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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늙은 호박처럼

by 전선에서 2017. 4. 23.

늙은 호박처럼

 

      권말선

 

붉은 가시덤불 뒤엉킨

동굴 같은 늙은 호박 속일지언정

뿌리내리고 떡잎 틔워

새싹으로 자라난 호박씨를 보며

 

, 나도 저 늙은 호박처럼

 

제 몸의 터, 물기, 양분

다 내어주는 호박으로

껍질의 속박 두려워않고

뿌리 뻗는 용감한 씨앗으로

 

언젠가 만나게 될

햇살 가득한 땅

그 위에 만발할

꽃 열매 꿈꾸며

 

다 바쳐야지, 용기를 내야지




- 시집 '그이의 환한 미소'(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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