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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준전시상태 선포의 의미와 향방

by 전선에서 2015. 8. 24.

준전시상태 선포의 의미와 향방

<분석과전망>미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인가?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전례없이 길어지는 남북담판

 

남과 북이 판문점에서 24일 현재 사흘째 담판을 계속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남북 간 협상에서 밤을 새우는 것은 흔했다. 하지만 두 번씩이나 밤을 꼬박해가며 사흘째 마라톤협상을 벌였던 적은 없다.

 

북한이 21일 오후 5시부로 선포한 준전시상태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는 남북고위급접촉에 의해 종료될 것인가?

누구할 것 없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이는 현정세가 우리정부가 단순히 확성기 철거를 하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는 단순하게 접근하면 정부가 남북 간 긴장을 끌어올린 것에 대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확성기방송을 재개하고 북한에 대해 포사격을 한 것은 원인이야 무엇이든 남북 간 긴장을 최고조로 조성하는 정치행위다.


확성기 방송 재개만으로도 긴장 조성은 사실, 충분했다. 그것은 11년 전 남북이 화해와 교류를 위해 합의한 것을 파기시켜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여기에 수십 발의 자주포 포격을 가세시켰다. 긴장의 양상을 기존과는 결정적으로 달리 만들었다. 전쟁직전의 상황이었다. 세계의 눈이 일거에 한반도에 집중된 것은 당연했다.

 

북한은 남북고위급접촉에서 확성기 철거를 요구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등 사회문화차원의 남북교류로 맞섰을 것이다. 남북고위급접촉에 홍 용표 통일부장관이 포함되어있는 이유다.

 

그리고 북한이 접촉에서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을 것은 가히 상식이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된다면 우리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이고 남북교류협력에도 얼마든지 응할 것을 북한은 분명히 했을 것이다.


그 무슨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정세의 궤적을 대충이라도 훑어가면 누구할 것 없이 알 수 있는 사안들이다.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과녁으로 삼은 것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지금 남북고위급접촉에서 핵심 의제일 수 밖에 없다. 나머지는 이에 규정을 당하는 부수적 사안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미국 대북대결정책의 가장 대표적인 군사적 표현이다.

 

이것은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가 본질에 있어서 북미대결전의 범주라는 것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을 과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북한의 준전시상태 선포인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에 일정한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북한의 준전시상태는 기본적으로 종료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해준다.

 

결국, 남북고위급접촉의 성패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이 대북대결정책을 전환하지 않는 한 남북고위급접촉은 그 어떤 성과도 내올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도래한 조건에서 미국은 과연, 대북대결정책 전환을 하게 될 것인가이는 미국이 당장,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문제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간단치도 않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은 대북대결정책의 전환과 곧바로 등치된다. 미국이 대북대결정책을 전환하게 된다면 한반도에 조성되어있는 위기일발의 긴장은 해소되게 된다.

그렇지만 이 상황은 미국에게는 대단히 근본적 범주의 문제가 된다. 미국의 대북대결정책 전환이 한반도 긴장을 통해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완성시키려는 아시아귀환정책과 충돌하게 된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북대결정책과 아시아귀환정책은 본질상, 한 몸이다.

 

미국이 세계패권의 하락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자 내놓은 것이 아시아귀환정책이다.

중국이 세계적 범위에서 성취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성과가 미국을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러시아의 대대적인 반미태세가 결부된다. 미국의 처지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보다 결정적인 것은 다른 데에서 나온다. 북한이다.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일치하게 말하는 것처럼 북한은 미국과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형성시켜놓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불러온 결과다. 북한과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는 오랫동안 적대관계를 지속시키는 것으로 한반도를 지배하려했고 이를 통해 동북아의 패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미국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고도화 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였다.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은 그러한 국제정치역학을 배경으로 해서 나온 것이었다. 북중러가 미국에 세계패권 하락을 강제하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이 그 하락의 속도를 어떻게 해서나 줄여보자는 전략에서 구사하고 있는 것이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인 것이다.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 성패에서 관건은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이다.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을 아시아귀환정책의 결정적 정치군사적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미국의 아시아 귀환정책에서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이 차지하게 되는 위상이 확인된다.

 

미국이 그동안 반세기 넘게 대북대결정책을 구사해왔던 것은 기본적으로는 한반도 분단체제 관리차원이었다. 그렇지만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은 지금에 와서는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의 정치외교적인 기반으로 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대북대결정책을 강화하는 것에 기초하여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고 이를 한미일3각군사동맹 구축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미국의 현시기 대북대결정책은 아시아귀환정책의 관건으로서의 위상을 지니게 된 것이다.

 

북한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따라서 한반도의 긴장을 통해 미국이 한미일3각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에 대해 파탄을 내려는 것이자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이를 계기로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을 전환케 하려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

 

미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인가?

 

지금 어디에도 미국의 대북대결정책 전환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의 심상치 않은 징후가 확인된다.


북미간 첨예한 대결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한다면서 해양안보 훈련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는 방침을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주 말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안보전략 보고서'에서 확인되는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일대에서 강화되는 해양안보 훈련에는 일본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이처럼 남북간의 담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위기는 진행형이다. 확성기 격파 그리고 국지전. 많은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그림이다.

 

국지전은 더 이상,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다. 국지전은 이전에는 미국이 뒤에서 관리하는 범주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직접 개입하는 범주로 바꾸어졌다.

 

지난 2013'한미 공동 국지도발 작전계획'을 통해서였다. 미국이 북한의 군사도발에 한국과 공동으로 대응하는 이 한미연합작전체계에 의하면 상황발생시 미국은 미군을 즉시 투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국지전이 북미간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를 또렷히 보여준다.

 

남북 간 담판은 길어지고 낙관은 이르다

낙관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준전시상태는 지속될 것이다. 그 가운데 확성기는 격파당하고 국지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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