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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104

가을 가을 권말선 가을은 마음에서부터 걸어온다 바람이 불고 비도 내리고 단풍들고 가랑잎지고 국화도 피는 가을. 사랑치 않으려 했던 사람 우울한 목소리가 들린다 사랑하는 사람 웃음소리 들려온다 떠난 사람 뒷모습이 안타깝다 설익은 가을이 가슴속에서 타 오른다. 눈물과도 같이, 꽃잎처럼 흔들리며... - 지난 일기장속에 들어 있던 시 2014. 3. 17.
해바라기 해바라기 권말선 온 밤을 그리움에 시달리다가 당신이 내뿜는 따스한 열기에 그만 노랗게 눈물 떨구는 해바라기 - 한 줌 그늘을 만들고 싶어 당신만을 바라보는 황홀한 실명의 날들 당신이 주고 가는 동그란 추억이면 좋아 당신의 뜨거운 향기에 흠뻑 취한 채 오로지 나만의 사랑인 양 끊임없이 당신을 노래할거야 한 뼘씩 자라는 키만큼 부풀어가는 그리움. 아득히 멀기만한 당신은 내 이런 사랑, 아랑곳도 없으련만 신이 나에게 베풀어 준 시간동안 나는 당신을 향해 자라고 꽃 피우고 눈 멀고 또 시들다 사라진다. 2014. 3. 17.
꿈에 꿈에 권말선 꿈에 나는 한마리 새였다 길게 뻗은 당신의 가지를 이리저리 날며 당신 안에서 마냥 행복했다. 꿈에 한마리 예쁜 새되어 당신의 높은 곳에서 둥지를 틀고 즐거운 목소리로 당신을 노래했다 당신은 내 기쁨, 환한 내 빛이었으니까 나는 아무 바라는 것도 없었고 당신의 잎사귀는 더없이 부드러웠고 내 세계는 오직 커다란 한그루 당신 안에서였다. 아, 행복했다 꿈에서 명랑한 그 꿈에서 깨어났을때 사랑하는 그대여 사랑하는 이여 나는 차라리 그냥 새가 되고 말자고 다시 눈을 감았다 2014. 3. 17.
그리움 2 그리움 2 권말선 그리움은, 그리움은 이상한 병이다 보면 볼수록 더욱 보고 싶어져 내 가슴에 커다란 점점 더 커다란 구멍을 만드니까 2014. 3. 17.
달 권말선 가슴에 품고 있기엔 너는 너무 커. 눈물 털어 내고 아픔 걸러 내고 향내 품은 빛 한 자락 보태어 하늘로 보낸 부끄럼 많은 그리움덩이 2014. 3. 17.
눈을 기다리며 눈을 기다리며 권말선 창을 열면 꼭 눈이 와 있을 것 같다. 눈이 내리면 하얗게 눈 쌓여 있는 길을 달려 네게 가련다 네 따스한 목을 안고 그보다 더 따스한 입술을 훔쳐 오리라 저 혼자 부풀은 가슴 새벽이 마음껏 설레인다 창을 열면 꼭 눈이 와 있을 것 같다 눈 속에서 아름다운 네가 붉은 꽃으로 서성일 것만 같다 2014. 3. 17.
당신의 무언가가 될 수 있다면 당신의 무언가가 될 수 있다면 권말선 향 그윽한 커피 담긴 머그잔이 되고 싶어 잠시 쉬어 가는 길가에 살며시 웃는 과꽃이 되고 싶어 하루를 깨우며 찾아가는 잉크냄새 품은 신문이나 어두운 집안에 들어 섰을때 맨 먼저 켜지는 불, 그 전등이 되었으면 문득 바라 본 저녁 하늘에 일찍 나온 별님의 반가운 눈인사가 되고 싶어 늘 곁에 두고 조금씩 읽는 책 속의 알알이 박힌 글자들이나 한없이 울적할 때나 외로울 때 위로가 되어주는 음악, 그 가락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의 창을 어루만지는 햇살과 당신의 피로를 감싸주는 밤의 어둠과 당신의 폐속에 건강하게 넘치는 공기 그 모든 것 중 하나라도 될 수 있다면 어쩌면 당신이 읽어 줄 지 모를 이 詩가 될까 내가 당신에게 무언가가 될 수 있다면... 2014. 3. 17.
송지 1 송지 1 권말선 어떤 한 사람에 대하여 질투, 우정, 그리움같은 아리따운 감정들을 처음 느끼게 해 준 그녀! 열다섯 푸르른 시절에 먼 밤하늘의 달무리와 시리도록 흰 별님을 볼 때면 그녀를 떠올렸고 오래오래 사랑할거라 다짐했었지 욕심내어 얻고 싶었던 나의 가장 멋진 친구 멀리 떨어져 있어 다 나누지 못했던 아쉬운 우정 알공달공 엮어서 오늘 그녀의 웃음에 반짝이로 달아 주고파 松芝,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그녀 2014. 3. 17.
딸을 생각하며 딸을 생각하며 권말선 별아, 두 팔 벌려 안아줄께 이리 오렴, 예쁜 딸. 수밀도같은 네 두 볼에 따뜻한 내 입술을 대어 보련다 까만 눈동자 들여다 보며 희망 가득한 너의 미래를 함께 얘기하자 투정부리고 시샘하고 울보이기까지 한 다섯살, 나의 귀여운 딸 별아, 네 땀으로 너의 길을 만들렴 내 눈물로 네 보석을 엮어 줄께 그리고 너를 주신 우리 하느님이 부디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 주시기를! 네가 참말로 나의 어여쁜 딸인지 어디, 따스한 네 손 좀 잡아 보자꾸나 2014.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