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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한 치의 틈도 없는 대통령

by 전선에서 2015. 2. 17.

한 치의 틈도 없는 대통령

<논평>박대통령의 최우선과 미국의 최우선정책인 북한 비핵화

 





한 치의 틈도 없다. 이런 것을 두고 일관성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올 들어 처음으로 주재한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들을 두고 할 수 있는 평가다.

 

대화를 말하지만 반북이며 통일을 말하지만 반통일이다. 그 일관성을 한 치의 틈도 없이 박대통령은 또 다시 보여준다.

 

열거할 수 있는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반북적 대화 그리고 반통일적 통일

 

몽골과 베트남, 미얀마 등이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이후에 발전과 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북한은 이런 변화의 물결을 외면 말고 직시해 하루속히 개혁과 대화의 길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한 말은 논평하기 너무 쉽다.

 

북한은 개혁혹은 개방같은 말을 싫어한다. 박 대통령이 이를 모르지 않는다. 과거 방북에서도 확인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해 개혁과 개방을 말한다는 것은 기본이 아니다. 대화와 협력의 자세로 볼 수 없다.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공세이다. 반북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인들이 흔히 보여주는 전형적인 대북정치방식이다.

 

개혁개방을 언급한데서 반북을 읽을 수 있다면 민간교류를 강조하는 데서는 비현실성의 정점 이 만져진다.

 

남북 간의 이질성을 언급하면서 민간교류의 중요성이 그것을 해소하는 것에 있다고 했다. “민간단체들이 전문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남북 간 교류 협력을 추진해야 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어 박대통령은 정부가 뒤에서 이것을 뒷받침해나감으로써 동질성을 회복하고 서로 동족애를 갖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대통령은 그 뒷받침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간단체의 교류와 협력을 막는 것이 5.24조치인 것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이다.

이 보다 더 비현실적인 것이 없다.

 

북한이 싫어하는 개혁개방을 강조하고 대책 없는 민간교류를 언급하는 데에서 확인되는 것이 있다. 통일은 그리고 남북대화는 박 대통령에게 현실이 아닌 것처럼 서술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박대통령이 언급하는 대화도 통일도 당장의 현실이 아니라 먼 미래를 두고 하는 말일 터였다. 수사인 셈이다.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남북대화와 관련, “그동안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여러 차례 촉구했고 조건 없는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해보자고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전제조건만 나열하며 호응해오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는 북한이 호응을 안 해 온다고 우리가 조급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을 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흔들림 없이 꾸준히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그 방법으로 제시해주었다.

 

성과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한 구체적 고찰을 할 대신에 조급해 할 것도 없는 것을 조급해하지말라고 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느닷없이 국제사회 공조문제를 언급하는 것에서 누구랄 것 없이 떠오를 법한 말은 뜬구름 잡는 격일 것이었다.

 

물론, 국제사회의 공조에 대해서는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면 이해가 되기는 한다.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의 의미를 확장시켜놓고 있다. “통일이 우리 민족은 물론 주변국과 세계에도 대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세계적 범주에서의 통일대박인 셈이다.

 

품이 크고 뜻이 원대하다. 그렇지만 공허의 극치이다. “세계의 공공 및 민간자본이 한반도에 투자하고 그것이 세계경제 도약의 종자돈이 될 수 있는 상생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으니 말이다. ‘통일대박의 국제화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한 대목이다.

 

북한 비핵화를 향해있는 남북대화

 

박대통령은 여기에서 미국을 언급한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 사이에는 신뢰와 공동목표가 있기 때문에 긴밀하게 공조를 해나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을 한 것이다.

이 뉴스를 보도한 여러 언론사들의 기사를 다 보아도 여기에서 왜 갑자기 미국이 나오는지 구체적으로는 한미공조가 왜 나오는지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박 대통령에게 최근 방한한 미국 국무부 고위관리들의 얼굴들이 여러 겹으로 차곡 차곡 겹쳐지는 결정적 이유다.

 

미국의 현 시기 한반도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이다. 미 국무부가 그 어느 때보다 그것을 선명히 했다. 최근 한국을 찾는 미 고위관리들이 일치일관되게 강조했던 내용이다.

 

웬디 셔먼 차관은 서울에서 북한 비핵화야말로 미국의 최우선 정책(first priority)’이라고 못을 박아주고 갔다. 그렇게 되면 그 정책은 흔히 미국을 신뢰하고 따르는 한국의 많은 정치인들의 뇌리의 정 중앙에 박히게 된다.

 

한미동맹의 주소가 그것이다. 미국고위관리들이 거의 외우다시피한 이른바 빛 샐 틈 없는한미공조의 실체다.

남북 간에 있을 듯한 모든 대화나 교류가 나아가는데서 견지해야할 기조 그리고 그 방향은 그렇듯 북한 비핵화에 있다.

 

박대통령은 뇌리에 박힌 그것을 다음과 같이 꺼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좋은 계획도 북한이 도발하거나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으며, 우리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는 점을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설명해 북한이 생각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렇듯 한 치의 틈도 없는 일관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남북대화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은 미국에 의해 물 건너 가고 말았다는 것을 이제, 지금 쯤에서는 확정해야될지도 모른다.

 

그 전문가들은 분명 슬퍼할 것이다. 자주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사는 많은 사람들은 그렇듯 슬퍼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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