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우리민족끼리'에
<분석과전망>우리민족은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적 계기를 잘 살려나갈 수 있을 것인가?
자주통일연구소 한 성
남북 간 무력충돌 위기를 해소하고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의 방도까지 밝힌 8.25남북공동보도문에 대해서 우리민족은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남북공동보도문에 대해 미국은 어떠한 태세를 취할 것인가?
이후 남북관계 개선사업에 대한 전망을 밝히는 데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할 관건적인 문제들이다.
남과 북이 만들어내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 남북공동보도문
“남북 간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말이다.
25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남북고위급접촉이 갖는 의의를 박대통령은 그렇게 밝혔다.
박 대통령은 향후 과제에 대해서도 밝혔다.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서 남북 간에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남북고위급접촉이 성과를 낸 것에 대해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정부의 대북정책의 운영기조라는 압박과 대화라는 투트랙전략을 강조하는 방식의 평가였다.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를 화해와 신뢰의 길로 돌려세운 중대한 전환적 계기”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남북공동보도문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28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다. 남북공동보도문이 갖고 있는 정세적 의의를 그렇게 규정한 것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고 평화를 귀중히 여기는 숭고한 이념의 승리"라는 말도 했다.
남북공동보도문이 갖는 전반적 의의 즉 남과 북을 동시에 포괄하는 민족적 의의를 그렇게 밝힌 것이다. 남도 북도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고 평화를 귀중히 여기는 자세와 태도를 견지한 것에 대해 평가를 한 셈이다.
김정은 제 1비서는 남북 공히 짊어져야할 과제와 관련, 자세와 태도 그리고 입장에 대해서도 밝혔다.
"우리는 운명적인 시각에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이번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고 한 것이다.
자세와 태도에 있어서는 공동보도문을 소중히 여길 것을 그리고 입장에서는 공동보도문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기한 것이다.
김정은 제 1비서는 이번 무력충돌 위기에 북한의 조선노동당이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서도 밝혔다.
"전국, 전민, 전군을 이끌며 정확한 자기의 영도력을 발휘했으며 정세의 난항을 헤칠 단호한 결심들과 전략적 방침들을 제시하였다"고 한 것이다.
이처럼 남북공동보도문에 대해 남북은 공히 마찬가지로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그 의의도 제대로 규정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은 언제라도 미국
적지 않은 정세분석가들은 이후 남북관계 개선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자세와 태도가 남북관계 개선의 결정적 걸림돌로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서다.
무턱대고 내놓는 예상이 아니다. 이전의 사례에서 확인한 학습효과이며 당장에는 북미관계와 한미관계 그리고 남북관계의 현실에 기초해 내놓은 예상들이어서다.
당장 확인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금번 남북 간 합의를 토대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대한다"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한 말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이 28일 서울 태평로 서울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의 모색' 학술회의에 기조발제를 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황 본부장이 표현한 ‘북한의 도발’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칭하는 것이었다. 특별하지는 않다. 정부당국이 갖는 기본입장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제 될 것도 문제 삼을 것도 없다.
그렇지만 황 본부장의 인식에는 특별한 것이 확인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남북공동보도문을 연계시키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공동보도문과 북한의 핵.미사일은 근본적으로 위상도 범주도 다르다.
공동보도문은 남과 북 사이의 문제이다. 이와는 달리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북미 간의 근본문제다.
그리고 공동보도문은 남과 북에 각각 운명을 좌지우지할 문제로까지 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다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체제유지전략으로 되어있는 것이 북한의 핵이자 미사일인 것이다.
이처럼 남북공동보도문과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로 위상과 범주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황 본부장은 이를 서로 등가로 위상 조정을 해서는 연계시키고 있는 것이다.
황 본부장은 공동보도문과 북한의 핵.미사일을 등가로 연계시키기 위해 희한한 논리 하나를 동원시키고 있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것이다. 황 본부장은 그 주장의 근거로 딱 한 가지를 들었다. 미국이 그간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나 공격 의사가 없다는 점을 수차례에 걸쳐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었다. 형식은 구두 그리고 문서라고 했다.
일반적인 대북전문가들과는 완전히 다른 인식이다. 거의 대부분의 대북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현 시기 세 가지 정도로 구사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그 첫 번째로 꼽는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그리고 정례적으로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군사훈련을 두고 대북적대정책의 군사적 표현으로 보지 않을 사람은 사실상, 없다.
대북전문가들이 또 하나 꼽는 것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한 미국의 압박과 제재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에 대해 끊임없이 대북인권공세를 퍼부었던 것 또한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의 표현으로 대북전문가들은 인식하고 있다.
군사차원에서의 한미연합군사훈련 경제부문에서의 대북제재 외교적인 대북압박 그리고 정치적 차원에서의 대북인권공세로 이루어져있는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또렷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본부장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한한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공동보도문과 북한의 핵미사일을 연계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금새 읽힌다.
공동보도문을 북한의 핵미사일능력고도화와 연계시키는 순간 남북공동보도문은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만다.
이는 공동보도문의 성과나 의의를 유실시키거나 폐기시키려면 공동보도문을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등가로 연계시켜 물고 늘어지면 된다는 것을 의미해주기도 한다.
황 본부장의 인식에 문제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은 사실, 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황 본부장의 그 특별하거나 희한한 인식 내지는 태도는 황 본부장 개인의 정치입장이 아니다.
황 본부장의 입장은 본질적으로 남북공동보도문에 대해 미국이 갖는 정치적 태세의 한국적 표현이다.
답은, 우리민족끼리에
이것들은 남북공동보도문이 남북 양 정상이 평가하고 있는 대로 그 정신에 맞게 실현되어 민족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통일을 성취하려면 이를 가로막는 미국의 움직임을 어떻게 민족의 지혜를 동원하여 잘 막아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된다.
언제라도 그랬듯이 남북관계 개선은 지금 미국이라는 장애를 넘어서야하는 상황에 또 다시 도달해있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남 북 정상이 합의했던 ‘우리민족끼리’ 이념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지는 결정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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