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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시

[시] 증오의 불길로써_김상오

by 전선에서 2016. 7. 17.

증오의 불길로써

김상오

 

 

민들레 핀 논두렁가에

날개 부러진 폭격기 한대,

그 곁에 마치 잘못을 사과하듯이

코를 땅에 박고 엎드린 시체


우리 조선사람은

죽은 사람을 나삐 말하지 않는

관대한 도덕이 있다


그러나 모리스 올리센-미국 비행사여,

나는 너의 시체우에

침을 배앝을테다

네가 우리의 사랑하는

아름다운 푸른 하늘을 모욕한만큼,

네가 신성한

우리의 국토를 모욕한만큼,

그만큼 나는 너를 모욕할테다


네가 이미 아픈 감각을 모른다는 것을

나는 결코 허락치 않을테다

너의 폭탄과 총알에 맞아 쓰러진

모든 조선사람의 아픔이

너의 더러운 시체우에 백배로 해서 있으라!

쓰러진 조선사람들의

어머니와 안해와 아들의 눈물이

너의 어머니와 안해와 아들에게

백배로 해서 있으라!

지구의 서반구에 있는

너의 어머니와 안해로 하여금

태평양 건너 동반구,

이국땅에 누워있는 너의 시체우에

까마귀떼가 내려앉아있음을 생각케 하라!

너의 아들과 딸로 하여금

자기의 아버지가

남의 집에 침입했다가

맞아죽은 강도배였음을

두고두고 얼굴 붉어지게 하라!


너의 굳어진 몸뚱이에서

이미 피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허락지 않을테다

너희들이 도발한

침략전쟁으로 말미암아 흘리는

모든 조선사람의 피가

백배로 해서 너의 몸에서 흘러라!


모리스 올리센-미국 비행사여,

너는 이미 죽었다

그러나 나는 너를 용서치 않을테다

끝없는 증오의 불길로써

너의 시체를 불사를테다!


-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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