딸기는 없네 권말선 여기 맨살의 흙언덕, 초록이 커튼처럼 펼쳐진 위로 새빨간 열매 오돌토돌 박혀 예뻐라! 탄성이 절로 났던 산딸기 무성했다 지금은 다 사라져 버린 자리 쌀은 돈이 되지 못해도 돈은 쌀이 되는 세상에 산딸기라고 별수 있겠나? 쌀과 감자, 소나무와 민들레 싹싹 뽑아내고 들어선 산업단지 시뻘건 잇몸 드러내며 ‘내 땅이야!’ 외쳐봐도 산딸기, 저 어린것이 별수 있었겠나? 지금보다 더 예전엔 농사짓던 사람들이 공장으로 쓸려갔지만 지금은 공장들이 점령군처럼 저벅저벅 논밭과 야산을 밀고 내려오지 쌀만 먹고서야 감자만 먹고서야 산딸기만 먹고서야 어찌 살 수 있겠냐며 공장 옆에 또 공장 짓겠다고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거라고 으름장 놓더니 결국 산딸기는 사라졌네 농민이 밀려난 땅 공장이 차지한 .. 2022. 8. 20. [시] 노동자 되기 노동자 되기 권말선 새로이 공장에 취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입사 동기 몇이 그만둔 뒤 누군가 거긴 텃세가 심하다 하고 또 누군 여긴 텃세는 없다고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 하고 누군가는 돈 벌어먹기 힘들다 하고 누군가는 전쟁터라 하고 한 달 또 두 달 나 자신 철새가 되지 않기 위해 텃새의 무리로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한 마리 작은 새 처럼 느껴질 때 때로 버거울 때 어쩌면 나는 지나온 내 삶은 온실 속 화초였던가 되짚어 보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전투라 여기며 온몸으로 짜낸 소금꽃이 좋은 노동에 지친 무표정 속에서 간간이 건져 올리는 웃음꽃이 좋은 나도 이제 노동자 꽃을 피울 줄 아는 사람 꿈을 일구는 사람 벽을 허물 사람 그런 멋진 사람, 당신처럼 나도 이제 노동자 2022. 7. 2. [시] 절임배추 절임배추 권말선 우리 공장에 절임배추는 없어요 만 있어요 국물 적당히 머금은 김치볶음 보기만 해도 군침 돌지요 아침부터 쏟아지는 조장 언니 목소리 “왜 이렇게 일머리가 없냐, 빨리빨리 해라, 거기서 뭘 하고 있냐!” 등 뒤에서도 눈앞에서도 호통이 날아올 땐 시나브로 지친 마음 그만 절임배추가 되지요 우리 공장에 절임배추는 취급 안 해요 묵은지처럼 알맞게 잘 익은 노동자가 되려면 호통도 견뎌가며 나날이 배우고 익혀야 해요 절임배추는 온갖 양념에 묻혀 인내의 시간에 묻혀 자기를 다 녹이고 나서야 비로소 묵은지가 되니까요 우리 공장에 절임배추 하나 김치가 되려 묵은지 되려 이제 막 버무려지고 있어요 2022. 6. 25. [시] 새우와 나 새우와 나 권말선 너는 새우 바짝 언 냉동 새우 나는 노동자 바짝 언 초짜 노동자 바다는 좁다고 점점 좁아진다고 어쩌면 너는 다른 세상을 꿈꿨을까? 세상은 넓다고 훨씬 넓다고 어쩌면 너는 잠시라도 들떴을까? 꼬리와 맨몸만 남기고 꿈도 앗기고 바짝 얼어버린 채 여기로 왔구나 산처럼 쌓인 새우 12마리씩 세어 담으며 너의 꿈 너의 바다 너의 동무들 그려보다가 12마리 또 12마리씩 큰 산 다 허물면 내 꿈은 조금씩 이뤄지겠지 그려보다가... 새우, 바짝 언 새우는 베트남 노동자에게서 한국의 노동자에게로 오는 동안 몇 번이나 탈출을 기도했을까? 눈물 흐를 새도 없이 바짝 얼어버린 네 눈물 달래줄 새도 없이 바삐 12마리 또 또 12마리씩 큰 산 허물며 조금씩 조금씩 안도하는 나는 나는 초짜 노동자 2022. 5. 28. [시] 다이옥신, 윤석열에게만 다 주고 싶은 다이옥신, 윤석열에게만 다 주고 싶은 - 오염정화 없이 공원 개방하는 미치광이에게 권말선 대통령 집무실 앞마당 미군에게 돌려받은 용산기지엔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5568.7피코그램 기준치의 34.8배나 묻혀있다지 뿐인가 비소, 크실렌, 벤젠, 페놀, TPH 등 온갖 화학물질 발암물질 범벅이라지 발암물질, 독극물 잔뜩 남기고 정화도 않고 떠난 주한미군 덕분에 청와대 귀신 피하겠다며 다이옥신 속으로 뛰어든 굥씨 미국이 점지한 대통령 아니랄까 봐 하는 짓도 미국 닮아 막무가내 얼마나 오염됐는지도 몰라 몇 년을 정화해야 하는지도 몰라 그러니 귀찮은 건 대충 덮어버리고 공원 개방부터 하겠다니 오염을 알면서도 개방한다니 낮술과 폭탄주에 드디어 미쳐버렸나? 천장까지 쌓인 무기수입 승인서에 사인하고 사인하다 지치면 .. 2022. 5. 23. [시] <볼케이노>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에서 캘리포니아까지 - 촛불 시민의 경고 권말선 돋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보다 뜨거웠던 김건희 주가며 논문이며 이력이며 꾸준한 변신과 조작으로 돈, 권력에 이어 정권까지 잡더니 드디어는 썩은 동아줄, 곧 터져버릴 화산 주한미군기지(캘리포니아)로 뛰어들었구나 빨판을 펼친 거머리같은 저 역겨운 매국의 몸부림! 잔뜩 부푼 저 욕망의 풍선 꺼질 날 머지 않았다 째깍째깍, 째깍째깍... 그녀 야망의 시작점 뜨겁던 지금이 목적지인가 아니면 또 다른 시작인가 돋보이고 싶었던 다 가지고 싶었던 제왕이 되고 싶었던 변신과 조작의 달인 김건희와 권력에 취해 벌거벗은 줄도 모르고 추락하는 임금 윤석열과 권력이라는 똥무더기에 몰려들어 한 자리 달라 윙윙대는 똥파리들은 국민은 지쳐 쓰러지든 말든 경제가 무너지든 말든 전쟁이야 나.. 2022. 5. 10. [시] 강물 강물 권말선 저기 강이 흐른다 물이 흐른다 울렁꿀렁 부대끼어 결을 만들며 흐른다 흘러간다 제 가진 좋은 것은 다 숨 쉬는 이들에게 나누고 제게 던져진 아픔은 모조리 껴안고 떠난다 묵묵히 간다 쉼 없이 흐르는 강은 어머니다 생이다 역사다 어머니가 어머니의 어머니에게 이끌려 어머니가 또 나를 이끌어 흘러가고 내가 아이의 손을 아이는 언젠가 또 제 아이의 손을 잡고 흐를 것이다 물이 흐른다 생이 흐른다 사람이 역사가 흐른다 아픔은 쓰다듬고 달래어 데려가고 좋은 것 고운 것 아름다운 것들은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해 남겨두자고 그러자고 흐른다 흘러간다 결을 이루며 끝없이 간다 끝도 없이 2022. 5. 9. [시] 너의 이름에는 너의 이름에는 -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그리며 권말선 아이야, 너의 이름 안에는 겨울을 이겨낸 새싹의 힘 있고 꽃을 피워낼 거름의 사랑 있고 영롱히 지켜갈 빛의 용기 있단다 일본에서도 조선사람임을 자랑하라 일러주는 세 글자 조선의 역사 조선의 얼 이어가라 북돋우는 세 글자 리가영, 박량서, 김희정 설아야, 윤아야, 영빈아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다르지 않은 하나의 의미는 ! 이름을 부르고 답할 때마다 승리의 약속, 희망의 노래 우리 다시 새겨보자꾸나 우리 다시 불러보자꾸나 아이야, 너의 이름에는 부르면 선뜻 안겨드는 뭉클한 조국 있단다 한품에 보듬어 지켜주는 아아, 따스한 해빛 있단다 2022. 5. 8. 이전 1 ··· 4 5 6 7 8 9 10 ··· 5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