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드 한국 배치에 올인 하나?

미국,사드 한국 배치에 올인 하나?

<분석과전망>미국이 북한 핵무기 소형화 성공을 인정하는 까닭

 

세실 헤이니. 미군 전략사령부 사령관이다. 그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가 이미 이뤄졌다고 말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는 사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민간의 전문가 영역에서는 거의 기정사실로 되어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과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등의 주장에 의해서다.

헤이니 사령관의 발언이 충격스러웠던 것은 일단, 북한 핵무기 소형화를 민간차원이 아닌 미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것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정부 당국에서는 북한 핵무기 소형화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표현을 사용해왔었다. 지난해 10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추정’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

 

핵무기 소형화. 탄도미사일의 탄두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만들었다는 의미다. 북한이 미 본토에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헤이니 전략사령관의 발언은 따라서 북한이 미국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보유했다는 것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된다.

미국의 핵 패권에 대한 치명적 타격이다. 미국의 핵 패권이 미국과 대립을 치는 북한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헤이니 사령관이 인정을 하고 만 셈이다.

 

사실, 북한의 핵 무기 소형화는 북핵문제를 폐기문제에서 감축문제로 이동시키게 하는 결정적 동력이다.

헤이니 사령관 발언이 일으키고 있는 충격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북미관계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3월 19일 미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를 오래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핵군축 문제는 오바바 행정부에게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록 ‘핵 없는 세계’를 주창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구호일 뿐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와 결부시킬만한 군사적 요구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현실인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이 아시아귀환정책에 주목을 돌리는 이유다. 현 시기 미국의 아시아귀환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 한국배치 문제이다.

 

헤이니 사령관의 북한 핵무기 소형화 성공 인정 발언을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곧바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한국 배치 문제를 상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헤이니 사령관은 청문회에서 북한 핵무기 소형화 성공을 인정한 것 말고도 또 하나의 특별한 언급을 한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 능력을 꾸준히 향상하고 있다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언급한 것이 그것이다. 이것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사드 한국 배치와 연동시켰다.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미 정보당국은 'KN-11'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미 정보 당국이 지난해 11월 북한 신포에서 첫 실험 사례를 포착하면서 붙힌 이름이다. 이동형 탄도미사일인 'KN-08'과 마찬가지로 포착이 힘든 무기체계다.

 

북한이 SLBM을 개발했고 실험을 실시했다는 주장 역시 일부 매체나 민간 전문가들이 주장했던 것이었다.

 

헤이니 사령관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는 물론 SLBM인 'KN-11'까지 인정한 정치적 의도가 무엇인지는 보다 또렷해진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사드 한국 배치의 정당성이나 구실을 여기에서만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헤이니 사령관이 청문회에서 “미국은 안전하고도 보안성이 있는 효과적인 핵 억제 세력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것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려면 핵무기 관련 기관 시설의 장기적인 현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를 한 것이 구체적으로 돋보였던 이유다.

 

북한의 핵 무기 소형화 성공이 제기하고 있는 핵군축문제를 호도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사드배치 문제에 더욱 더 집요하게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듯 미국은 사드 한국배치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