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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당신을 만났습니다!

by 전선에서 2017. 7. 3.

::4.24교육투쟁 김태일 열사와 우리학교

아오야마의 <해방운동 무명전사의묘>에서 무명전사들과 김태일 열사를 만났습니다. 

<무명전사의 묘>는 19484.24교육투쟁 당시 총에 맞아 희생된 당시 14세였던 김태일 열사(아래 사진중 묘지석앞 왼쪽액자)와 잡혀가 고문당했다 석방된 그 다음날 숨진 박주범 선생님 포함 100명의 희생자들의 영령이 깃든 곳입니다.

 
아래는 4.24한신교육투쟁에 대해 설명해 주신 선생님의 말씀(요약)입니다. 

 


"
옛말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조상들도 달려온다는 그런 말이 있다고 합니다.
추위와 눈비,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탄핵이라는 승리를 쟁취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일본에서 영상을 보며 함께 분노하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구호를 외치고 함께 촛불들고 행진했습니다. 우리의 뜻이 전해지길 바라면서요그런 투쟁의 승리를 안고 온 여러분을 여기 묻힌 우리 조상들도 기쁘게 맞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투쟁을 바라보면서 우리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원수, 민주화를 가로막고 방해하는 원수도, 재일동포들과 학생들을 괴롭히는 원수도 같은 원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의 승리는 우리의 승리로 우리의 승리도 또한 여러분의 승리로 되어야 합니다. 

'우리학교'는 재일조선인들이 피땀흘려 이룩해 놓은 성과입니다.
그러나 우리 힘으로 지키기만은 부족합니다.
우리와 여러분 또 세계의 뜻 있는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매년 4.24에 추모의 행사를 합니다만 단지 추모만이 아닌 우리를 탄압하는자들에 대한 경각심과 후대들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자리입니다여러분이 촛불 든 것이 단지 탄핵을 위한 것만이 아닌 새 세상을 위한 것이었듯이 말입니다.

이 묘지는 일제시기 일본의 사회활동가들이 세운 묘입니다일제시기 반전운동 하다 희생된 분들 가운데 자기 묘를 갖지 못한 투사들을 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묘였습니다. 해방직후 공개되면서 희생된 동포중 묘가 없는 동포들이 신청하면 같이 합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적해 보니 100여명 되었는데 통일이 되었으면 유해가 가족들의 품에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4.24교육투쟁은 세계적으로도 보도가 된 내용입니다만 조선학교 폐쇄령을 내린 일제와 미연합사령부(GHQ)가 폭력적으로 학생과 교원을 몽둥이로 때려 피로 물들인 사건입니다. 그런데 배제와 차별은 70년간,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 일본에 많은 나라 사람들이 모여살지만 유독 우리 조선인에게만 끊임없이 차별을 일삼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뿌리를 파내어서 일본인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아시아의 맹주,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민족교육을 마음에 들지 않아하고 눈엣가시처럼, 걸림돌처럼 생각하며 우리학교에 대한 오만가지 차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베는 조선인 차별에 북의 미사일 발사를 걸고 있습니다만 북이 미사일 발사 안 하면 과연 우리에 대한 탄압을 멈출까요? 


우리 아이들 버스타고 전차타고 학교 보내자고 부모들은 아르바이트 2개, 3개합니다. 일반 학교에 보내면 학비 무료, 장학금 받을 수 있지만 말할 수 없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에 보냅니다. 이런 분들이 바로 애국자입니다."

4.24교육투쟁 당시 투쟁 참가자와 희생자수가 적힌 표를 들어보이며 설명



몽당연필 블로그에 소개된 4.24한신교육투쟁

http://mongdangpen.tistory.com/56

 

묘지에서 나와 자리를 이동하는 차 안에서 선생님은 학생들이 맥아더에게 단체 편지를 쓴 것을 몇 년 전 미국의 정보공개로 찾았다고 보여주셨습니다. 어린 열 몇 살 학생들이 얼마나 정성을 다해 쓴 글입니까. 우리학교를 지키다 잡혀간 선생님을 속히 석방해 달라고 써있습니다. 


김태일 열사의 묘를 방문하러 가기 전 농민 형님들 요청으로 시를 한 편 썼습니다.
오랜만에 쓰자니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랐지만 아이들을 만난 감동과 우리학교를 지켜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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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났습니다!
- 4.24교육투쟁의 김태일 열사를 그리며

           권말선

나는 총총 계단을 뛰오르는 명랑한 발걸음입니다
선생님께 어린양부리는
초급학생 등에 매달린 분홍가방입니다
나는 부끄럼에 금새 볼 빨개지는
여고생의 흰저고리 푸른치맛자락입니다. 
늠름한 축구선수 뻥뻥 차는 공을 품고 누운 
초록의 운동장입니다. 

나는 운동장 한 켠에 선 맨발의 할멈입니다. 
우리 아이들 목소리만 들어도
그저 기쁘기만한 할머니입니다. 
아아, 나는 활자입니다. 
무시와 외면에도 굴하지 않고
조선학교 학생들이 돌리는 전단 속 활자입니다. 

나는 구호입니다. 
금요일이면 문부과학성 앞에서
심장에서 터쳐내는 외침
"조선학교 차별말라!
고교무상화 적용하라!"

나는 고향의 봄을 노래하는 악기
나는 조국의 품을 그리는 춤
금강산가극단입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보아 오며
눈물 흘린 바로 당신입니다. 
나는 잠들었으나 죽지 않았고
조선의 말
조선의 얼
조선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 당신 안에 깃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라는 강물이 만나
더 큰 바다를 향해 가는 길

아, 나는 따사론 햇살로
당신 가슴에 영원히 머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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