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처럼
권말선
붉은 가시덤불 뒤엉킨
동굴 같은 늙은 호박 속일지언정
뿌리내리고 떡잎 틔워
새싹으로 자라난 호박씨를 보며
아, 나도 저 늙은 호박처럼
제 몸의 터, 물기, 양분
다 내어주는 호박으로
껍질의 속박 두려워않고
뿌리 뻗는 용감한 씨앗으로
언젠가 만나게 될
햇살 가득한 땅
그 위에 만발할
꽃 열매 꿈꾸며
다 바쳐야지, 용기를 내야지
- 시집 '그이의 환한 미소'(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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