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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이게 나라인가?‘

by 전선에서 2015. 4. 13.

'이게 나라인가?‘

<분석과전망>또 다시 부상하는 박근혜대통령의 정통성 의혹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가히 태풍급이다. 심각한 것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방향이 정권의 정통성에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해산론이 대두하다. 


사건이 터진 첫날에는 새누리당의 4·29재보선에 끼칠 악영향 정도가 주요관심사로 부각되었다. 새누리당에서는 특히 인천 서·강화을 선거에서 야당에게 맹추격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나게 된 악재라는 투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잠시잠깐이었다. 성완종 리스트가 성 전회장의 바지 메모에서 경향신문의 성 전 회장 인터뷰내용까지로 그 범위를 확장시키자 타격 지점은 친박으로 바꾸어졌다. 리스트에 지목된 친박계 인사가 8명 중에 무려 6명이었다. 더구나 그 면면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친박계 거물들이다.

그렇지만 그것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성 회장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수십억 원을 썼다

성 회장과 20 여년 간 알고 지낸 최측근 인사가 한 말이다. 12<채널A>가 보도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각각 전달했다는 2억 원과 3억 원을 포함해 수십억 원이 새누리당 박 대선캠프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법 대선자금 파문으로 급확산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었다. 박근혜정권 초대~3대 청와대 비서실장들에 이어 이완구 국무총리까지도 거명되었다고 하는 것은 특정계파를 뛰어넘어 박근혜정권 차원의 위기로 확장될 수 있음을 예고해주었던 것이다.

 

<채널A>의 주장에 대해 홍문종 의원 등 당사자들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당시 박근혜 캠프의 대선총괄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이날 "2012년도 대선 자금을 조사하려면 저를 조사해야 된다. 그런데 어떠한 위반도 한 일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렇지만 여론은 이들의 주장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13일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 해체를 주장했다. 국헌문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성완종 메모가 사실로 드러난다면이라는 조건을 깔고는 "도대체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실시된 모든 대선에서 불법대선자금을 받고 국헌을 문란케 한 정당을 해산시키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는가?"라고 반문을 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의원내각제라면 수상을 비롯한 전 내각이 총사퇴해야 할 사안입니다. 대통령,비서실장,국무총리,부산 인천 경남단체장이 함께 연루된 초대형 비리의혹 사건"이라며 "세월호 참사 1년도 안되어 '이게 나라인가?'라는 절규가 하늘을 찌릅니다"라고도 했다.

 

사태의 확산은 박근혜대통령을 움직였다.

박 대통령이 12"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한 것이다. 물론 직접은 아니다. 민경욱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서였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급박하게 움직였다. 13일 자신의 이름이 '성완종 리스트'에 기재된 것과 관련,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물타기의 징후가 벌써부터 나오다. 

 

그러나 사건을 축소무마 혹은 왜곡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시도 또한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3"대선자금은 여야가 있는 거다. 야당도 같이 조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 선거에서는 어떤 지원금도 없었다. 그건 제가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이는 성 회장이 홍문종 의원 등에게 거액의 대선자금을 건넸다는 주장에 대한 전면적 불신이다. 또한 수사를 하려 할 경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선후보측 대선자금도 함께 조사받아야한다는 것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가능한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가만 있지 않았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김 대표는 어떠한 이유와 근거로 야당이 대선자금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김 대표가 아무런 근거나 혐의도 없이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라면 이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가리기 위한 물귀신 작전"이라고 비난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건 이후 성완종 측근들에게 수십차례 항의전화를 했다는 것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성 회장이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일 때 도당 대변인을 지냈던 이기권 씨는 12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리가 11일 충남 태안군의회 이용희, 김진권 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성 회장과 당시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말하라고 따져 물었다고 밝혔다. "왜 언론에 그런 제보를 했느냐. 성 회장과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추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은 "이 총리가 신문 보도를 보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에게 전화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보도 내용이 맞는지를 물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씨는 총리가 어떻게 이렇게 협박성 전화를 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총리가 비서실을 통해서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두 개의 휴대전화로 전화한 것은 좀 아니지 않으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레임덕이 문제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박대통령의 레임덕을 말한다.

 

경향신문은 13일 등장인물이 '청와대 비서관'급에 그쳤던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때조차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사상 최악인 20%대로 추락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정권의 핵심'들이 의혹의 핵심이 된 상황은 큰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역시 같은 기조였다.

 

문 대표는 13일 최고위 회의에서'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박근혜정부의 앞날이 진심으로 걱정된다"며 파문을 축소은폐하려 할 경우 식물정권이 될 수 있음을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정권을 무너트리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고 사건을 대하는 태도다. 이번 사건에서도 박근혜정부가 또다시 진실을 회피하고 가로막으면 정부의 신뢰는 완전히 붕괴되어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을 한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레임덕 이상의 상황까지도 발전할 가능성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경향신문은 성 전회장과의 50분에 걸쳐 통화를 했었다. 또 다른 내용이 확인되거나 기존의 내용들을 확정지어주는 내용들이 확인된다면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정권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다.

 

박대통령은 일찍이 국정원대선개입사건을 통해 정권의 정통성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상태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성완종 리스트가 사실로 밝혀지게 된다면 우리국민은 상상이상의 사태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박근혜정부는 출범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지금까지 미증유의 사태들의 연속이다.

 

국정원선거개입사건, 남북정상회담록 공개, 진보정당해산 사태 그리고 이것들에서 선명히 확인되는 민주주의 실종, 여기에 민생파탄이 겹친다.

남북관계 파탄도 그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외교안보 역시도 사드배치논란에 이어 한일안보협력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초유의 사태들을 연속 발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3일 후면 세월호참사 1주년이다.

 

여전히 세월호는 바다 속에 있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단 한발자욱의 진전도 이루어져 있지 않다.

18일 세월호가족들과 지방의 시민들이 서울에 올라와 청와대 인간띠잇기를 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때, 박근혜 대통령은 외국에 나가고 청와대는 비워진 상태가 된다.

 

'이게 나라인가?‘

새누리당은 해체되어야한다는 주장을 한 노회찬 전 의원의 트윗에 나와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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